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로에는 170여 개의 크고 작은 극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대학로에 서 있는 웬만한 건물들 지하엔 어김없이 극장이 들어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 170여 개 극장들 틈에, 1년 내내 ‘기독뮤지컬’만을 공연하는 극장이 하나 있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은혜로 끼어있는 ‘작은극장 광야(빛 광光, 들 야野, 말씀의 빛이 가득한 들판)’입니다.

기독뮤지컬만을 올리고 있는 ‘작은극장 광야’의 개관예배 모습.
기독뮤지컬만을 올리고 있는 ‘작은극장 광야’의 개관예배 모습.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뮤지컬 <더북(The book:성경)>에 부어주신 주님 은혜와 한국교회 사랑의 열매로, 2017년 7월 17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교회가 마련한 ‘종교개혁500주년 기념극장’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네요.

말나온 김에 뮤지컬 <더북>에 보내주신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말씀드리자면, 2017년 한해 150여 석의 소극장을 빌려 주일을 제외하고 371회를 공연한 동안 총 관객 수 5만3000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요청으로 또 한 팀을 구성하여 9군데 지방공연을 도는 동안 2만여 명 이상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뮤지컬 <더북>을 보신 분들이 전국적으로 7만여 명인 셈인데, 이는 한국 소극장 뮤지컬 역사의 기록을 새로이 쓴 것입니다.

뮤지컬 <더북>을 제작한 종신선교사들의 극단인 ‘문화행동 아트리’는, 그 모든 결과는 한국교회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그 열매 또한 한국교회에 돌려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한 생각 끝에,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양질의 기독뮤지컬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독뮤지컬 전용 공연장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극장을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이 극장이 한국교회를 위해 쓰임 받으려면 헌신된, 그리고 전문화된 운영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주님께서 정확한 때에 정확한 이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개관 후 지금까지 변함없는 충성으로 극장을 섬기고 있는 (주)문화동행 아티스(아트 서비스의 줄임말)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의 전문적이고 투명한 믿음의 경영을 통해, 작은극장 광야는 지난 1년 9개월 동안 많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속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뮤지컬 <요한계시록> <루카스> <오마이갓스> <오병이어> 등을 계속 무대에 올려 5만여 명의 관객들이 공연예배를 경험했고, 그 과정을 통해 ‘작은극장 광야’와 마음 다해 동역해 주시는 20여 ‘수네르고스(헬라어로 동역자)교회’가 생겨났습니다. 수네르고스 교회들은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단관(174석 전체를 채워주시는 단체관극)을 해주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배우들에게 회식을 제공해 주고 계십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일으키는 일에 문화선교와 문화사역이 꼭 필요하다 여기시고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고 계십니다.

‘작은극장 광야’는 대학로라는 문화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방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그 나무 아래’ 라는 복음집회를 열어 지속적으로 공연인들에게 복음과 점심을 제공합니다. 참 감사한 일은 광야를 알게 된 배우와 스태프들이 광야에서 올리는 기독뮤지컬들을 보면서 회심하는 은혜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결국 광야의 작품들을 섬기게 되었고, 그 결과 2018년 7월 17일 광야 1주년 감사예배에서 ‘선교극단 광야’가 창단되었습니다. ‘문화행동 아트리’가 장기문화예술선교사라면, 극단 광야 식구들은 1년씩 재헌신하는 단기선교사들인 셈입니다.

‘작은극장 광야’ 무대 위에 주님께서 연주하시는 극단 광야, 문화동행 아티스, 문화행동 아트리의 삼중주 소리가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아름답게 들려지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맨 입으로 기도를 요청 드리면 안 되겠기에, 4월 1일 개막하는 뮤지컬 <루카스>에 목사님 사모님을 초대합니다. 제게 연락주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릴게요.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서 기독공연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소통하길 기대합니다. 샬롬.(010-7369-8222)

김관영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현재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와 작은극장 광야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그동안 뮤지컬 <더북>을 비롯해 <요한계시록> <루카스> <오 마이 갓스> 등을 제작기획하며 기독공연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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