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없는 목회, 본질 회복 위한 치열한 노력 필요 … 뼈대 세우는 목회 철저해야
절대 신앙 약화되는 시대, 확실한 복음선포와 신행일치 이뤄져야 바로 설 수 있다

대담/ 기독신문 주최 ‘목회플러스 콘퍼런스’ 이끈 이용걸·류응렬 목사

진행=정연철 목사(기독신문 이사장)
진행=정연철 목사 (기독신문 이사장)

<기독신문>이 주최한 제1회 목회플러스 콘퍼런스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콘퍼런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물론, 후속 자료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용걸 원로목사(필라델피아영생장로교회)와 류응렬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도 시종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던 점에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열의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언론의 사명을 감당하는 <기독신문>이 목회 일선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사를 기획한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목회자들을 동력화시키고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일에 계속적인 노력이 있기를 기대했다.

목회플러스 콘퍼런스를 마무리하면서 콘퍼런스를 기획한 기독신문 이사장 정연철 목사(삼양교회)가 두 강사들과 함께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에서 이용걸·류응렬 목사는 강의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모국의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강한 애정을 표현했다. 콘퍼런스 현장에서 공유하지 못했던 강사 두 명의 목회철학과 응원의 메시지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편집자 주>

▲목회플러스 콘퍼런스를 이끈 소감과 평가를 부탁합니다.

=이용걸 목사(이하 이 목사) : 은퇴 후 목회자를 살리는 일을 하려고 필라델피아영생장로교회 안에 목회자훈련원을 세웠습니다. 은퇴한 지 3년째 지나고 있는데 미국 각 지역을 돌며 세미나를 열어 목회철학, 목회위기, 영성관리, 당회운영 등 40년 목회 경륜을 바탕으로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교회성장은 성경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 밖에서 찾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목회자훈련원을 통해 후배 목사님들을 돕는 사역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기독신문>을 통해 한국교회를 위해 귀한 섬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기뻤습니다.

=류응렬 목사(이하 류 목사) : 저는 늘 조국 교회, 특히 총신 출신으로서 예장합동 교단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나오기 쉽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한국의 목회자들을 섬기는 일이기에 기쁘게 올 수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에게 설교와 목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언론사인 <기독신문>이 주최한다는 것에 고무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목회자들을 구체적으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마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성향에 치우치지 않고 순수하게 복음과 목회를 나눌 수 있는 기관이 신문사이기 때문에 한국교회를 위해 발전적인 사역들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요.

이용걸 목사(필라델피아영생장로교회)
이용걸 목사(필라델피아영생장로교회)

=이 목사 : 목회자들이 막연하게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갖고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역사하신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교회에서 집회를 하고, 세미나를 인도해 본 결과 목회자들이 성경지식은 많이 있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이뤄진다는 확신이 없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목회의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을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목회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류 목사 : 저의 강의는 칼빈에 대한 설교 작성과 전달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설교를 함에 있어 성경해석과 설교문 작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목회자의 본질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목회자가 가져야 할 자세, 목자의 마음 등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단에 섰습니다.

▲두 목사님들께서는 이민 목회를 하시고 은퇴하셨거나, 현재 하고 계십니다. 이민 목회의 특징과 목사님들께서 중점적으로 펼치는 사역은 무엇인지 나누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목사 : 이민 목회는 한국의 목회와 다르지만, 미국 목회라 해서 미국식은 없습니다. 어중간합니다. 초교파적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개혁신앙 입장으로 말씀을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이민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자존심이 굉장히 강합니다. 개인주의가 강해 교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일치로 운영했습니다. 목회철학대로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만장일치제와 기도와 영성으로 교회를 운영해 왔습니다.

=류 목사 : 이민 목회나 한국 목회의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성경 진리 안에서 행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진리는 똑같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은 한국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설교가 필요합니다. 부족하지만 저의 목회의 핵심사역은 한 사람입니다.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 그대로 목회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합니다. 조국 교회가 어떤 점에서 힘들어한다고 진단할 수 있을까요.

=이 목사 : 한국은 갑작스럽게 경제성장을 누렸습니다. 단계적이지 않았습니다. 주5일제가 교회를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시절을 지내온 사람으로서 하나님만 의지하고 은혜와 복을 기대하고 살았지만, 지금은 하나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 같습니다. 과거보다 기도와 열정이 많이 식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반기독교적인 상황들이 교회를 힘들게 합니다. 교회성장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목회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류응렬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류응렬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류 목사 : 한국교회 위기는 강단의 위기라 생각합니다. 과거 우리는 신학이 활발하지 못할 때 신앙이 확고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신학은 활발한데 신앙이 약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목회자의 위기가 곧 강단의 위기이며, 강단의 위기는 고스란히 목회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 신앙이 약화되는 시대에 확실한 복음선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삶의 실현, 즉 신행일치가 이뤄져야 위기가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 목사 : 본질 회복이 필요합니다. 개혁가들이 실천했던 하나님 면전의 삶, 말씀 중심의 메시지 선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은퇴를 하면서 성도들에게 대소요리문답을 제대로 다루고 가르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뼈대를 세우는 목회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류 목사 : 진리 약화의 책임이 목회자에게 있다면, 진리에 대한 확신과 선포의 약화 역시도 목회자의 책임이 큽니다. 목회자가 먼저 진리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합니다. 그리고 신앙 안에서 겸손하지만 당당하기를 바랍니다. 신앙 안에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 앞에 너무 조심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세상은 두려운 대상이 아닙니다. 세상을 말씀으로 정복할 대상으로 알고 확신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콘퍼런스를 마무리하면서 목회일선에서 힘쓰고 있는 동역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이 목사 : 해외에 나가 살면서 모국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한국교회를 위해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잘 돼야 이민 목회도 잘 됩니다. 조국 교회가 회복되는 일에 동역자들이 더욱 힘써 주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목회할 때가 좋았습니다. 40여 년을 타국에 살고 있지만 지금 “한국교회를 섬기겠냐, 이민 교회를 섬기겠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한국교회를 섬기겠다고 답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를 섬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십시오. 어렵지만 한국교회에서 목회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류 목사 : 한국교회에 감사한 마음이 늘 있습니다. 미국에 이민 교회가 4300개라고 합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뿌린 결실들입니다. 묵묵하게 목회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척박한 목회환경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길을 걷는 동역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래가 어둡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위기 속에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런 고민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정화시키는 체질개선이라 여기고, 사회를 변혁시키는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세계 열방에 나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동역자들에게 “힘내시라”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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