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오픈포럼, 창조신앙 새 연구결과 제시
허정윤 연구원 “안식교회 교리 답습한 창조이론 되풀이 하면 곤란”

한국교회 주류를 이루고 있는 창조과학운동의 다른 편에서 창조신앙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꾸준히 개진하고 있는 창조론오픈포럼(공동대표: 양승훈 조덕영 박사 등)이 2월 23일 노량진 신성교회에서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도 발제자들은 “진화론은 분명히 반대하고 성경의 창조를 확실히 믿지만, 그렇다고 창조신앙과 과학을 적대적으로 여겨서도 안된다”는 전제 아래 현대인들에게 창조신앙을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창조론오픈포럼의 멤버들과 발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조론오픈포럼은 과학에 대해 열린 태도를 견지하면서 진화론을 반박하고 성경적 창조론을 옹호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창조론오픈포럼의 멤버들과 발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조론오픈포럼은 과학에 대해 열린 태도를 견지하면서 진화론을 반박하고 성경적 창조론을 옹호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허정윤 연구원(케리그마신학연구원)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욤(날)’은 성경 곳곳에서 태양이 빛을 비추는 낮, 밤과 낮을 포함하는 하나의 일자(날), 어떤 사건이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 불특정한 기간 등 다양한 의미로 쓰였다고 말했다. 또 창세기 1장 5절의 ‘첫째 날’로 번역한 히브리어 ‘욤 에하드’는 ‘하나의 날’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연구원은 히브리어 ‘에하드’는 서수(序數)로서 ‘첫째’라는 의미가 아니라 기수(基數)로서 ‘하나’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욤 에하드’는 창조주 하나님이 지구에 임재하여 생태계의 창조를 시작한 때를 가리키는 것”이라면서 “창세기 1장에 나오는 6개의 ‘욤’의 길이를 해석하여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젊었느니, 늙었느니 하고 논쟁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를 잘못 이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창세기 1장 6절의 궁창에 해당하는 ‘라키아’에 대해서 ‘라키아’가 없어진 기록이 성경 어디에도 없고, 어떤 역사적 흔적도 찾을 수 없기에 “라키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모세의 서술에 의하여 고대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에서만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허 연구원은 “종교의 경전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서술들이 들어있는데, 그런 서술이 있다고 해서 경전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감추려고 하는 이들은 없다”면서 “(그런 서술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앙의 대상이신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제시하신 삶의 길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과학적 검증을 통과하여 노벨상을 받은 과학이론까지 성경과 맞지 않으니 틀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기독교계는 안식교회의 교리를 답습한 창조이론을 되풀이하지 말고 하나님의 창조에 공명하는 과학적 이론의 실상을 소개함으로 현대인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사도바울의 창조신학’을 통해서 “바울은 기독교 신앙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창조신앙을 구속 신앙의 완성을 위한 마중물이요 기초석으로 삼았다”면서 “그는 창조신앙을 복음을 몰랐던 이방인들을 향한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연적인 논리적 도구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유재일 목사(예장합동 소속)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성경적 창조론 선언문>에 대한 이해와 비판’에서 “합동신학교의 선언문은 진화론, 유신진화론, 선아담인류론을 반대하기 위해서 작성한 것”이라면서 “이 세 이론은 지구의 오랜 역사를 가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유 목사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말하면  선언문은 지구의 오랜 역사를 부정하고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진화론과 유신진화론이 성경적 근거가 없거나 약하고 학문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허술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객관적인 여러 과학적 증거를 부정하는 일은 도리어 교회에 유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만수 목사(캐나다 아름다운교회)는 ‘성결운동과 진화론의 관계’를 통해서 “성결운동은 유신진화론을 비롯한 진화론을 반대했고 창조론 전통에 확고히 서 있었지만 창조론을 옹호하거나 창조의 여러 신학적 과학적 난제를 학문적으로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서 “성결운동 지지자들은 창조론 운동을 영혼 구원에 뒤따르는 부차적인 일로 생각해왔다”고 비판했다. 김형석 목사(전 이화외고 교목실장)는 ‘영화 <마녀>의 과학적 세계관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평가’에서 “과학과 기독교는 적이 아니며 과학은 인간에게 자연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주신 은총의 선물이자 이웃 사랑을 위한 실천의 도구”라면서 “그 과학기술의 칼을 휘두르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가 함께 조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찬호 교수(백석대)는 ‘찰스 핫지의 창조론’을 통해서 “찰스 핫지의 창조론을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 시대보다 더 과학적인 연구에 열려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오늘날 지질학적인 연대를 수용하는 오랜 지구론의 입장에 서게 되면 진화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평했다.

김예원 연구원(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은 ‘신무신론자 4인에 관한 비판’에서 샘 해리스, 리차드 도킨스, 다니엘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이들은 무신론이기보다는 반유신론자들”이라고 규정했다. 김 연구원은 “신무신론자들은 모두 종교에 대해 공격적이며, 진화론에 바탕을 둔 과학적 가설들을 근거로 독특한 논리로 대중들을 선동하여 반종교운동을 벌이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승훈 박사(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는 ‘진화의 세 층위’ 논문에서 진화 개념을 관찰된 사실로서의 진화, 논리적 추론으로서의 진화, 이데올로기로서의 진화 등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관찰된 사실로서의 진화는 진화라는 말이 들어가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심정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부정해서는 안되며 논리적 추론이나 형이상학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진화는 관찰된 사실로서의 진화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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