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목회’ 더욱 확산될 것
‘이중직’이란 말로 목사의 사역 재단하지 말아야

박종현 목사는 2016년 SNS 페이스북에 ‘일하는 목회자들’을 만들었다. 한국교회에 통용하는 ‘목회이중직’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서구 교회에서 보편화한 단어 ‘워킹 패스터’(working pastor)에서 ‘일하는 목회자’를 가져왔다. 박종현 목사는 “목회이중직이란 단어가 한국교회의 현실과 개척하는 목회자의 의미를 표현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들은 목사를 직분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를 운영하는 박종현 목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을 운영하는 박종현 목사.

박종현 목사는 ‘목회이중직’이라는 단어 안에는 목회를 직업으로 이해하는 의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소명을 강조하는 많은 목사들이 목회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지만, 목사를 청빙할 때 성도들에게 ‘목회자의 생활비를 책임지도록 한 것’은 엄밀하게 직업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목회가 특별한 소명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목회와 다른 일을 병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울 사도만 봐도 이중직을 금지한 성경적 근거를 찾기 힘들다. 오늘날 사회와 교회의 현실을 보면, ‘일하는 목회’는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박종현 목사는 신학교에 다니던 10년 전만 해도 신학생들 중에 일하면서 목회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목회만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올 것이란 생각을 하는 목회자도 드물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신학생 때 ‘일하며 목회하는 시대’를 예상했다. 신학교를 다니면서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서울 송파구에 함께심는교회를 개척하고, 상담사역인 생명나무마음치료센터와 마을공동체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일하는 목회자들’ 페이스북도 교회개척과 함께 만든 것이다. 박종현 목사는 자신처럼 ‘일하는 목회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생활을 위해 직업을 가져야 하는 목회자들을 돕고 싶었다.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직종을 발굴해서 알려드리고,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불과 3년이 지난 현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활동하는 회원이 5000명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회원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필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일에 대한 것만 소통하는 것은 아니다. 선교적 교회론과 일상의신학 등의 영향으로 일하는 목회자들은 ‘이중직’의 굴레에서 벗어나, ‘목회자로서 선교적 삶’의 관점에서 개척와 사역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목신학’이란 용어까지 만들며 ‘일하는 목회’에 대한 신학적 성경적 의미를 고민하고 있다. 

박종현 목사는 기존 교회들은 새로운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비기독교인에게 접근하기도 전도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전도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의 출현, 그것이 교회개척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교회가 비판받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개척에 나선 목회자들은 일하면서 선교하고 있다.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회이중직’이란 말로 일하는 목사의 사역을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면서 목회하는 개척자도 있고, 오직 목회에 매달려 교회공동체를 일구는 개척자도 있다.”

박종현 목사는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일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직종에서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들과 교회 및 성도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박 목사는 “위치기반정보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자기 교회나 집 근처에서 일하는 목회자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교회가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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