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목사, 장편소설로 잇따라 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전쟁여행>으로 한국문인협회 전영택문학상과 세종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한 이병선 목사.
장편소설 <전쟁여행>으로 한국문인협회 전영택문학상과 세종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한 이병선 목사.

목회자로서의 임무는 완수했지만 이병선 원로목사(전주 아멘교회)에게는 여전히 사역현장이 남아있다. 소설가로서 새로운 인생은 그에게 전도할 기회, 성도들을 일깨울 기회를 매번 새롭게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병선 목사는 근래 들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해서 신작을 발표해왔다. 현역시절에도 틈틈이 써왔던 소설을 은퇴 이후에는 아예 전업으로 삼다시피하며, 스스로 ‘작은 방 숲속’이라고 부르는 작은 다락방에 앉아 몇 시간씩이고 집필에 몰두한 덕분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주목받은 ‘운문 소설’ <꽃말 러브레터>, 장편소설 <황금꾀꼬리>, 단편집 <압수당한 일기장> 등 무려 35권에 이르는 작품들이 이 조그마한 서재 겸 작업실에서 탄생했다.

지난해 가을 발표한 <전쟁여행>(문학신문출판국)도 예사 작품이 아니다. 전작 <황금꾀꼬리>가 나온 지 불과 1년 만에, 더욱이 4권짜리 책에 총 1500페이지에 이르는 대하소설급 분량의 작품을 내놓은 것만으로도 저자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에 일단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책은 ‘소설가 이병선’의 이력에 방점을 찍게 만들어주었다. <전쟁여행>은 저자에게 지난해 한국문인협회가 시상하는 전영택문학상을 안겨준데 이어, 세종문학상이라는 또 하나의 영예까지 선사한 것이다.

<전쟁여행>은 한 마을에서 2대에 걸쳐 전개된 일종의 영적 전쟁을 묘사한 작품이다. 온갖 종교와 무속, 점술까지 뒤엉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치열한 다툼 속으로 몰아넣는 이야기 구조 속에 저자의 인생 그리고 목회자로서 겪었던 체험들이 녹아들어있다.

“간헐적으로 소리 없이 온몸으로 발악을 한다. 마치 가슴팍에 뜨거운 불덩이가 떨어진 듯 발버둥이를 치곤 한다. 마치 백공천창 곧 백의 구멍, 천의 구멍마다에 한없이 큰 상처투성이를 만들며 온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는 듯한 얼굴로 두 번 세 번 눈을 뒤집어 깐다.”(본문 중에서)

그처럼 생생한 묘사들로 인해 이 작품에 대해 아무나 쓰기 어려운 소재와 필치를 지녔다는 심사평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빠른 어투로 쏟아내는 설교스타일처럼, 짧은 호흡에 막힘없이 이어지는 글 전개 역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병선 목사는 “그 동안 발표한 작품들이 주로 불신자들에게 구원의 길을 안내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성도들이 복음과 신앙에 대해 확신을 갖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면서 앞으로도 ‘믿음의 승리’에 관한 작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 목사의 서재에서는 요즘 <손녀> <포스터> 등 주로 가족스토리를 다룬 작품들이 다듬어지며,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삶 자체가 극한 전쟁 여행’이라고 말하는 그의 인생전선에도 아직 종전이나 휴전의 기미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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