제56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은혜 가운데 마무리 되면서 이제 제103회기도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5월 13일 광주겨자씨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선거 방지를 위해 금품수수 및 향응 제공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심장한 결의를 했다. 예전에도 이러한 선관위의 굳은 결의가 있었지만 흐지부지 되고 말았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선관위는 후보정견발표회 시 점심식사 및 총대여비 지출은 당연히 선관위에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관위의 허락을 받지 않은 권역별 협의회나 동기회 모임 등에서 후보자가 인사를 하거나 식사제공을 할 수 없도록 지침을 내렸다. 물론 후보자를 돕는 선거인들이 제공하는 금품이나 식사도 불법으로 간주키로 했다.

이와 같은 선관위의 결의에 총회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아직 총회임원 입후보자도 결정되지 않았고, 전례에 비추어 볼 때 금품수수는 말만 무성했지 제대로 단속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선관위에 기대를 거는 것은 가이드 라인까지 설정하여 금권선거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총회의 고질적인 풍토 중에 하나가 각종 협의회나 단체에서 임원이나 기관장 후보자를 초청하여 식사대접을 받고 교통비를 요구하는 것이다. 거기다 후보자 한 사람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협의회나 모임에서 다른 후보자까지 일일이 불러내어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선거 입후보자들은 이를 간과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참석하여 인사하는 것이 ‘총회의 관례’였다. 이렇게 금품을 써가면서 선거를 치르고 나면 당선자나 낙선자 모두 그 후유증으로 상당기간 몸살을 앓아야 했다.

선관위원장 전계헌 목사는 “해마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금품수수와 향응 제공을 차단하지 않고는 잘못된 선거문화를 바로잡기 어렵다”며, “이번 기회에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관위가 이런 악습의 고리를 끊겠다니 참으로 반갑다. 그러나 아직은 선관위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실행할 지 지켜볼 뿐이다. 왜냐하면 역대 선관위들도 깨끗한 선거를 외쳐 왔지만 말짱 도루묵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선관위에 희망을 거는 것은 금권선거를 차단하겠다는 매뉴얼까지 만들어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