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성 장로(안동옥동교회)

권택성 장로(안동옥동교회)
권택성 장로(안동옥동교회)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CNN을 비롯한 많은 언론들이 “5%의 당선 가능성 밖에 없다”고 했던 트럼프가 모든 예상을 깨고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당선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슬로건의 싸움’이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ke America great again)”는 슬로건이, 힐러리의 “함께 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 보다 좋았다는 평이다.

교단의 제103회 총회가 ‘변화를 꿈꾸며’(Be the change!)를 슬로건으로 이승희 총회장과 총회임원들이 일관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을 본다. 매우 희망적인 일이다. 총회의 이같은 정신에 발맞춰 우리 장로들도 앞장서서 변화해야 할 일이다.

슬로건은 공동체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구심점이며, 도달해야할 목적지이다. 필자도 제62대 전국주일학교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교사가 살아야 주일학교가 살고, 주일학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라는 주제를 정하는 데 오랜 시간 고심하고 기도했던 적이 있다. 이후 전국의 20만 주일학교 교사들의 대표 주제가 되어 신년교사교육대회 등 각종 행사 때마다 내리 3년째 사용하고 있어 내심 뿌듯하다.

현재 실무로 섬기고 있는 전국장로회연합회도 매년 새로운 회장이 탄생한다. 임기 1년이 금방 지나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회장으로서 기억될 만한 주제를 정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최근 3년 구호들이 인상적이다. 먼저는 제45대 김성태 회장이 ‘존경받는 장로가 되자!’라는 주제로 좋은 평을 받았다. 그 다음 해에는 ‘코람데오의 신앙을 갖자!’라는 주제로 활동한 제46대 송병원 회장이 떠오른다. 다음으로 제47대 회장이자, 현 부총회장 강의창 장로의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라는 주제 역시 기억할만 한 반응이 나왔다.

이번 제48대 윤선율 회장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로가 되자!’라는 주제를 정했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전국장로회연합회 임원세미나에서 강사 목사님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장로님들의 일화와 성경을 접목한 말씀으로 참석자들에게 큰 은혜와 도전을 끼쳤다.

우리나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장로들은 어떤 분들이 있을까? 먼저 떠오르는 분이 평양 산정현교회 유계준 장로(1879~1950)이다. 그는 평양에서 교회를 지키다가 대동강변에서 공산당원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조덕삼 장로는 김제 금산교회에서 집안 마부인 이자익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다. 그는 이자익이 먼저 장로가 되는 것을 반겼고, 한걸음 더 나아가 평양신학교에 유학시켰다. 이자익이 목사가 된 후에는 자신이 시무하는 금산교회 담임목사로 모셨고, 우리 교단 총회장을 세 번이나 역임토록 했다. 오산학교를 세워 우리나라 근대 교육의 선구자가 된 조만식 장로와 이승훈 장로도 빼놓을 수 없다. 자신의 회사가 부도나고 감옥에 들어가면서도 총신대학교에 부지 1만8000평을 구입해 바쳤던 백남조 장로를 어찌 잊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분들의 삶에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향기가 짙게 배여 있다.

순교한 유계준 장로는 6남 2녀를 두었다. 자손이 증손자까지 106명이었고, 하버드 대학교 박사로 국립의료원 원장을 지낸 첫째 유기원을 필두로, 8남매가 모두 의사와 박사가 되었던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백남조 장로의 아들 백성기 장로는 부산 부전교회를 섬기는 한편, 부산의 섬유패션을 선도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등 큰 인물로 성장했다. 조덕삼 장로는 5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조세형, 조순형을 아들로 두어 나라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물론 이 분들이 자손들의 성공을 목표로 행동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모두 신앙의 명가를 이루었다.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그분들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갚으시는가 하는 것을 목도했다.

누가복음 18장 30절과 마가복음 10장 30절에 “금세에 있어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고 하셨다. 어쩌면 하나님의 뜻을 모두 알기에 부족한 사람이지만 중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잘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침 전국장로회연합회가 6월 25일부터 27까지 3일 동안 강원도에서 하기부부수련회를 갖는다. 해마다 3000~4000명이 참석하여 행사장을 가득 채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몰려오고,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지는 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국장로회연합회가 선정한 경향 각처마다 강단을 뜨겁게 달구는 최고의 강사들을 모시는 금번 수련회 주제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로가 되자!’이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선한 영향력을 배우고 익혀 위에 열거한 조만식 장로를 비롯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많은 신앙의 선배들처럼 존경받는 장로들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말씀과 성령이 충만한 수련회가 되어 전국장로회원들이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심을 따라 사랑과 관용과 포용으로 아름다운 연합을 이루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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