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총장 선출을 바라보며 우리는 긴장하고 있다. 수많은 이목이 지금도 그 곳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성공적인 선출을 기대한다. 그와 함께 학교가 정상화 되고, 총회도 이 기회에 반성할 바가 무엇인지 살피고 건강한 학교와 총회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총장, 그 자리를 가문의 영광이요, 최고의 벼슬 정도로 생각한다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선출되는 총장은 학교의 정상화라는 역사적인 책무가 주어질 것이다. 그럴만한 총장을 선출해야 하는 것은 그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인사에게 맡겨진 중차대한 책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총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학교의 최고 경영자로서 총장은 학교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학문적 방향을 정립하고 연구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총신대학교가 교단 소속이라는 강조에서도 나타나는 일이지만 총회정치의 어떤 외압으로부터도 자유롭게 하는 방호벽 역할도 해내야 한다.

이에 앞서 새로운 총장은 그동안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특별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줄서기에 낙인을 찍고 다시 편을 가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의’가 아닌 ‘정’, 그리고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며 줄선다면 모든 권리를 잃을 뿐 아니라 추구하는 그 이익도 얻을 수 없다는 학습효과가 오래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총장은 더이상 하늘 아래 여기저기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하고 또 그렇게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을 위해 학교를 쥐락펴락하려는 대주주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총장 개인에게 충성하는 교수를 보직하고 강의 배정이 유리해지는 일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선한 의도를 인정하지만 교단 소속 신학교라며 극한 대립을 펼쳤던 총회는 어떻게 학교를 학교 되게 만들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겨우 자리 잡은 학교가 다시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해야 한다. 학교는 더 이상 정치 싸움의 전리품일 수 없다. 누가 학교를 장악하느냐를 생각하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는 그냥 학교여야 한다. 교수는 교수이고 직원은 직원이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은 미래를 준비하는 교단과 세상의 희망으로서의 자세를 갖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 누구든 줄서기를 통해 미래를 담보하려는 어리석은 일이 학교 안에서 다시 일어나게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학교의 주인 자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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