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옥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사진교실]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지금은 핸드폰 시대다.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방금 찍은 사진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러다보니 한 장의 사진이 나오기까지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우는 일은 아주 오랜 옛날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핸드폰 사진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이 이른 바 작품성을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필름사진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한 장의 사진으로 완성된다

첫째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다.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노출과 초점을 맞추어 원하는 피사체를 찍으면 된다. 둘째로 필름을 현상하는 것이다. 화학물질로 된 현상액으로 현상하고, 정착시켜서 물로 약품을 씻어내어 건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현상된 필름을 이용하여 확대경으로 원하는 사진의 크기로 확대하여 인화하는 것이다. 인화 과정에서는 화학약품이 사용되므로 별도로 인화와 정착, 수세와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필름은 흑백과 컬러로 구분된다. 흑백사진이든 컬러사진이든 현상과 인화의 과정은 같으나, 사용하는 약품이 다르다. 그리고 필름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현상한 후, 스캔작업을 거쳐 컴퓨터와 프린터를 통해서 사진을 출력하는 방법도 있다.

2. 디지털 사진을 얻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로, 일반인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진기에서 JPEG 파일로 설정하여 촬영한 후 완성된 사진의 이미지를 얻는 것이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진이 여기에 해당되며, 사진을 출력하려면 가정용PC를 이용하거나 전문 출력업체에 의뢰하면 된다. JPEG 파일로 촬영하는 방식은 추가로 다른 작업이 필요하지 않지만, 최상의 사진을 얻는 방법은 아니다.
둘째로, 전문사진가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사진기에서 RAW 파일로 설정하여 촬영하는 것이다. RAW 파일의 사진은 최상의 화질을 얻기 위한 방법이지만 촬영된 상태 그대로 PC 모니터를 통해서 볼 수 없으며, 출력할 수도 없다. RAW 파일의 사진은 사진의 정보만 메모리에 저장되므로 반드시 JPEG 파일로 변환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3. RAW 파일을 사진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 있다

RAW 파일로 설정하여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은 다른 파일로 설정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촬영된 사진의 파일을 PC에 가져와 저장한 후에 JPEG 파일로 변환해주는 보정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리터칭(retouching)이라 한다.
보정작업은 단순히 파일을 변환하는 것만이 아니라 색상의 보정, 수평과 구도 맞추기 등 마치 필름사진에서 인화하는 과정과 같은 수준의 작업을 말한다. 이를 통해 최상의 사진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사진파일은 찾아보기 쉽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자 앨범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사진작품을 공유하고 소통해야 한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전시회 등처럼 여러 가지 방식들로 자신의 작품을 다른 이들과 나눈다면 행복과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사진 한 장으로 역사를 바꾸기도 하고 전쟁을 그치게도 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좋은 사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여,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진이 다 좋은 사진은 아닐 것이다. 좋은 사진은 땀 흘리는 수고와 노력과 몸부림의 결과로 나온다. 좋은 사진은 좋은 소재를 찾아 촬영하고, 촬영한 사진파일을 암실 작업이나 컴퓨터작업을 통해서 더 아름답고 더 멋있는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낸 사진이라야 비로소 작품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