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계절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피었다 진다. 꽃이 한창 만발할 때면 그 아름다움이 영원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몇 날이 지나면 곧 시들어지고 꽃잎은 땅에 떨어진다. 꽃을 보면서 인생을 배운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사 40:6) 이 사진은 하이키기법으로 찍은 것이다. 카메라 노출보정에서 노출을 증가(over)시키면 사진 전체가 희게 되는 원리이다. 나무가 굵게 보이는 이유는 카메라 렌즈를 나무 몸통에 가까이 하여 꽃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무는 흐릿하게(out Focus) 촬영한 결과이다.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 이 답을 얻기 위해서 사진을 다음 다섯 단계의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해보겠다.

첫 번째로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의 단계이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 어떤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진으로 찍어 남긴다. 또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사진인구의 비율이 높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그 만큼 많은 사람이 많은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사진들 중에 더러는 훌륭한 사진도 있겠지만, 모두가 다 좋은 사진으로 취급되지는 못한다. 사실 뛰어난 사진가라도 휴지통에 버리는 사진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두 번째 단계는 기념사진이다. 사실 쓸 만한 기념사진은 아무나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출이나 초점은 사진기에서 자동으로 맞춰주겠지만, 빛의 방향이나 구도를 맞추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사진을 촬영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에 좋은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가 된다면 사진의 초보에서 벗어난 수준 있는 사진가라고 할 수 있다. 잘 찍은 기념사진은 더 자주 보게 되고, 오랫동안 들여다봐도 싫증나지 않는 추억이 된다.

세 번째 단계로 달력사진을 이야기해보자. 옛날 이발관에 걸려있던 달력 속 사진들을 떠올려보자. 잘 찍은 사진이기는 하지만, 일단 주제가 없고,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할 내용도 별로 없으며, 특별한 기술이 사용되지도 않는다.

네 번째 단계가 공모사진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진 공모대회는 헤아릴 수 없을 많이 열린다. 공모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분명한 주제와 이야깃거리, 아름다운 색상, 안정감을 주는 구도를 갖춘 사진이어야 한다. 사진공모전이나 대전에 출품된 사진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수상작들은 좋은 사진, 혹은 작품사진으로 인정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 창작사진이다. 창작사진은 무엇인가를 다르게 보고, 독특하게 표현한 사진이다. 그러나 주관적이고 독창적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찍어놓은 사진을 다 창작사진이라 하지는 않는다. 자신 뿐 아니라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멋있는 사진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사진으로 인정받을 만한 좋은 사진도 관람자들을 그 앞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사진이 아닐까?

모든 사진은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은 시간 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도 차이가 나며, 찍는 사람에 따라 사진의 수준도 달라진다.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찍는 사진이 누구나 찍는 사진이거나, 반대로 훌륭한 창작사진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사진은 저절로 찍어지지 않는다. 사진을 전공하든지, 다른 체계적 방법으로 사진을 배우든지, 수 년 혹은 수십 년 노력한 산물로 창작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계에 살고 있으며, 아름다운 것을 오랫동안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졌다. 이 소중한 세계를 더 아름답고, 예술성 있는 좋은 사진으로 남겨봄직 하지 않은가.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