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학생 선교단체 1~2곳 빼고 소멸 위기 … 빈곤문제 심각, 신앙생활에 악영향

흔들리는 기독대학생, 캠퍼스 사역 기반 ‘붕괴’

학원복음화협의회가 2017년 국내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기독대학생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현장 사역자들의 체감 복음화는 5% 이하다. 선교단체들도 포기 상태가 되어 버린 청년대학생 전도.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대안은 무엇일까? 청년대학생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붕괴(崩壞):허물어져 무너짐’.

선교단체 사역자들이 느끼는 대학 캠퍼스의 복음화 현주소다.

지난 2월 11일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 산하 캠퍼스청년연구소(소장:김성희 목사)는 ‘청년 전도’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김성희 소장은 이 자리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300명 이상 모이던 A대학 선교단체는 현재 20~30명으로 추락했다”면서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사진은 11년 전의 모습이다. 2008년 상도제일교회(조성민 목사)는 매주 월요일마다 숭실대에서 샌드위치를 전달하며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미션스쿨에서도 전도를 하지 못한다. 종교편향이라는 이유 때문에 캠퍼스 전도의 문이 완전히 닫혔다.
이 사진은 11년 전의 모습이다. 2008년 상도제일교회(조성민 목사)는 매주 월요일마다 숭실대에서 샌드위치를 전달하며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미션스쿨에서도 전도를 하지 못한다. 종교편향이라는 이유 때문에 캠퍼스 전도의 문이 완전히 닫혔다.

청년대학생 사역 붕괴는 이미 예고되었다. 2009년 학복협이 주최한 캠퍼스사역 콘퍼런스에서 한국기독학생회(IVF) 이시종 간사는 당시 캠퍼스 복음화 상황을 “위기를 지나 쇠퇴국면”이라고 정의했다. 이 간사에 따르면, IVF 내 100명 이상 모이는 지부가 1990년대 후반에는 20여 개였다. 하지만 2009년에는 10개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특정 선교단체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기독대학인회(ESF) 관악지구 제현철 책임간사는 “캠퍼스 선교단체의 전반적인 추세”라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이제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청년대학생 선교단체의 부흥기는 1990년대를 정점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부흥의 시대가 20년이 지난 현재에는 선교단체 1~2곳을 빼고는 대다수가 붕괴 위기입니다.”

1990년대 후반을 100%로 가정하면, 10년 뒤인 2009년에는 50%로 하락, 또 다시 10년 뒤인 2019년에는 10%로 뒷걸음치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20년 만에 청년대학생 복음화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붕괴됐다.

기독대학생·학령인구 급감 ‘이중고’

청년대학생 복음화 붕괴는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학복협의 2012년, 2017년 설문조사를 역추적해보면 청년대학생 복음화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5%가 기독교인이었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17.2%)에 비해 2.2% 감소한 수치다.

반면 무종교를 비롯해 천주교 불교 신자는 증가했다. 2012년에 비해 천주교는 1.1% 증가한 8.4%였으며, 불교는 0.1% 증가한 8.9%였다. 무종교도 66.7%에서 67.7%로 증가했다.

복음화 감소는 저출산을 만나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생 숫자는 2011년 204만명을 정점으로 2012년부터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의 여파는 미래로 갈수록 암울해 2020년에는 175만명으로 줄어들며, 2030년에는 131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 사역자들은 “청년대학생 복음화가 뒷걸음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정작 복음을 들어야할 청년대학생 숫자 자체가 급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청년대학생 복음화는 기독교인 감소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기독대학생 1/3 가나안, 구원관 흔들

사실 청년대학생 복음화는 이중고를 뛰어 넘어 첩첩산중이다. 2017년 학복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독대학생 3명 중 1명(28.3%)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가나안 성도’였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소장은 “약 30%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독대학생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과 바쁜 일상 때문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5.5%가 ‘학업·아르바이트 등으로 시간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자유로운 신앙생활’(24.2%), ‘신앙에 대한 회의’(10.1%) 등이 뒤를 이었다.

더 암울한 것은 그나마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청년대학생들의 신앙관마저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대학생 2명 중 1명(52.9%)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영접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3%(2012년)에서 33.7%(2017년)로 2배 가량 늘어났다. 이에 대해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는 “신앙에 대한 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기독대학생들의 실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흔들리는 신앙관은 경건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경건생활인 성경읽기는 1주일 동안 24분에 그쳤다. 2012년 조사에서 64분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1주일 기도생활 역시 2012년(59분)의 절반 수준인 31분에 지나지 않았다. 한 주간 성경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거나(63.7%) 기도를 하지 않는(38.3%) 기독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주택·등록금 빚쟁이 양성, 신앙 악영향

예나 지금이나 청년대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그러나 취업의 그늘에 가려진 새로운 장애물이 있었다. 취업은 미래의 문제라면, 빈곤은 오늘의 문제다.

금융감독원의 2018년 7월 기준 대학생 대출 현황을 보면, 학자금을 제외한 대학생 대출이 1조1000만원을 돌파했다. 과도한 주거비와 치솟는 생활비가 청년대학생을 빚쟁이로 몰아가고 있다.

학복협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취업 문제’(61.0%)였으며, 뒤이어 ‘학자금·생활비 마련 등 경제적인 문제’(20.4%)였다. 특히 대학생 5명 중 1명(20.9%)은 빚을 지고 있었으며, 액수는 840만원이었다.
빈곤의 문제는 기독 청년대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교회 내 청년대학생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출을 받은 청년들 중 30명은 학자금, 24명은 생활비, 10명은 주거비 마련을 대출의 주 원인이라고 답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34명이 ‘월세 지원’, 18명이 ‘보증금 지원’, 18명이 ‘대출 이자 지원’이라고 밝혔다.

성복중앙교회 관계자는 “설문조사와 함께 일대일 면담을 함께 진행해보니, 교회 청년 절반 이상이 자취나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청년들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월세를 비롯해 매달 지불해야 하는 주거비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 포럼에서 손진원 목사(따스한교회)는 “과도한 주거비로 대학생들은 불가피하게 아르바이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교회 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면서 “‘요즘은 돈 없으면 교회 생활도 못하고, 제자훈련도 참여할 수 없다’는 청년들의 말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사역자들은 청년대학생을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한다. 체감 복음화 5% 이하, 문화 언어 가치관도 기성 세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집단이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주거비·등록금으로 빈곤의 악순환까지 겪고 있기 때문에 미전도 종족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향한 전도 전략과 복음화의 길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총체적 복음, 총체적 선교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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