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트랙강의 ④] 통일시대, 통일 가치

이수봉 박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
이수봉 박사 (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

통일시대는 통일의 가치가 실현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통일을 중심으로 시대 구분을 하면서 분단시대, 통일시대, 평화시대라고 규정하였다.

분단시대는 남북이 나뉘어서 서로 경쟁하며 상대를 이기는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다. 경쟁과 승리는 분단시대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분단시대에는 통일조차도 경쟁과 승리로 해석되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혁명화통일론을 주장하였고, 남한에서는 북진통일론이 당연시되었다.

통일시대는 남북이 분단을 해소하고 하나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시대다. 통일시대는 1972년 7·4남북 공동성명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남한의 이후락과 북한의 김영주가 만나서 자주, 평화, 민족의 대단결이라는 가치를 천명하였다.

평화시대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통일이 이루어지고, 통일이 질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무르익는 시대를 말한다. 더 이상 분단의 가치가 작동하지 않고, 한반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온 국민이 평화를 누리는 시대가 평화시대다.

통일을 생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로 인해 얼마나 큰 편익을 얻을 수 있느냐보다, 통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건강한 가치들을 많이 찾아내어 그 가치들을 실현하면서 행복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통일이 축복이 되는 것은 통일의 건강한 가치를 잘 실현해내면서 얻는 것이고, 통일이 재앙이 되는 것은 통일의 건강한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외적 통일만 이루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통일신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통일의 핵심 개념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연결을 단절시키는 것은 반통일적이고, 연결을 견고하게 하는 것일수록 통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반통일적 개념으로는 분파, 경쟁, 욕심, 이기주의 등이다. 통일과 관련하여서는 이념논쟁과 진영논리 등이 분파적 개념들이다.

또한 통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결과를 얻으려는 것은 강도짓이다. 통일을 위해서도 여러 사람들의 희생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희생이 모두 통일에 유익한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의 희생과 공동체가 연결될 때와 연결되지 않을 때, 그 의미와 가치가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국민 전체가 다 연결되어 하나의 공동체를 실현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과 가치를 존중하며, 약자들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2400만 북한 동포들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

통일은 정치적·제도적·경제적 통일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공동체적 가치에 근거한 내적 통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건강한 통일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들을 실천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 이 과정은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것이며, 통일은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