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가끔 내 전화에 교계 지도자를 공격하는 문자나 인터넷 기사를 복사한 문자가 온다. 그런 기사는 우리 안에서 볼 때 내부 개혁이고 정의를 위한 외침일지 모른다. 그런데 공교회적으로 보면 우리를 쳐서 치부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이 계속 축적되면 우리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며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일이 된다.

교회 패망사를 보면 내부분열과 다툼이 공멸로 간다는 교훈을 알고 있지 않는가. 동로마제국을 멸망시켰던 이슬람의 술탄은 메흐메드 2세였다. 그런데 메흐메드 2세의 아버지인 무라드 2세 때부터 치밀하게 동로마를 칠 전쟁을 준비해 왔다. 겉으로는 상호 불가침 평화협정을 맺은 후, 동로마를 공격하기 위해서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해역에 루멜리성을 지어놓고 서방 기독교와 심지어는 러시아의 배들까지 통행을 차단시키며 동로마제국을 고립시켜 나갔다.

이처럼 투르크족은 치밀한 전략을 세워서 동로마제국을 무너뜨리려고 준비를 하는데 동로마제국 내부는 계속 권력다툼과 분쟁만 일삼았다. 정치권은 서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피 튀기는 혈투를 하고 교계는 교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었다. 투르크족이 평화협정을 맺었기 때문에 절대로 쳐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국론을 분열시키며 자기 사람을 왕으로 옹립하려고 권력투쟁을 했고 주교들까지도 심하게 싸움을 했다.

오죽하면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 도성을 점령한 후에 성소피아 성당의 문을 열면서 이렇게 외쳤겠는가.“내가 어릴 때 나의 어머니에게 배웠던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였다. 그런데 왜 너희들은 한 하나님을 섬기고 같은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늘 싸우기만 한단 말이냐. 그래서 내가 너희들에게 알라의 이름으로 평화를 주러 왔노라.”

얼마나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이야기인가? 이 말이 우리의 가슴에 대못처럼 박혀야 한다. 오스만 투르크가 정복을 하니까 동로마제국은 더 이상 싸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웅장하고 화려한 성소피아 성당과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했던 이레네교회 등 모든 교회들이 전부 다 이슬람 사원이 되어 버렸다.

러시아정교회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정교회는 러시아제국의 발전과 절정이 있게 한 영적인 진원이 되었으며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결속 시켰다. 그런데 어느 때 부턴가 러시아정교회도 세속화 되고 교권의 노예가 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에도 무신론적 공산주의라는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사상이 땅거미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 사제들이 모여서 다투고 싸우는 동안 2월 혁명이 일어나고 볼세비키 혁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 러시아의 교회들이 다 폐쇄되었거나 무신론 교육 장소와 공산당의 창고로 이용되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한국교회는 지나치리만큼 독선적 카르텔과 이너서클 때문에 서로 싸우며 연합하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까 대사회적, 대정부를 향한 리더십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 이권이나 교권에 젖어서 자기 아성을 쌓으려고 하는 것은 과거의 동로마나 러시아 사제들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총회는 어떤가. 우리 역시 근시안적인 안목을 갖고 자기 패권과 아성을 쌓으려고 하는 현상은 없는가. 그거야말로 킹덤빌더가 아니라 스스로 캐슬빌더로 전락하는 것이다. 우리 교단과 교계는 지도자를 키우거나 보호하지를 못한다. 조그마한 흠이 있어도 공격하고 끌어내리려고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멸망의 첩경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총회는 장자교단으로서 얼마나 거시적이고 공교회를 세우기 위한 정신이 있는가. 지금도 반기독교 세력은 한국교회 생태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서 입법전, 문화전, 미디어전, 사상전 등을 펼치고 있다. 이럴 때 우리가 공교회를 세우기 위한 정신을 가지고 힘을 하나로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유럽교회들처럼 급속하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선대로부터 받은 순혈적 신앙과 신학의 정통성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도 장자교단으로서 공교회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필요할 때는 다른 교단과 힘을 합쳐 교회를 지키기 위한 댐을 쌓아야 한다. 댐의 둑이 무너져버리면 어쩔 수 없이 배를 건조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댐이 무너져 동로마도 이슬람 천지가 되고 러시아도 공산화가 된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되면 배 안에서 우리끼리 눈물 흘리며 순교적 신앙을 사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댐을 지키지 않으려는가. 지금 우리 모두가 공교회적 리더십을 주도적으로 발휘하여 댐을 지켜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장자교단인 우리에게 주신 하나의 큰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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