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우생학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접근’ 발표회

김광연 박사 “신처럼 되려는 ‘하나님 놀이’ 단계 들어서”

최근 중국의 학자가 유전자를 조작한 태아를 출생시켰다고 발표해 큰 논란이 일었다. 세계 과학계는 유전자 조작 아기를 만든 과학자를 비난했지만, 4차 산업시대에 생명윤리 문제는 더욱 첨예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에서 김광연 박사의 발제 후 김영한 박사와 이상원 교수가 논평과 제안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에서 김광연 박사의 발제 후 김영한 박사와 이상원 교수가 논평과 제안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이 2월 14일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우생학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접근’을 주제로 월례포럼을 진행했다. 이 포럼에서 김광연 박사(숭실대)는 ‘신체개량 기술에 관한 신학적 성찰’이란 주제로, 현재 생명공학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인간이 신처럼 되려는 ‘하나님 놀이’(playing God)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생명공학기술과 이를 통한 신체개량기술이 윤리적이고 법적인 논의를 넘어서서 발전하고 있다며, 개혁신학 입장에서 바르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공학 관련 기술은 2001년 원숭이 복제에 성공하고, 2003년 4월 인간게놈지도를 완성한 후 엄청나게 발달하고 있다. 2012년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 캐스9의 등장으로 유전자 연구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계는 노화를 늦추는 기술연구를 비롯해 인지기능 강화 및 저하, 면역력 강화, 성장호르몬 조율 등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생명공학기술과 인공지능 기계의 결합까지 연구하고 있다.

김광연 박사는 이와 같은 생명공학 및 신체개량 기술은 인류에게 편익을 가져다주겠지만, 필연적으로 윤리적 성찰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가 개혁신학 입장에서 기술이 가진 윤리적 문제들에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4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 문제들은 과학기술이 지나치게 상업적 목적을 향해 발전하는 것, 생명공학기술이 인간을 넘어 창조세계 전체를 재구성하는 문제,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의 삶과 생명을 개조하고 결국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마지막으로 인간의 탄생과 죽음까지 기술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김광연 박사는 “생명공학시대에 인간은 ‘자신의 본성을 변형시킬 것인가?’란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명공학이 발달을 거듭하면, 인간의 근본적인 실존적 한계인 죽음까지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생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유전공학 기술로 이제 죽음은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생명공학 시대에 영원히 살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선택할 것인지, 그리스도와 함께 영생하는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생명공학기술은 인간의 신체와 생명의 효용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 가치만 앞세운다면, 환경오염처럼 생명과 창조질서를 훼손하는 오류에 또 빠질 것이란 지적이다.
김영한 박사(원장)와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생명공학 기술은 인간 개인의 존엄성 회복과 생태계의 보존 그리고 창조세계의 질서에 순응하도록 조화와 균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생명의 존엄성을 깨우치면서 생명공학 기술의 위험성과 안전성을 논의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의 윤리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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