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기아대책과 기독신문이 함께 하는 떡과 복음 캠페인] ①기적의 다른 이름 CDP
[특별기획/ 기아대책과 기독신문이 함께 하는 떡과 복음 캠페인] ①기적의 다른 이름 CDP
  • 정재영 기자
  • 승인 2019.05.14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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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깨끗한 환경’ 복음이 흘러간다
가정과 지역 변화 이끄는 ‘아동개발사업’, 다양한 혜택·효과 ‘호응’

“물 마시러 가자!”

베트남 아동개발사업 현장을 찾은 익산 기쁨의교회 박윤성 목사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베트남 아동개발사업 현장을 찾은 익산 기쁨의교회 박윤성 목사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선생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지며 동닷초등학교 아이들은 급수대로 냅다 뛴다. 정수시설과 연결해 여러 대의 수도꼭지를 매단 급수대에는 깔끔하게 씻은 컵들이 쌓여있다. 물 한 잔 하는 게 뭐 대수일까 싶은데도 유난히 행복한 아이들 표정이 그대로 읽힌다.

이 급수대는 기아대책(회장:유원식)이 김제제일교회와 장수후원이사회의 지원을 받아 올해 3월 설치한 것이다. 정수시설이 들어오기 전까지 동닷초등학교 아이들은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석회 성분이 가득한 지하수를 길어서 먹었다.

처음에는 베트남에서 아이들을 위해 우물을 파는 사역에 집중했던 기아대책이 정수시설까지 갖춰주는 것으로 사업을 확충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 식수 문제로 노심초사했던 부티투하 교장은 급수대 설치 후 아이들의 배앓이가 사라졌다며 몹시 고마워한다. 본교에서 3km가량 떨어진 분교의 학생들도 여기에서 식수를 공급받는다고 전한다.

기아대책의 아동개발사업(CDP)은 베트남의 수많은 아이들과 가정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푸리초등학교에서 열린 CDP데이 행사 모습.
기아대책의 아동개발사업(CDP)은 베트남의 수많은 아이들과 가정 나아가 학교와 지역사회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푸리초등학교에서 열린 CDP데이 행사 모습.

“기아대책에서 마련해 준 정수시설은 학생들 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에게도 몹시 환영받고 있습니다. 학교의 자랑이자 기쁨이지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교장 입장에서는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릅니다. 후원자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물파기와 정수시설 설치는 기아대책 베트남지부(지부장:박선종)에서 아동개발사업(Child Development Program), 줄여서 CDP라고 부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개하는 여러 활동 중 하나이다.

기아대책은 전 세계 54개국에서 10만여 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결연을 통한 구호사업과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한 사업이 이루어지는 국가 중 하나이다. 200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베트남지부는 전국에서 9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북부지역의 대표적 도시인 타이응웬의 기아대책 사업장에서는 담당지역인 푸르엉군 일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CDP를 전개하고 있다. 아동결연으로 시작되는 CDP는 학생 개인에 대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부모와 가정 그리고 소속된 학교와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며 모든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

꼬롱유치원 어린이들이 기아대책 후원으로 정수시설을 갖춘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꼬롱유치원 어린이들이 기아대책 후원으로 정수시설을 갖춘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중학생인 차(4학년)와 레(2학년)는 그 수혜를 입은 주인공들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힘겹게 살아가는 두 자매는 그 동안 CDP를 통해 교과서 학용품 교복 등을 지원받으며 학업과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선물로 들어온 암소 한 마리는 세 식구의 희망이 되고 있다.

기아대책 베트남지부가 푸르엉군과 협력해 운영하는 ‘암소은행’은 차와 레처럼 CDP를 통해 관계를 맺은 아동들의 가정이나 주변 이웃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가축을 제공해주는 사업의 이름이다. 각 가정에서는 자신들이 분양받은 암소가 낳는 첫 새끼를 암소은행에 돌려주는 의무만 이행하면, 모든 게 고스란히 자신의 재산이 되기에 살림에 제법 큰 보탬이 된다.

타이응웬 사무소 기대봉사단 조철휘 소장은 “같은 차원에서 닭 분양사업 등 실제적이고 빠른 효과가 기대되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학생 차와 레 자매의 가족들에게는 기아대책 베트남지부의 암소은행에서 선물한 소 한 마리가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다.
CDP 방과 후 교실에서 전통악기를 배우는 헙타잉초등학교 학생들.

두 자매가 다니는 헙타잉중학교에서는 CDP사업이 방과 후 교실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방과 후 교실은 정규과목의 보충은 물론이고 예능 스포츠 원예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개발과 진로탐색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다. 헙타잉중학교에서는 15개 과목 20개 반이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으로 개설되어 있고, 이웃한 헙타잉초등학교에서도 10여 개 반이 운영 중이다.

이들 학교에서는 CDP를 통해 학생들에게 매학기 초 교과서와 학용품 지원이 이루어지고, 연중 건강검진 수영교실 소방훈련 야외체험학습 등의 행사들도 CDP의 협력으로 개최된다. 학교 음향시설 구축이나 화장실 개조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들까지 CDP의 도움을 받는다.

교육적 기반이나 문화적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CDP’라는 세 글자가 마치 긴 가뭄 끝에 찾아온 단비처럼 느껴진다.

타이응웬의 기대봉사단원들이 푸르엉군 학교들의 급수시설들을 점검하는 중이다.
타이응웬의 기대봉사단원들이 푸르엉군 학교들의 급수시설들을 점검하는 중이다.

실제로 CDP는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어가고 있다. 오전에 학교수업이 끝나면 부모를 따라 뙤약볕 아래서 농사를 거들거나, 무관심 속에 집안에 방치되기 일쑤였던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는 것이다.

헙타잉초등학교에서 만난 2학년 싸오는 CDP를 통해 키운 배드민턴 실력으로 지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며 자랑스러워하고, 3학년 동급생인 바오와 장은 각각 디자이너와 관광통역사의 꿈을 키우는 중이라 한다. 셋 다 축구감독 박항서의 팬이며, K팝 아이돌그룹인 블랙핑크를 열렬히 사모한다. 기아대책을 만나며 이들에겐 한국을 사랑할 이유하나가 더 생겼다.

바오와 장의 또래인 캉의 아버지 타워우씨는 “CDP가 제공해주는 우유를 마시며 유약했던 딸아이 건강이 부쩍 좋아졌고, 발표력과 자신감도 크게 늘었다”면서 “우리 세대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생일파티 같은 생소한 문화를 CDP의 부모교육을 통해 체험하면서 자식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중학생 차와 레 자매의 가족들에게는 기아대책 베트남지부의 암소은행에서 선물한 소 한 마리가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다.
중학생 차와 레 자매의 가족들에게는 기아대책 베트남지부의 암소은행에서 선물한 소 한 마리가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다.

푸르엉지역에서 가장 먼저 CDP 사역이 시작된 푸리초등학교에서는 4월 24일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CDP데이’라는 이름으로 기아대책이 매년 마련해주는 이 행사는 아이들이 한 해 동안 쌓아올린 학습 결과를 학부모 등 온 동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이다.

노래와 춤, 악기 연주 등 갖가지 공연과 작품 및 사례발표, 모범어린이 표창 등에 이어 작은 운동회와 오리잡기 게임까지 즐겁고 생기 넘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교정 한편에서는 아이들이 방과 후 교실에서 터득한 실력으로 손수 제작한 갖가지 미술작품들의 전시회도 열렸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한 기대봉사단원들과 한국에서 찾아온 후원자들을 가장 감동시킨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5학년생 짜 어린이의 감사편지 낭독 시간이었다. 부모님을 모두 여읜 후, 가난한 할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돌보며 살아간다는 짜는 이런 말로 진심을 전했다.

“CDP가 아니었다면 제가 지금도 학교를 다닐 수 있었을까요?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꼭 보답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베트남에는 아직도 수많은 차와 레, 싸오와 바오, 장과 캉, 그리고 짜가 존재한다. 그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줄 기회가 다행히도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다.

 

산족 마을 ‘푸도’의 내일 바뀐다
익산 기쁨의교회 방문 … 본격 지원 약속

푸르엉군 내에서도 푸도는 가장 오지에 속한다. 오랜 세월 비포장 길이나 다름없이 방치된 도로 상태가 이 지역의 많은 것을 대신 설명해준다. 푸도의 두 초등학교는 인근 산간지대에서 자라는 산족 아이들이 한 데 모이는 보금자리이다.

가난한 어린이의 가정에 교사들과 함께 선물을 들고 찾아가는 베트남의 기대봉사단원들.
가난한 어린이의 가정에 교사들과 함께 선물을 들고 찾아가는 베트남의 기대봉사단원들.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휘는 자라서 의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다섯 식구가 깊은 산 속, 헛간이나 다름없이 누추한 집에서 살아가는 휘에게 쉽지 않은 꿈이다. 10km가 넘는 등굣길을 아빠가 오토바이로 매일 두 번씩 오가며 실어주지 않는다면 학교에 다니기조차 힘들다.

같은 학년인 썬은 차 농사를 짓는 어머니와 단 둘이 지낸다. 나뭇조각으로 어설프게 지은 가옥이 두 사람의 보금자리이다. 수학과목을 특히 좋아한다는 썬에게는 혼자 학교까지 오가는 길이 아직 멀고 고되다.

그러나 둘의 형편은 나은 편이다.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훨씬 먼 학생들은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침실의 낡은 침대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하고, 급식장소로 사용하는 야외테이블에는 때가 잔뜩 끼었다. 학습 공간조차 부족해 건물 사이에 간이 교실을 만들어 사용하는 상황이다. 아이들도 가난하고 학교도 가난하다.

4월 25일 두 학교에 나타난 기대봉사단의 방문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마음을 부풀게 했다. 인근 학교와 지역들이 CDP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기아대책에 거는 이곳의 기대와 소망은 더욱 간절했다. 푸도면 인민위원장까지 나서서 기아대책 관계자들을 따로 초청하며 학교에 대한 지원을 호소할 정도였다.

푸도초등학교가 마련한 환영식에는 익산 기쁨의 교회 박윤성 목사와 기아대책 호남본부 김종남 본부장이 동행해 기쁨의 교회에서 선물로 준비한 학용품을 전 교생에게 나누어주고, 각종 비품을 기증하며 학교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었다. 열악한 학교상황을 살펴보고, 학생들의 가정방문까지 마친 박 목사는 귀국 후 교우들과 논의하여 푸도초등학교를 위한 본격 지원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어린이 여러분, 꿈은 이루어집니다. 할 수 있는 한, 힘이 되는 대로 여러분들의 꿈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달려가세요.”
박 목사가 목멘 음성으로 아이들과 한 약속이 지켜지면 푸도에서도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은 좀 더 안전한 교실과 잠자리를 얻게 되고, 의사가 되고 싶은 휘도 자신의 소망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지 모른다. 푸도의 내일이 그 약속에 달려있다.

기아대책은 한국교회와 연합하여 지구촌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 앞으로 더 많은 교회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사랑을 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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