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연합’ 대중집담회 … 왜곡된 기념방식 성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행사가 열렸다. 한국교회 역시 기념예배를 드리며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을 위한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교회가 3·1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이어가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지난 3월 1일 한기총 등이 주최한 범국민대회에서 보듯, 3·1운동의 역사를 왜곡하며 100주년 행사를 극우정치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이 대회를 일부 기독교인의 이탈 행동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모습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한국교회가 이렇게 기억되지 않도록 저항해야 한다.”

기윤실 기독법률가회 성서한국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 교계단체로 구성한 ‘3·1운동 100주년을 기억하는 기독인연합’은 3월 19일 서울 낙원동 청어람홀에서 ‘대중집담회:3·1운동 100주년에’를 개최했다. 집담회는 3·1운동의 정신은 무엇이고, 오늘 한국교회가 그 정신을 어떻게 계승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3·1운동 정신 계승을 위한 요소를 △기억 △평화 △저항 △연대 4가지로 설정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그 의미를 고찰하고 토론했다.

기윤실 기독법률가회 성서한국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 교계의 개혁 단체들이 19일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대중집담회에서, 김상덕 연구원이 ‘기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기윤실 기독법률가회 성서한국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 교계의 개혁 단체들이 19일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대중집담회에서, 김상덕 연구원이 ‘기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기억’을 주제로 발제한 김상덕 상임연구원(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오늘 한국교회가 3·1운동을 기억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한기총 등이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국기가 함께 나부끼는 현상에 대해, “왜 보수적인 교회는 3·1운동을 이렇게 기념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상덕 연구원은 “이것은 보수적인 교회가 자기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3·1운동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할 것인지에 대해 성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한국교회가 3·1운동을 왜곡해서 기념하는 방식’이 한국사회에 그대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극우적인 기독교인의 행동을 “나와 다른 기독교인으로 구별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들에게 저항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교회를 3·1운동 정신을 이어가는 곳으로 기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에 대해 강연한 문아영 대표(피스모모)는 ‘한국교회는 3·1운동에서 보여준 해방과 독립, 비폭력과 평화운동을 왜 계승하지 못했는가?’에 집중했다. 문 대표는 그 이유를 “민족의 독립과 해방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성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찰하지 못한 한국교회는 이후 자기 결정권과 정체성을 바르게 형성하지 못했다며, “첨예한 토론과 논쟁이 사라진 교회는 사회에 평화를 가져오는 종교의 역할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유학생 바나 아부 줄루프 씨는 ‘저항:한국교회는 억눌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란 주제로, 손원영 원장(예술목회연구원)은 ‘연대:한국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을까?’란 주제로 발표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