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영어 알파벳 ‘B’와 ‘D’사이에는 ‘C’가 있다. “출생(B/birth)과 죽음(D/death) 사이에 선택(C/choice)이 있다”는 의미로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가 한 말로 기억된다(Life is C between B and D). ‘인생은 선택’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은 그 누구라도 자신의 출생(Birth)과 관련한 어떤 것도 선택할 수는 없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이 없다. 부모나 태어나는 날 그리고 장소 등 모든 것은 인간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그것을 결정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렇게 출생된 우리들은 사는 동안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나의 선택에 따라 인생이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좋은 선택을 계속 해간다면 인생의 마무리 ‘죽음’이 아름다울 것이다. 죽는 시간이나 방법은 선택할 수 없지만 출생부터 이어진 마지막 순간으로서의 죽음을 가치있게 하는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웰-빙’(Well Being)에 이어 ‘웰-다잉’(Well Dying)이라는 말을 한동안 입에 붙이고 살았다. 그 ‘웰’이란 선택이 만들어낸다. 순간마다 탁월한 선택을 하면 인생 역시 탁월한 가치를 지닐 것이고 멋진 죽음을 만들어낸다. 하나님의 은혜지만 우리들은 예수님을 선택하여 천국을 얻었다. 그로 인해 죽음을 천국의 문으로 만들었다. 그런 우리는 삶의 매 순간마다 선택을 위해 고민을 해야 한다. 때로는 손해를, 또 때로는 불편을 선택을 해야 한다. 이익만을 좇는 선택이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고, 욕심을 채우려다가 존재가 위협을 받기도 한다. 힘들어도 주님이 기뻐하실 선택을 통해서 한층 품위 있는 삶을 유지할 것이고 그런 인생은 그 마무리도 황혼의 노을처럼 멋질 것이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기념하고 부활의 감격을 만들어가는 4월이다. 스스로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고난과 죽음을 선택하신 주님께서는 그 눈물과 아픔을 뛰어넘는 부활의 영광을 보여주셨다. 4월을 맞은 우리들이 부활이라는 생명력을 누리기를 원한다면 나의 선택 앞에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야 할 것이다.

비록 힘들다 싶어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나는 행복하기를 꿈꾼다. 그렇게 살다가 맞는 죽음의 순간에 환하게 웃기를 바란다.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은 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택 앞에서 생각이 더 깊어진다. 나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멋진 설교를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