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통준위·총신대·GMS 제1회 통일포럼 공동개최...교단 통일방향 제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한반도의 판 바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주목”
태영호 전 공사 “북한 비핵화 아닌 핵 군축으로 진행할 것”
패널토의 "교단 산하 목회자와 성도들이 통일시대 여는 일꾼 될 것"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태영호 전 공사의 주장이 엇갈렸다.

제1회 통일포럼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의 판이 바뀌어 냉전에서 평화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이 선 평화보장 후 비핵화 전략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일사역자와 탈북사역자들은 통일을 여는 지름길, 탈북민 평신도 사역자 양성,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방안 등을 제시하며 교단 통일운동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총회통일준비위원회(위원장:이석원 목사) 총신대 평화통일연구소(소장:최경희 교수)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김정훈 목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통일포럼이 2월 14일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에서 열렸다.

총회 총신대 GMS가 연합해 교단 통일운동의 동력을 한 데 모은 제1회 통일포럼에는 교단 성도와 일반인 200여 명이 참석해 사당캠퍼스 세미나실을 가득 채웠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부쩍 높아진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통준위원장 이석원 목사 사회, 통준위 회계 이재천 목사 기도, 총회장 이승희 목사 설교, 총신대총장대행 박용규 교수 환영사,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김정훈 목사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가 구하여야 할 은혜’라는 제하의 말씀을 전한 이승희 총회장은 “금년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 전 나라의 주권을 찾는 운동이 이제 나라를 온전케 하는 통일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중심에 섰던 3·1운동처럼 이제 우리가 무릎을 꿇고 통일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다. 아울러 오늘의 통일포럼이 교단과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에 힘껏 나설 수 있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반도 평화 온다 VS 북한 핵포기 없다

이어 통준위가 심혈을 기울이며 초빙한 거물급 인사들의 발제가 시작됐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전망’이라는 발제로 등단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여러분의 머리에 어느 시절의 북한이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보라”며 문제제기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60년대 70년대 과거의 남한이 지금 없듯이, 김일성 시대의 북한 김정일 시대의 북한은 지금 없다”고 강조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중공과 소련의 지원이 끊이면서 80년대 제로성장 90년대 마이너스성장으로 추락했던 북한경제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과 인민들의 염원을 모아 북한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과거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이 취하는 대미 협상 자세가 전혀 다르다는 말이다.

아울러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핵은 대미 협상용”이라고 진단했다. 2017년 11월 북한이 미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했고, 이후 미국의 대북기조가 바뀌면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여전히 북한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통해 김정은의 진정성을 믿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북미수교를 맞바꾸려 한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면서, “향후 북한과 미국이 수교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한반도에 전쟁공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세현 전 장관은 “이번(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판이 바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럽이 몰타회담을 통해 45년 만에 냉전을 종식한 것처럼, 74년 만에 한반도 내 적대관계가 끝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세현 전 장관은 “우리 정부는 핵을 포기하고 경제 지원을 받으려는 북한이 유턴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한 선교와 인도적 지원에 관심이 많은 기독교인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반해 2016년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공사는 ‘북한 대남정책의 방향과 전망’을 주제로 발제하며, △남한을 이용해 핵보유국으로 자리 잡기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경제 문제 해결이 현재 북한의 주요 대남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해 남북정상이 세 번 만났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있었지만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진전은 없었다”면서, “북한은 평화보장을 비핵화보다 우선적으로 내걸고 있다. 선 평화보장 후 비핵화 전략으로 시간을 벌려고 한다. 나아가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은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부분적 해제와 영변 핵시설 영구 폐지를 맞교환할 것을 제안했으나, 핵 리스트를 내놓고 있지 않다”며, “이는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나 트럼프 정부는 미국 국회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북한에 핵시설 신고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결국 미국의 정권이 바뀌면 지금의 북핵 협상을 갈아엎을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통준위 서기 김관선 목사의 사회로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 탈북사역자 송신복 목사(하나비전교회), GMS 북한담당 강한길 선교사, 하광민 목사(생명나래교회)가 참여한 가운데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이수봉 목사는 “통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축적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통일시대는 열리지 않는다”며 교단 산하 목회자와 성도들이 통일시대를 여는 일꾼이 될 것을 강조했고, 송신복 목사는 “통일 이후 북한에 복음을 전할 탈북민 출신 평신도 사역자를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강한길 선교사는 GMS 내 GNN의 북한선교전략을 소개했고, 하광민 목사는 교단차원의 탈북민 교회개척과 탈북민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한 제도개선을 과제로 제시했다.

통준위원장 이석원 목사는 “교단 목회자와 성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함께 고민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통일포럼과 같은 자리를 더욱 많이 마련해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누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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