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계 중심, 애국애족신앙 계승 각오 다져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태극기와 만세의 함성으로 물들였던 3·1절 100주년의 날이 밝아온다.

종로 탑골공원을 시작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갔던 만세의 함성이 다시 재현되는 등 선열들의 뜻깊은 사적을 기리고 계승하는 기념사업들이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시 만세운동의 주도세력이었던 한국교회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 광주 전주 천안 공주 화성 등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지역마다 지역교계가 중심이 되어 기념예배 만세행진 세미나 등 다채로운 행사들을 개최하며, 애국신앙의 후예로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0년 전 국권을 상실한 조국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 온갖 희생과 고초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항거하며 민족의 긍지와 소망으로 자리했던 한국교회의 위상을 3·1절 100주년을 계기로 다시 회복하자는 다짐이 높다.

더불어 동해상에서 발생한 초계기 사건, 위안부 및 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 등과 관련해 거듭되는 일본의 도발과 망언 등으로 한일관계가 불편해진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치하여 단호히 대처하고, 역사를 바로 잡자는 외침도 활발히 일어나는 중이다.

3월 1일을 기점으로 한 달 넘게 이어질 지역별 기념행사들을 통해 자주 평화 인권 등 독립선언문에서 표방한 가치들이 재조명되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국론통일과 한반도 평화라는 겨레의 과업성취로 이어가주기를 교회 안팎에서 기대하며 성원하고 있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믿음의 선배 애국애족 신앙 계승에 힘쓴다”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다양 … 한국교회 연합 3월 1일 기념대회 준비

 

3·1절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신앙 선배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본받고 이어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국 교회들은 자치단체 및 시민단체와 연합해 3·1운동을 기념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 기념행사
가장 주목받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예배와 행사는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교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한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 참여해 기념식과 기념예배 등을 진행한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지식인 한완상 전 부총리가 기념사업위원장으로 직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교회와 사회 대표들이 참석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제100주년 3·1절 중앙기념식’은 3월 1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최대 3만 명의 시민이 참석할 예정이다. 3·1운동이 일어난 탑골공원과 보신각 일대에서 타종식과 만세운동 재현행사도 열린다.

이어 교회연합기관과 교단들은 1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 서울시청 사거리에서부터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7차선 도로를 막고 진행하는 대형집회다. 크게 3부로 나뉘어 진행하며, 설교는 이영훈 목사(기하성여의도 총회장)가 전한다. 예배를 드린 후 ‘과거’ ‘현재’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 메시지(윤보환 감독, 림형석 목사)와 만세 행진, 독립선언서 요약문 교독, 3·1운동 한국교회선언문 발표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공동준비위원장 김종준 목사는 “어린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을 모으는 축제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0시에 정동제일교회(송기성 목사)에서 기념예배도 드린다.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설교는 교회협 회장 이성희 목사가, 성찬식은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이승희 목사가 맡아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연합예배라는 의미가 있다. 이성희 목사는 “교회협과 신학적 노선은 다르지만 100년 전 3·1운동을 함께 했던 한국교회가 한 자리에 모인다는 취지에서 양 연합기관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교회연합 행사
이외에도 서울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이 3월 28~29일 서울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 세계적인 학자 브루스 커밍스 교수(시카고대)가 강연자로 나선다. 커밍스 교수는 ‘독특한 식민지, 한국’(A unique colony, Korea)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한 인도 상원의원인 스와펜 굽타 박사와 연세대 백영서 교수가 연사로 등단한다. 아울러 2월 21일부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도 열린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교회연합회는 3월 1일을 즈음해 일제히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경기도 전체 교회가 함께 드리는 3·1절 기념예배는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주관으로 드린다. 경기남부 지역은 1일 오후 8시 수원명성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 및 구국기도회를 갖고, 경기북부 지역은 6일 11시 일산순복음교회에서 기념예배와 구국기도회를 드린다. 강사는 미국 뉴욕 프라미스교회 김남수 목사가 나선다. 경기총 박종호 사무총장은 “3·1운동 100주년 구국기도회에 이어 6월과 8월 등 계속 기도회를 갖고 교회의 갱신과 한반도 평화, 동성애 반대운동 등을 위해 부르짖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 교회와 목회자들은 1일 오전 10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개최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나라사랑과 민족자긍심을 고취할 예정이다.

스코필드 선교사는 제암리에서 벌어진 일제의 3·1운동 탄압을 세계에 알렸다. 화성시기독교연합회가 지난해에 99주년 3·1절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스코필드 선교사는 제암리에서 벌어진 일제의 3·1운동 탄압을 세계에 알렸다. 화성시기독교연합회가 지난해에 99주년 3·1절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특별히 주목할 지역이 있다. 바로 제암리 만세운동의 역사와 스코필드 선교사의 숨결이 남아 있는 화성시이다. 화성시기독교총연합회는 2월 24일 ‘제100주년 3·1운동 기념콘서트’를 협성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이와 함께 순국과 순교의 역사 현장인 제암교회와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 일대에서 3월 1~2일 ‘독립만세 축제! 모이자~제암리로!’ 행사도 열린다. 독립만세 축제는 단순한 기념행사에서 벗어나 체험마당으로 꾸몄다. 사적299호인 제암교회 옛교회터에서 발안만세시장-스코필드 박사 기념비-희생자 묘소참배 등을 돌아보는 만세길 걷기대회 등을 진행한다.

대전시 세종시 및 충청 지역은 3·1운동의 정신이 깊이 새겨진 지역이다. 대전시 지역 교회들은 대전시기독교연합회와 대전성시화운동본부 주최로 2월 24일 오후 7시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박용규 교수(총신대)가 강사로 나서 일제 강점기 시대에 민족과 함께 했던 한국교회의 모습과 이를 오늘날 계승할 방안을 전한다. 또한 대전 지역 교회들은 시청과 함께 3월 1일 대전광역시청 대강당에서 3·1절 100주년 기념대회도 참석한다. 첨석자들은 오전 10시 기념식을 가진 후, 12시 대전현충원을 방문한다.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기념관이 있는 천안시 교회도 다양한 기념행사와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천안시기독교연합회는 2월 22일 천안중앙교회에서 ‘3·1절과 기독교 정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강사는 오동춘 교수(전 연세대)가 나선다. 또한 천안성시화운동본부와 천안홀리클럽은 1일 오전 7시 하늘샘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기도회를 개최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주축으로 대전 세종 충청 지역 기독교연합회들이 1일 오후 2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대회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천안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3·1유적지 답사도 열린다. 연구소는 3월 16일 오전 8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천안·당진 지역 기독교 및 한국사 유적지’ 답사를 개최한다. 아우내 3·1운동 사적지와 유관순 열사 유적지를 비롯해 매봉교회 단비교회 독립기념관 등을  답사한다.

부산 지역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은 다채롭다. 2월 24일 주일 오후 부전교회(박성규 목사)에서 갖는 나라사랑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덕주 목사가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부전교회를 시작으로 동래만세거리까지 3구간에서 100년 부산지역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3월 13일 오후 2시 동래중앙교회에서 학술대회를, 3월 30일 오전 10시 부산진교회에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백일장 대회도 열 예정이다. 오는 상해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 갖는다.

대구는 해마다 3·1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대구시 성도와 시민들이 작년 3·1절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까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대구는 해마다 3·1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대구시 성도와 시민들이 작년 3·1절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까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해마다 대규모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 지역은 3월 1일 대구제일교회에서 장영일 목사(범어교회)를 강사로 기념예배가 열리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까지 재현행사를 이어서 갖는다. 이에 앞서 2월 22일 오후 2시 충성교회(최영태 목사)에서 ‘성도여! 3·1정신으로 깨어나라’는 주제로 대구기독교 독립운동사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는 유네스코 정부대표 서만철 장로(전 공주대 총장)와 예장합동 역사위원회 위원장 박창식 목사(달서교회)가 발제한다.

이외에도 경북 지역 최초 만세운동이 발발한 의성군 비안면 지역은 3월 12일 오후 2시 쌍계교회(서보율 목사)에서 3·1운동 경북시발 10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 의성 지역은 1일 오전 7시 의성교회에서, 안동 지역은 3일 오후 3시 안동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연합예배를 드린다.

호남 지역에서는 과거 미국남장로교 선교부가 세워진 전주 군산 광주 목포 등을 중심으로 기독인들과 미션스쿨 학생들이 주도한 만세운동이 힘차게 전개됐다. 3·1절 10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이들 지역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들이 마련된다.

군산은 한강 이남에서 처음으로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다. 지난해 3·1운동 기념행사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태극기 행진을 하고 있다.
군산은 한강 이남에서 처음으로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다. 지난해 3·1운동 기념행사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태극기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1919년 3월 5일 한강 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이 벌어진 전북 군산에서는 군산삼일운동기념사업회 주도로 3·1절 기념식 및 재현행사를 3월 1일 오전 10시 군산3·1운동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다. 이어 23일 어린이 백일장 및 그리기대회, 30일 만세운동 당시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벌어진 옛 군산경찰서 앞에서 촛불시위 재현행사  등이 이어진다. 또한 만세운동을 소재로 한 미니뮤지컬을 제작해 3월 1일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장미공연장을 시작으로 관내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상연하는 일정이 한 달 간 이어진다. 이 기간 구암교회에서는 3·1운동 관련 사진전과 역사자료전시회가 마련된다.

광주 지역은 지역 교계와 시민단체들이 광주3·1혁명100주년기념행사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월 20일 오후 2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학술세미나를 여는 데 이어, 3월 1일 오전 11시에는 금남로 일대와 5·18민주광장에서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개최한다. 이와 별도로 광주초교파장로회 주최 삼일절 기념예배와 구국기도회가 1일 광주광역시청에서, 광주지방보훈청과 교회가 함께 하는 광주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25일 오후 3시 수피아여중고를 시작으로 부동교와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작년 3월 1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3·1운동 99주년 기념행사에서 학생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작년 3월 1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3·1운동 99주년 기념행사에서 학생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전주 지역은 3월 9일 오후 1시 신흥중고등학교에서 전주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목포 지역은 1일 오전 11시 양동교회에서 3·1절 100주년 연합감사예배를 드린다.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는 2월 27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드린다. 연합예배와 함께 제주 교회들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선배 신앙인의 애국애족 정신을 본받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한다. 독립유공자 발굴 및 시상과 제주항일운동 드라마 <그 날>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정재영 김병국 박민균 박용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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