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를 취재했다. 탈북 성도 10가정을 포함해 20가정이 전부인, 미자립 작은 교회였다.

하지만 사역만큼은 대형 교회가 부럽지 않았다. 탈북민 학생 야간학교 운영, 북한 이탈주민 탈출지원, 국내 쉼터 제공, 평화도서관 운영 등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협동조합을 설립해 탈북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교회와 통일연합예배를 드리면서 남북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 교회는 올해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경기북부 하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나센터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하도록 돕는 정부 지정 기관이다. 전국에 20개가 있으며, 10개는 불교가, 5개는 천주교가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곳은 경기북부 하나센터가 유일하다. 하나센터가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의 종교가 대부분 이곳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자립 작은 교회만의 힘으로는 하나센터 운영이 버겁다는 것이다. 사무실 보증금과 임대료는 모두 작은 교회의 몫이다. 급여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사무실 이전을 조건으로 시한부를 줬다.

미자립 작은 교회는 큰 교회들의 도움을 받고자 서류를 보내고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충격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우리 교회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데 왜 도와야 하나?” “작은 교회가 운영하기 힘드니 우리에게 넘겨라. 우리가 더 잘 운영하겠다.” 서울 강남의 A교회, 서울 강북의 B교회 등 총회 내 굵직한 교회들에게 들은 답변은 무시를 넘어 치욕스러웠을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넘겨라”고 했던 교회는 나봇의 포도원을 강탈한 아합왕을 연상케 한다.

최근 남북통일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복음으로 통일이 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내 교회의 이름을 위한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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