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은 어떻게 자리잡았나
석학들의 이면 벗겨내고 기독교세계관 회복 강조

<세계관 그 개념의 역사>(데이브드 노글, CUP)라는 책은 세계관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설명했다. 본문만 582쪽인 방대한 책에서 저자는 종교, 철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던 세계의 유수한 석학들이 설파했던 주장과 그들이 가졌던 세계관이 무엇이었는지를 해설했다.

철학 분야에서는 독일의 관념론(칸트, 헤겔), 실존철학(케이르케고어, 니체, 야스퍼스), 해석학(딜타이, 하이데거), 현상학(후설), 비판이론(프랑프푸르트 학파), 영미 분석철학, 프랑스 포스트모던철학(데리다, 푸코), 동유럽의 마르크스철학(마르크스, 엥겔스)이 주장했던 바가 무엇이었으며 그러한 철학이 나온 세계관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파헤쳤다.

자연과학분야에서는 칸트, 마이클 플라니의 인격적 지식 개념,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등에서 주장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설명하고 그들의 연구가 세상에 끼친 영향을 분석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카를 만하임의 이해사회학, 버거와 루크만의 지식사회학,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주의, 로버트 레드필드의 문화인류학이 거론됐다.

저자는 세계관 자체에 대해서도 신학적 비판을 하여 학적 논의를 어떤 세계관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하는 것이 객관성과 주관성 측면에서 타당한지 고찰해 봤다. 세계관을 갖는다는 것은 위험성도 있지만 철학적, 신학적, 영적 유익을 가져다주는 장점도 있다는 점을 가르쳤다. 한번 쯤 시간을 두고 도전해 볼 만한 책이다.

아무래도 우리의 관심은 기독교세계관에 대한 이해와 그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세계관 이해와 관련해서는 최초로 기독교세계관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오어를 다루고 이어서 아브라함 카이퍼가 기독교세계관에 주목했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기독교세계관은 19세기 말 철학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교회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기독교신앙이 세계를 해석하는 또 하나의 사상으로 축소되어갈 때 위기감을 느껴 체계화됐다. 기독교학자들은 여타 철학과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의 허약성을 지적하고 기독교신앙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세상을 바르게 해석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세계관이라고 논증했다.

도이베르트는 카이퍼의 세계관운동을 이론화, 체계화 시켰으며, 이후 프란시스 쉐퍼는 라브리공동체를 운영했으며 <거기 계시는 하나님>, <지성에서의 도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저술해서 기독교세계관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수많은 지성들이 기독교세계관운동에 참여했다.

“기독교세계관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이 구조적으로 선하며 이를 선물로 받고 누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인간의 죄가 이런 선물을 영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 기독교 구원의 목적은 인간 삶과 문화의 근본적 영역들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신 참 목적에 부합하도록 이 영역들을 회복하는 것이다.“

기독교세계관은 현 세상이 타락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삶과 사상, 문화의 모든 영역이 회복되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신 바라고 생각한다. 또 지금도 하나님의 주권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 철학, 예술 등을 적대시하거나 그것과 결별하기 보다 그 영역들이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분야의 교육 교재를 개발한다든지, 기독교 학교운동을 펼친다든지, 정치 경제 문화 각 영역에서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리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세계관이 변하는 것은 설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적전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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