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4일 강원도 고성 속초 인제 강릉 동해를 덮친 산불은 산림과 가옥, 농지, 작업장, 관광시설 등 525헥타르를 앗아갔습니다.

다음날 취재차 찾은 강원도 고성과 속초는 폐허 그 자체였습니다. 산과 들은 검게 타들어갔고, 가옥과 작업장 그리고 비닐하우스는 화마에 쓸려 뼈대만 남았습니다. 곳곳에서 진화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었으며, 탁한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밟힌 것은 역시 사람들이었습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의 깊은 한숨이 들렸고, 잿더미가 된 작업장에서 어르신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밤새 사투를 벌인 소방대원은 녹초가 돼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번 산불로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특히 재산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택 400여 채와 관광시설 200여 동이 불에 탔고, 이재민은 계속 늘어나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 중에는 우리 교단 소속 교회와 성도들이 있습니다.

전소된 임마누엘기도원과 설악선교수양원, 예배당 및 창고가 불에 탄 용촌교회와 신광교회. 그리고 성도 19가정의 집이 전소돼 갈 곳을 잃었습니다. 그들 중 몇 해 전 화재로 집을 잃었던 한 성도는 또 이런 시련이 오냐며 한탄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목회자와 성도들은 땅이 꺼질 듯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어렵게 말문을 연 그들은 하나 같이 총회와 전국 교회가 기도와 관심을 보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제 형제자매의 호소에 우리가 응답할 차례입니다. 총회임원회와 구제부는 때마침 화재현장을 방문해 대책 마련에 돌입했습니다. 이승희 총회장은 특별 담화문을 통해 재난 복구를 위해 긴급 모금 실시한다며 전국 교회의 동참을 요청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우는 자와 함께 울라”고 말이죠. 그 말씀대로 전국 교회가 형제자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을 보듬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 따뜻한 사랑에 힘입어 폐허 속에서도 희망이 솟아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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