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필요따라 설립, 관리와 운영 협력 강화

선교사가 선교지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협력하는 ‘동반자 선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몽골 홉드에 위치한 몽골서부연합신학교(교장:이대학 선교사)가 동반자 선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1990년 개방 이후 선교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몽골에는 현재 700여 개의 교회에 교인수는 7∼8만명에 이르고, 몽골 내 여러 신학교육기관에서 훈련받아 정식으로 안수를 받은 목사도 360명 가량에 이른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몽골은 크게 서부지역, 중북부 항가이지역, 중남부 고비지역, 중앙지역, 동부지역 등 5개 권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서부지역은 전체 국토의 27%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자 많은 미전도 소수종족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수는 약 40여 개에 불과하고, 90개 군 지역 가운데 교회가 없는 곳도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부지역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은 2017년 홉드에 몽골서부연합신학교를 설립해, 몽골교회를 이끌 현지인 목회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몽골서부연합신학교는 현지인들의 필요에 의해 세워졌으며, 한국인 선교사와 동반자 선교를 구현하고 있다. 교장 이대학 선교사(맨 오른쪽)와 현지인 목회자들.
몽골서부연합신학교는 현지인들의 필요에 의해 세워졌으며, 한국인 선교사와 동반자 선교를 구현하고 있다. 교장 이대학 선교사(맨 오른쪽)와 현지인 목회자들.

특별히 몽골서부연합신학교는 동반자 선교를 실현하고 있다. 신학교는 설립 준비부터 동반자 선교를 추구했다. 외부인 선교사에 의해 학교 설립이 준비된 것이 아니라 현지 교회의 필요에 따라, 현지 지도자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통해 결정됐다. 그리고 몽골에서 신학교를 설립한 경험, 학사 및 운영에 경험이 있는 선교사에게 신학교 설립에 관한 일을 위임했다. 또 설립 준비 시기부터 서부지역 내 각 도의 대표로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선교사가 준비한 내용을 가지고 토론과 회의를 통해 설립과 관련된 내용들을 결정했다. 설립추진위원회 구성 측면에서도 선교사는 1명이었고, 그 외 현지 지역 교회 대표 4명, 타 지역인 울란바토르 목사 1명으로 구성됐다. 전체 위원회의 3분의 2가 지역 교회 대표들로 채워진 것이다.

강의 교수 편성에서 역시 동반자 선교를 실현해, 2년 동안 전체 강의의 60%인 12과목을 몽골 교수가 가르쳤고, 한국 선교사와 교수는 30%인 6과목에 그쳤다. 교장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 대표)는 “나머지 10%인 두 과목도 시베리아 침례교 신학교 교장과 미국인 교수가 각각 강의했으며, 신학교 강의를 담당한 이들은 몽골 교수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동반자 선교를 실현해, 학생 관리와 현지 학교 운영을 현지 대표, 홉드 지역 교회협의회 대표들이 협력해 감당하고 있다. 이 선교사는 “외부인 선교사는 강의를 할 교수와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지고 있지만 몽골인 교수의 강의 분담은 울란바토르에 있는 부교장이 책임을 맡아 합께 협의해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동반자 선교를 꾸준히 실천한 결과 몽골서부연합신학교에는 현재 10개 교회에서 위탁한 학생 30여 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서부지역 10개 교회가 정기적으로 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이대학 선교사는 “선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현재 몽골에는 수백 명의 몽골 목회자들이 배출돼 그들도 신학교를 운영하거나 강의를 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러한 변화된 상황 속에서 신학교 사역은 더 이상 선교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현지 교회와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동반자 사역을 해야 한다”며 “몽골과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이 현지 교회와 지도자들을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그들과 선교의 계획, 목표와 비전, 사역의 진행과 결과, 필요한 모든 자원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동반자 선교를 감당한다면 예수님이 맡기신 대위임령이 더 올바르고 효과적으로 성취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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