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 이 답을 얻기 위해서 사진을 다음 다섯 단계의 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해보겠다.
첫 번째로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의 단계이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 어떤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진으로 찍어 남긴다. 또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사진인구의 비율이 높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그 만큼 많은 사람이 많은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사진들 중에 더러는 훌륭한 사진도 있겠지만, 모두가 다 좋은 사진으로 취급되지는 못한다. 사실 뛰어난 사진가라도 휴지통에 버리는 사진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두 번째 단계는 기념사진이다. 사실 쓸 만한 기념사진은 아무나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출이나 초점은 사진기에서 자동으로 맞춰주겠지만, 빛의 방향이나 구도를 맞추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사진을 촬영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에 좋은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가 된다면 사진의 초보에서 벗어난 수준 있는 사진가라고 할 수 있다. 잘 찍은 기념사진은 더 자주 보게 되고, 오랫동안 들여다봐도 싫증나지 않는 추억이 된다.
세 번째 단계로 달력사진을 이야기해보자. 옛날 이발관에 걸려있던 달력 속 사진들을 떠올려보자. 잘 찍은 사진이기는 하지만, 일단 주제가 없고,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할 내용도 별로 없으며, 특별한 기술이 사용되지도 않는다.
네 번째 단계가 공모사진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진 공모대회는 헤아릴 수 없을 많이 열린다. 공모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분명한 주제와 이야깃거리, 아름다운 색상, 안정감을 주는 구도를 갖춘 사진이어야 한다. 사진공모전이나 대전에 출품된 사진 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수상작들은 좋은 사진, 혹은 작품사진으로 인정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 창작사진이다. 창작사진은 무엇인가를 다르게 보고, 독특하게 표현한 사진이다. 그러나 주관적이고 독창적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찍어놓은 사진을 다 창작사진이라 하지는 않는다. 자신 뿐 아니라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멋있는 사진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사진으로 인정받을 만한 좋은 사진도 관람자들을 그 앞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사진이 아닐까?
모든 사진은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은 시간 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도 차이가 나며, 찍는 사람에 따라 사진의 수준도 달라진다.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찍는 사진이 누구나 찍는 사진이거나, 반대로 훌륭한 창작사진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사진은 저절로 찍어지지 않는다. 사진을 전공하든지, 다른 체계적 방법으로 사진을 배우든지, 수 년 혹은 수십 년 노력한 산물로 창작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계에 살고 있으며, 아름다운 것을 오랫동안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졌다. 이 소중한 세계를 더 아름답고, 예술성 있는 좋은 사진으로 남겨봄직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