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던 남북정상회담은 통일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더욱 그랬다. 그런데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방북수행단을 들여다보자. 거기는 종교계 인사들이 있었고 기독교 대표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가장 큰 규모라는 우리 교단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대체 누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교단이라는 우리는 이 중요한 자리에 서지 못하다니? 혹시 밀려난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섭섭함 때문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앞장서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갖는다. 그런데 가장 규모가 큰 우리 교단은 그런 자리에 서지 못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연합단체의 최근 행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연합단체의 모 인사는 균형 감각을 잃어버린 편협함을 더욱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것이 교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보수적 교단으로 하여금 대정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다. 심지어 그 인사의 청와대 모임 초청 거절 발표가 거짓말 논쟁까지 불러일으킨 것은 걱정을 넘어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사태를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 우리 교회는 사회적 역할을 주도할 자리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기존의 연합단체로는 안된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교회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이 세상을 책임지는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1만3000 교회, 300만 성도를 자랑하며 스스로 장자교단이라고 부르짖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보수나 진보를 떠나 교회다움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사회에 대한 진정한 대표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편향적이기를 넘어 편집적인 태도로는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 예수님이라면 어떤 태도였을지 생각하면서 교회의 위상을 세우고 세상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갈 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자리에 우뚝 설 것이다.
훨씬 똑똑해진 이 세상은 대형교회, 대형교단이라고 무조건 우러러 보지 않는다. 작아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또 모두가 인정하는 착한 일에 힘쓴다면 존중해주는 추세다. 우리가 사이즈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 세상은 우리를 등 떠밀어 앞에 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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