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창조이론 균형과 조화 필요 진화이론과 정교하게 맞서 나가야”
유신진화론 일방적 매도는 곤란 … 비판적 청취 후 진화론 반론에 힘 모아야

성경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천지와 우주를 창조하셨다고 명백히 선언하고 있다. 기독인들은 이 선언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창조가 아니면 이 세상의 형성과 인간의 신비가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을 기본적으로 문자적으로 해석하려는 태도를 가진 기독인들 일지라도 창조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더 알고 싶어할 수 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신학자들은 신자들의 이런 신앙적 궁금증들에 대해서 여러 해석과 이론을 내놓았다.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에서 허정윤 박사(오른쪽)가 논평을 하고 있다. ‘유신진화론 비판’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조덕영 목사는 “창조신앙과 구속신앙은 기독교의 근본’이라면서 “성경적 창조신앙을 설교해야 하지만 창조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공격적으로 논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에서 허정윤 박사(오른쪽)가 논평을 하고 있다. ‘유신진화론 비판’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조덕영 목사는 “창조신앙과 구속신앙은 기독교의 근본’이라면서 “성경적 창조신앙을 설교해야 하지만 창조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공격적으로 논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기독교신앙이 여러 세계관 가운데 하나로 비하되면서 창조 신앙도 여러 기원 이론의 하나로 치부되었다. 오히려 다윈의 진화론이 태동을 설명하는 더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여겨졌다. 이에 맞서서 미국으로부터 창조과학운동이 시작됐고 이 운동은 기독교인들을 진화론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세계와 우주에 대한 관측과 발견이 계속되었고 이를 진화론을 지지하는 증거로 사용하려는 이들이 있었다. 반면 이런 관측과 발견이 오히려 창조의 신비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과학적 발견을 신앙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들도 있었다. 한편에서는 과학적 발견을 진화론을 비판하는 근거로 활용하면서 창조과학의 절대성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신앙인들도 있었다.

진화는 틀리고 창조는 맞는데 왜 창조가 옳다고 주장하는 기독인들끼리 오랫동안 논쟁을 해야 하는가? 자신들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 진화론에 정교하게 맞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은 3월 15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유신진화론 비판’이란 제목으로 월례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 개회사를 한 김영한 원장은 “과학이론이 성경의 가르침과 일견 충돌하는 듯이 보일 때에도 기독교 신자는 인내와 기도의 성찰을 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면서 “보다 성경과 잘 공명할 수 있는 과학이론이 나오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성경은 우주와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의 뜻과 의지를 계시한 책”이라면서 “성경은 과학교과서가 아니며 우주와 인간의 기원과 존재와 의미와 목적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윤봉 박사(한국창조과학회 회장)는 ‘타협이론에 대한 과학적 비평“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경과 자연이라는 책을 주셨다“면서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협이론“이라고 주장했다. 한 박사는 ”성경적 창조신앙은 창세기의 내용을 ’기록된 대로 믿는 것‘“이라면서 ”오래된 지구를 주장하는 것은 진화론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는데“ ’근거한다‘고 언급했다.

김병훈 박사(합신대 조직신학)는 ‘유신진화론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비평’을 통해서 유신진화론자들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전통적 창조론, 즉 전통적인 창조신학적 입장과 다르다는 점을 신학적으로 논증했다. 우병훈 박사(고신대 교의학)도 ‘유신진화론의 아담론 비판:데니스 알렉산더의 견해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데니스 알렉산더의 아담론을 전통적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논평을 담당한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나와 다른 이론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타협론자들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교만한 일”이라면서 “유신진화론이 ‘초월적 창조를 과학의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자칫 창조과학에 그대로 되치기 적용될 수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성경적 창조사관이 타 유일신 종교나 서구의 무신론적 진화론의 직선사관과 결코 공존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예수 안에서 통일성과 다양성의 긴장에 대한 절묘한 균형과 조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목사에 따르면 미국 개혁신학 교단들인 OPC(Orthodox Presbyterian Church)나 PCA(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는 2000년, 5가지 창조이론(일상적인 하루의 날, 날 세대, 문예적 틀, 유비적 날, 미확정된 기간의 날)을 모두 복음적 견해로 수용했다. 이는 창조해석은 ‘아디아포라’(adiaphora)인 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위엄’이 성경적 창조 신앙의 본질임을 선언한 것으로 “반드시 일치해야 할 것들을 규명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예수의 사랑으로 인정하고 용납하는 지혜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 목사는 “진화론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신진화론을 주장했다고 해서 초월을 부정하는 자로 매섭게 매도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 주변 기독인 절반이 진화론을 수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신진화론자들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청취하여 진화론에 반론을 펴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정윤 교수(케리그마신학연구원)도 논평에서 “교회지도자들이 일찍이 신의 창조를 주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이 이토록 발흥하게 된 배경에는 기독교 창조론이 진화론 비판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면서 “이제 교회 지도자들이나 창조론자들이 우리 내부에 일말의 책임이 없는지 성찰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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