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총회에서 흔히 5월 목사장로기도회를 마치면 해당 회기는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작년까지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6월부터 총회임원 후보 등록을 받고, 7월 초에 총회산하 기관장과 상비부장 후보 접수를 받아 ‘선거모드’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6월부터는 전국주일학교연합회 교사수양회를 제외하고 특별한 행사나 모임이 없이 오롯이 각종 여름수련회 준비로 바빴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렇듯 총회는 5월 이후는 교단 내부적으로 신경 써서 할 일이 별로 없어 늘 하던 대로 근 3개월은 휴지기로 운영되어 왔다.

제103회기 반환점을 돌고 현 시점에서 교단을 살펴보면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런데 총회산하 목회자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하루가 멀다하고 총회본부를 출입하던 인사들이 대거 사라졌다는 점이다. 노회나 개 교회 분쟁이 있는 곳에 늘 함께했던 해결사도 별로 없고, 감사부나 재판국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요인들도 대폭 사라졌다. 그만큼 많이 정화되고 변화되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관행대로 해오던 상비부나 특별위원회의 회의도 특별한 이슈가 아니면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회의를 한 뒤 교통비를 당사자에게 직접 입금하는 것도 사소한 것이지만 쇄신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러저러한 여러 변화 중에서 다음세대와 남북통일을 대비하여 교단 차원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현 총회장 이승희 목사도 이 두 가지는 1~2년 사이에 끝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 년 동안 교단의 발목을 잡아왔던 총신대 문제가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고, 소위 ‘만능 해결사’들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총회는 변화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

다시 말해 몇몇 정치꾼들에게 좌지우지 되었던 총회본부를 정책의 발안지로 삼고 동력을 배가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냉소로 일관해 오던 총회산하 다수의 교회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할 것이다. 총회를 정치의 집합소로 생각지 말고 전국교회를 후원하고 돕는 기능으로 환골탈태 하자는 말이다.

지금, 총회장이나 총회임원 그리고 총회관계자들은 총회라면 으레 고개를 내젓는 전국교회의 민심을 환기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소수인, 그것도 특정인에 의해 움직이는 총회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이미지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교단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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