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후 정세’ 전문가 진단 청취 … 교단 통일사역 방향과 비전 제시 ‘큰 호응’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 복음화 사명 감당하자!” 제1회 통일포럼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태영호 전 공사 등 전문가들의 한반도 정세 진단과 더불어 교단 통일운동의 방향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특히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들은 교단이 북한 복음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청중들도 다양한 질문을 하며 큰 호응을 보였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 복음화 사명 감당하자!” 제1회 통일포럼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태영호 전 공사 등 전문가들의 한반도 정세 진단과 더불어 교단 통일운동의 방향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특히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들은 교단이 북한 복음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청중들도 다양한 질문을 하며 큰 호응을 보였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제1회 통일포럼 열려

한반도 평화통일을 열망하며 총회 총신대 GMS가 손을 맞잡았다. 이전까지 각 기관별로 통일운동을 전개했던 것과 달리, 103회기 들어 교단 통일운동의 동력을 한 데 모으기 위해 3대 기관이 연합한 것이다. 그 첫 결과물로 선보인 제1회 통일포럼에서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향후 한반도 정세, 북한의 대남정책 방향, 한국교회와 교단의 역할 등 전문적이면서도 다양한 정보와 의견이 제시됐다.

총회통일준비위원회(위원장:이석원 목사) 총신대 평화통일연구소(소장:최경희 교수)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김정훈 목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통일포럼이 2월 14일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에서 열렸다.

통일포럼의 강사로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태영호 전 공사가 나서 각각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전망’ ‘북한 대남정책의 방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고 수준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기 위해 교단 목회자와 성도, 일반인 200여 명이 사당캠퍼스 세미나실을 가득 채웠다.

첫 번째 강사로 등단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이번(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의 판이 바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경제 살리기라면서, 따라서 대미 협상 자세가 이전과 다르고 북핵 역시 미국과 대화를 위한 협상카드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아울러 정세현 전 장관은 “미국은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통해 북한경제를 살리기 위해 비핵화에 나설 김정은의 진정성을 믿고 있다”며, “향후 북한과 미국이 수교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한반도 내 적대관계가 끝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 선교와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많은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태영호 전 공사는 정세현 전 정관과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의 주요 대남정책이 남한을 이용해 핵보유국으로 자리 잡기와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경제 문제 해결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북한은 선 평화보장 후 비핵화 전략으로 시간벌기를 하고 있고, 향후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방향을 바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정권이 바뀌면 현재의 북핵 협상을 갈아엎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통준위 서기 김관선 목사의 사회로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 탈북사역자 송신복 목사(하나비전교회), GMS 북한담당 강한길 선교사, 하광민 목사(생명나래교회)가 참여한 패널토의에서는 △교단 내 통일 가치 전파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 양성 △통일사역을 위한 제도개선 등 교단 통일운동에 대한 제언을 나눴다.
통준위원장 이석원 목사는 “교단 목회자와 성도들은 물론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많이 참석해 통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주요 기관이 연합하는 통일 관련 행사를 더욱 많이 마련해 교단 통일운동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통일포럼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총회장 이승희 목사가 말씀을 선포하고 총신대총장대행 박용규 교수가 환영사,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김정훈 목사가 축도 순서를 맡았다. 이승희 총회장은 ‘우리가 구하여할 은혜’라는 제하의 설교에서 “기독교인들이 중심에 섰던 100년 전 3·1운동처럼, 교단과 한국교회가 나라를 온전케 하는 통일운동을 위해 기도하고 힘껏 나아가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교단 통일운동 새 방향 제시하다

2월 14일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에서 열린 제1회 통일포럼은 교단 통일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자리였다. 이전까지 총회는 통일준비위원회가, 총신대는 평화통일연구소가, GMS는 북한위원회가 각각 통일운동을 전개해왔다면, 이번 통일포럼에서 교단 내 동력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최고 수준의 한반도 전문가를 초빙해 포럼의 격을 높였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주변국의 반응을 정확히 간파하면서 우리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인물이다.
또한 태영호 전 공사는 2016년 북한의 영국 주재 공사 재임 당시 우리나라로 망명해 최근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기대대로 교계 행사에서 마주하기 어려운 거물급 인사들이 등단해 양질의 강의를 제공했다.
이에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발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전망’, 태영호 전 공사의 발제 ‘북한 대남정책의 방향과 전망’과 교단 소속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가 참여한 패널토의의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교단 전체에 통일 가치 심어야”
패널토의서 통일사역 다양한 제언 쏟아져

패널토의에서 총회통준위 서기 김관선 목사가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제1회 통일포럼에서는 교단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를 비롯해 목회자와 성도들이 교단의 통일운동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패널토의에서 총회통준위 서기 김관선 목사가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제1회 통일포럼에서는 교단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를 비롯해 목회자와 성도들이 교단의 통일운동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통일준비위원회 서기 김관선 목사의 사회로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 탈북사역자 송신복 목사(하나비전교회), GMS 북한담당 강한길 선교사, 하광민 목사(생명나래교회)가 참여한 패널토의에서는 교단 통일운동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이수봉 목사는 “예수님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한 것처럼 통일시대를 열어가려면 과거의 아픔과 결별하고 새 시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통일 가치를 발견하고 축적하지 않는다면 통일시대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교단 전체에 통일 가치를 심고 대북지원에서도 통일 가치를 반영할 때 교단의 통일운동을 통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신복 목사는 한국교회가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목사는 “현재 50여 명의 탈북민이 목회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면서,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 북한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1만명 정도의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를 세워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 막중한 과제를 감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강한길 선교사는 GMS 내 GNN의 북한선교전략을 소개했고, 하광민 목사는 교단차원의 탈북민 교회개척과 탈북민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한 제도개선을 과제로 제시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총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관선 목사는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 중 북한 인권문제를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북한에 곧바로 인권문제를 지적했을 때 개선이 될지, 아니면 남북관계 회복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에 접근할지 방법론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자리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한반도에 평화와 공존의 시대 온다”
2차 북미정상회담 후 판이 바뀔 것 … 한국교회, 동반자되어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북핵은 대미 협상용”

“여러분 머리에 어느 시절의 북한이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제1회 통일포럼의 문을 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이런 질문의 던지며 발제를 시작했다.

질문의 요지는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보수층의 경우 여전히 과거의 북한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통일부 연구원 신분으로 통일문제를 연구한 그는 “70년대 남한이 지금 없듯, 김일성 시대의 북한, 김정일 시대의 북한은 지금 없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의 오랜 숙원은 경제 살리기”였다고 밝혔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90년대 마이너스성장으로 추락한 북한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에 따라 북한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안보리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경제 살리기 위한 북한의 결단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었다. 따라서 과거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이 취하는 대미 협상 자세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핵 또한 대미 협상용”이라고 진단하며 그 이유를 들었다. 북한은 2017년 7월에 1만km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했지만, 미국정부는 워싱턴 등 미국 동부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최소 2~3년 걸릴 것으로 보고 그 사이 북한을 압박하면 손들고 나올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미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35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미국의 대북 기조가 압박에서 대화로 전환됐고 역사상 최초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맞잡았다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세계 최강국 미국은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통해 김정은의 진정성을 믿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북미수교를 맞바꾸려한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면서, “향후 북미수교에 이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에 전쟁공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세현 전 장관은 “이번(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한반도의 판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내 적대관계가 끝나고 평화와 공존이 시대가 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정세현 전 장관은 “핵을 포기하고 경제 지원을 받으려는 북한이 유턴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그에 맞는 정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북한 선교와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많은 기독교인들이 한반도 평화의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 핵보유국으로 자리잡기 골몰”
‘선 평화보장 후 비핵화’ 전략으로 시간벌기 나서 … 정세 비관적

태영호 전 공사가 북한의 핵시설 목록 신고 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태영호 전 공사가 북한의 핵시설 목록 신고 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태영호 전 북한공사 “핵 포기하지 않을 것”

태영호 전 공사는 정세현 전 장관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북한이 핵을 포기할리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남정책을 논하기 앞서 북한의 어떤 나라인지 알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계는 다른 공산국가들처럼 북한을 인민민주주의국가로 분류한다. 하지만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이 공산주의 존립을 기초에 둔 국가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세습은 공산주의 첫 번째 적인데 북한은 3대 세습을 했다. 공산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외피를 쓰고 신정체제, 노예왕조체제를 구축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은 반체제 정치범에 대한 재판 자체가 없고 종교의 자유도 없는 전근대적 국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의 대남정책도 김정은 체제 영구 지속을 위해 마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한을 이용해 핵보유국으로 자리 잡기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경제 문제 해결, 이 두 가지를 북한의 주요 대남정책으로 꼽았다.

또한 파키스탄의 사례를 들며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속셈이 있다고 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미국이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처럼 북한도 핵보유 명분을 찾기 위해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남북정상이 세 번 만났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있었지만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진전은 없었다”면서, “북한은 평화보장을 비핵화보다 우선적으로 내걸고 있다. 선 평화보장 후 비핵화 전략으로 시간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핵시설 목록을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은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부분적 해제를 영변 핵시설 영구 폐지와 맞교환할 것을 제안하면서도, 전체 핵시설 목록을 내놓고 있지 않다”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되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방향을 바꿔 핵보유국이 되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도 비관적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핵시설 목록 신고를 뒤로 미루고 있는 반면,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결국 미국 정권이 바뀌면 트럼프 정부가 진행한 북핵협상을 갈아엎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의 협상은 항상 이랬다”면서, “따라서 우리 모두가 미국이 북핵을 인정하지 않도록 나설 때다. 북한의 핵시설 신고 없이 대북제재 해제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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