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 설립, 기념포럼 열어

‘복음화 사역 최악의 상황’ 진단 속 새 전도모델 제시 … “생활밀착형 관계전도 효과 커”

청년대학생 복음화가 최악의 상황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성 확보와 생활밀착형 관계전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학원복음화협의회(상임대표:장근성 목사·이하 학복협)는 2월 11일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캠퍼스청년연구소’를 설립하고 포럼을 개최했다. 연구소 설립을 기념해 열린 포럼에서는 청년대학생 복음화의 적신호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캠퍼스청년연구소 소장 김성희 목사는 “2000년대 초반까지 300명 이상 모이던 A대학 선교단체는 현재 20~30명으로 추락했다”면서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혐오, 개인주의, 이단으로 전도 막혀

위기는 캠퍼스청년연구소가 조사한 청년대학 사역자 설문에서도 드러난다. 대학 캠퍼스 사역자와 교회 청년대학부 사역자 2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역자 3명 중 1명(34.25%)이 지난 1년 동안 단 한 명도 전도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 캠퍼스 사역자(27.3%)보다 교회 청년대학부 사역자(41.2%)의 비율이 높았다. 교회 청년대학부 사역자만 볼 때, 교회 사역자의 절반 가까이가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전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 1>

김성희 목사는 “청년대학생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통계”라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내수동교회 대학부 담당 박정욱 목사는 “젊은이들이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결코 따뜻하지 않다”면서 △개신교에 대한 비우호적인 정서 △개인주의 문화 △이단의 폐해로 청년대학생 전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욱 목사는 “청년대학생의 개인주의 성향과 전도는 정면으로 부딪힌다. 대화 자체가 어려워져 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로 전도가 불가능하다”면서 “여기에 더해 이단들의 포교활동으로 복음 전도의 전반적인 틀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스한교회 손진원 목사는 “학벌주의와 과도한 주거비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거비의 폭등으로 상당수의 청년대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내몰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전도의 문이 막히는 악영향을 주었다는 뜻이다.

전도의 문이 막히는 이유는 사역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전도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청년들의 시간 부족과 무관심 때문”이라는 평가가 가장 높았다. 이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신자들의 위선적인 생활 △청년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부족 △전도훈련과 전도전략 부족 △공격적인 전도방법과 태도 문제 순이었다. <표 2>

“공동체성과 경험의 전도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는 계속 진행해야 하는 사명이다.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 김선일 교수(전도학)는 새로운 전도 주제를 제시했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중요한 사역 키워드는 공동체와 경험”이라면서 “현대인들은 권위적인 가르침이나 주입식 보다 함께 대화하며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진리와 지식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김선일 교수는 청년대학생 전도를 위해서는 ‘환대적 언어’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환대란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로 “인간관계를 맺을 때 타인을 나와 동등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자세”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전도 주제인 ‘미셔널 라이프’ 운동은 캠퍼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생활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업에 일찍 와서 학우들과 교수들을 위해 기도하고, 매일 동료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공공적 복음 선포’는 입술로 직접 복음을 전하고 나누는 행동이다. 청년대학생답게 캠퍼스에서 기독교 신앙을 드라마로 표현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김선일 교수는 새로운 전도 주제로 ‘양육을 통한 복음전도’를 특히 강조했다. 양육과 전도를 별개로 구분하는 사역을 탈피해 복음 제시와 양육을 동시에 실천하라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생활밀착형 전도”

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는 설립을 기념해 2월 11일 제1회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학생 전도전략을 나누고 있다.
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는 설립을 기념해 2월 11일 제1회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학생 전도전략을 나누고 있다.

캠퍼스청년연구소 포럼에서는 현장 사역자들이 제시한 전도전략도 소개됐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정경호 간사는 “수요자 중심의 생활밀착형 전도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 간사가 제안한 전도전략은 ‘실천’이다. 그는 “만나지 않으면 전도를 할 수 없다”면서 불신자 청년대학생을 만나는 것에 사역의 초점을 맞추고, 전도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자 중심’의 전도전략도 필요하다. 전도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필요 중심의 생활밀착형 관계전도’도 중요하다. 청년대학생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은 관계의 문을 여는 첫걸음이다. 함께 삶을 공유하고, 아픔과 기쁨을 나누는 관계가 필요하다.

박정욱 목사는 “결신자가 아닌 마음을 얻어야 한다”면서 “복음의 가치를 드러내는 실천과 전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열매를 따라가기 보다는 사랑하며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공교회 중심의 전도’ 또한 효과적인 전도전략으로 제시됐다. 박정욱 목사는 “교회가 아닌 예수를 드러내야 한다”면서 “개교회 중심 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반드시 자신의 교회가 아니더라도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방통행식의 공격형 전도는 지양해야 한다. 박정욱 목사는 “복음의 정수를 배려와 존중 속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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