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열흘 가량 앞두고 한국교회가 분주하다. 한국교회는 2009년 칼빈 탄생 500주년과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등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교회다움을 회복하려고 애를 썼다. 기독교와 연관된 ‘특별한’ 일을 치를 때면 항상 준비 단계부터 요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정점에는 항상 기독교를 대표하는 단체나 기관 혹은 주최 교회들의 의중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1운동 100주년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는 수년 전부터 기독교인이 중심이 되어 펼친 3·1운동을 되돌아보고 교회가 사회 앞에 새롭게 거듭남을 표명하자는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말만 무성했을 뿐이지 하나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3·1운동 기념예배를 함께 드려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공동으로 기념행사와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3월 1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기념예배를 드린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주관하는 예배를 드린다. 예장합동의 경우 2월 24일 주일예배를 총회산하 전국교회가 3·1운동 기념예배로 드릴 것을 권장하고, 총회 주관으로 서대문교회에서 특별예배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오는 4월 말까지 각기 지역별·노회별로 공동예배와 행사 등을 갖고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다시 말해 2019년 봄 정기회 기간은 온통 3·1운동의 역사성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그동안 한국교회는 기념행사나 예배는 있었지만 삶의 변화는 극히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이 기간에 더 높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회성 퍼포먼스로 치부하고 끝났기 때문이다. 이번 3·1운동 100주년 행사도 심히 우려가 된다. 3·1운동은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비폭력 저항운동으로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애족의 출발점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숭고한 정신을 당연히 이어가야 마땅하다. 3·1운동 100주년 조직이 비록 늦게 출범했더라도 과거를 답습하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한국교회가 사회 앞에서 존중을 받으려면 무늬만 추구하는 기독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가 되려는 섬김으로 다가가야 한다. 개인적인 삶 뿐만 아니라 교회도, 교단도 지금처럼 안주하며 안일함만 추구한다면 한국교회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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