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100주년을 맞은 3·1절. 당시 기독교는 전체인구 2000만명 중 1%에 해당되는 22만명 정도였다. 천도교는 200만 명으로 기독교의 10배였다. 그럼에도 교회는 3·1운동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역량을 드러냈다. 독립선언문 서명자 33명 중 기독교인 16명, 훨씬 그 신도수가 많았던 천도교나 불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3·1운동 집회 참가자가 202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일제 기록에 의하면 사망자 7509명, 부상자 1만 5091명, 투옥 4만7000여 명이었다. 그런데 6월 30일까지 첫 4개월 동안 체포 투옥된 9458명 중 기독교인은 2087명으로 22%, 12월 말 1만9525명 중 기독교인은 3373명으로 17%, 천도교인은 2297명으로 11%였다. 1%라는 적은 수를 가진 교회의 영향력은 매우 놀라웠다.

최근에 대법원의 판결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의해 대체복무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를 바꿔놓고 있다. 이런 변화는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이 주도했다.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백 모 변호사는 병역거부를 하고 1년 6개월 동안 수형생활을 했다. 출옥 후 변호사 등록을 시도했지만 출옥 5년이 경과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거절당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그의 세 번째 등록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대법원의 병역거부에 대한 잇단 무죄판결 흐름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이쯤에서 여호와의증인 신도는 몇 명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고작 10만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몇 퍼센트일지 계산하기조차 힘든 적은 수로 헌법적 가치를 바꿔놓았다.

교회는 어떤가. 100년 전에 1%의 힘으로 세상을 흐름을 주도했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미쳤는데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는데 실제로 그 힘이 드러나고 있는가? 오히려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서러워하기만 할 것인가?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Robert N. Bellah)는 2%만 창조적 생각을 가지면 문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과연 그런 힘을 지니고 있는가? 오히려 세상의 순응하고 끌려가는 것(Conform)은 아닌지.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주도하고 바꿔야(Transform) 한다. 작은 것에 매달려 교회다움과 그 역할을 잃지 말자. 100년 전, 역경 가운데서도 이 민족을 짊어졌던 선배들의 정신 앞에 더이상 부끄럽지 말자. 우리는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한 세상을 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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