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은 그 집안의 문화를 대변합니다. 책장에 참고서가 넘치면 학벌을 강조하는 집안이며, 경제와 처세 관련 책이 주류를 이루면 성공지상주의 가정입니다. 책장이 위치해야할 곳에 TV가 놓여 있다면? 답이 없네요. 그리스도인이라면 책장에 꼭 마련해야 할 신앙 관련 서적을 골랐습니다. 이번에는 특이하게 ‘만화’만 선정했습니다. 그림은 어려운 성경과 신학 교리를 쉽게 이해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읽어 볼 만화로 된 신앙서적, 영적 성숙을 도울 것입니다. <편집자 주>

 

성경 만화 분야

<바이블툰> (아가페북스)

성경 만화의 단점은 성경 내용을 축약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살리다 보면 주옥같은 말씀이 빠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이블툰>은 성경 본문 전체를 빼먹지 않고 넣었습니다.

<바이블툰>은 마태복음의 구절마다 그림을 넣어 편집했습니다. 마태복음의 전체 구절은 1071절. 이 중 고대 사본에 없는 ‘없음’ 세 구절을 제외한 나머지 1068절에 대해 모든 구절마다 일러스트를 삽입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2000년 전의 시대상을 반영한 그림입니다. 예수님 때의 이스라엘 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그렸습니다. <바이블툰>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바이블툰>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정보입니다. 마태복음을 읽기 전에 마태복음의 저자를 소개하고, 왜 어떻게 썼는지, 언제 썼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1장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족보가 주는 의미를 해석하고, 족보에서 삭제된 인물이 왜 있는지, 5명의 여인은 어떤 의미를 주는지 소개합니다. 이런 고급(?) 정보를 모르고 무작정 읽었더라면 마태복음 1장은 정말 재미없을 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태복음의 배경이 됐던 이스라엘 지역의 지도를 수록해 예수 그리스도의 주요 사역을 정리했습니다. 이 지도 한 장만으로도 예수님의 행적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장마다 ‘마태복음 Tip’ ‘단어설명’ 등을 배치해 성경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바이블툰>은 성경 구절 전체를 살리고, 그림으로 이해도를 높이고, 각종 정보로 말씀을 풍성하게 만드는 성경 만화입니다. 현재 마태복음만 출시되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바이블툰> 시리즈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파워 바이블> (김신중/아이세움)

<파워 바이블>이 서재에 꽂혀있지 않다고요?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자녀의 신앙양육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철저하게 어린이를 위해 기획된 만화 성경입니다. 성경 구절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기보다는 스토리와 인물에 집중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구성과 역사는 물론 등장인물, 이스라엘 문화 및 자연환경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파워 바이블>은 만화 성경의 고전과 같은 책입니다. 2005년 첫 출판에 이어 5년 동안의 준비 끝에 10권 전권이 출시됐습니다. <파워 바이블>의 성공으로 수많은 만화 성경이 등장했습니다. 이 책이 없었더라면 아마 어린이들은 아직도 텍스트로 가득한 성경책을 보며 힘들어 했을 것입니다.

<파워 바이블>의 특징은 <코믹 메이플스토리> 작가인 김신중 만화가가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엄숙하게만 느껴졌던 성경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만화를 통해 성경에 담긴 수많은 지혜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한 천지창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순차적으로 다뤄 성경이라는 거대한 숲 속에서 각 나무들이 전하는 지혜를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10여 년 전 일이지만, 성경고사대회에 출전한 학생들 상당수가 <파워 바이블>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실제로 기독신문사 ㄱ기자의 자녀들도 성경고사대회를 준비하면서 <파워 바이블>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성경의 주요 흐름을 빠르고 쉽게 게다가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는 책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재미를 위해 불필요한 잡담이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를 강조하다보니깐 인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성경 만화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성경 2.0> (씨엠 크리에이티브)

누가 뭐래도 이만한 만화 성경은 없습니다. 수많은 만화 성경을 봐왔지만 <성경 2.0>만큼 모든 것을 갖춘 책은 없습니다. <파워 바이블>이 입문용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라면, <성경 2.0>은 만화 성경의 완성품입니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어! 성경이 읽어지네’와 ‘성경 파노라마’ 강의를 들을 때 <성경 2.0>을 함께 읽었습니다.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기독교 서점에 가면 만화 성경 코너가 별도로 있을 정도로 만화로 된 성경 시리즈가 풍년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그림이 메인이 되고, 어떤 것은 인물 영웅담으로 흐릅니다. 만화라는 특성 때문에 상상력이 너무 많이 가미된 시리즈도 있고, 그림과 내용이 조잡한 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2.0>은 다릅니다. 총신대 교수 등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그림 하나하나도 철저하게 고증했습니다. 대사와 설명도 성경 본문을 그대로 기록해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복잡한 내용들은 그림이나 도표, 지도로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연관된 사건들은 ‘Link’를 통해 앞뒤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기에 초등학교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구약의 난해했던 역사 스토리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목사님의 설교가 귀에 쏙 박히는 건 저 뿐인가요?

<성경 2.0> 출판사 ‘씨엠 크리에이티브’는 단순히 책만 파는 분들이 아닙니다. 주일학교와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분들입니다.

출판사는 현재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성경 2.0>의 자료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주일학교 설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매주 올리고 있으며, 다른 그림 찾기와 같은 자료들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교역자들이 주일학교 설교 때 이 자료를 활용하고 있으며, 주보나 소식지에 게재하는 교회들도 적잖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성경 2.0>의 신약 시리즈입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이 출간된다고 합니다. 신약이 완간되기까지는 5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성경 2.0> 신약 출간으로 2019년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교리 만화 분야

교회에서 성경공부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깜짝 놀라는 부분은 성도 대다수가 교리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성화’ ‘칭의’ ‘견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도 못한 분들도 있더군요.

더 안타까운 것은 구원의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확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아니다”라고 답합니다. 오늘 교회 안에는 구원의 확신이 없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며, 예정론을 오해한 성도들이 넘친다는 뜻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교리 만화들이 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박영덕/IVP)는 1~2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기독교를 멀리하게 되는 이유 16가지를 변증학적으로 풀어가며 “진짜로 신이 있으며, 참 신은 하나님이다”라는 것을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었습니다. 책의 끝 부분은 박영덕 목사님의 개인적인 간증이 곁들여져 설득력을 더했습니다.

<만화로 보는 참된 장로교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은 총회칼빈기념사업위원회가 청소년을 위해 만든 책입니다. 예수님과 교회의 관계를 시작으로, 중세교회의 타락, 종교개혁, 칼빈주의, 한국장로교의 전래 등 시대 순으로 교리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참된 장로교인>의 특징은 개혁주의 교리들을 소개하고, 각 교파들의 차이점을 알려 장로교인의 정체성을 확립시킨다는 점입니다. 또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 십계명의 참된 의미도 설명해 앵무새가 되지 않도록 돕습니다.

이 책의 백미는 칼빈주의 5대 교리를 짧고 명료하게 설명한 부분입니다. 전적 타락, 무조건 선택, 제한 속죄, 불가항적 은혜, 성도의 견인을 청소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풀었습니다.

<만화 기독교강요> (김종두/생명의말씀사)는 <만화로 보는 참된 장로교인>의 상위 버전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가 신학생들을 위한 책이라면, 이 책은 신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적합한 서적입니다. <만화 기독교강요>를 감수한 백금삼 목사(예수가족교회)는 이 책을 “<기독교강요> 대중화의 절정”이라고 극찬했습니다.

<한 컷 만화 기독교 진리 130> (김재욱/생명의말씀사)는 독자의 입장에서 본 교리 서적입니다. ‘기독교는 결국 운명론 아닌가?’ ‘구원만 받으면 막 살아도 되나?’ ‘죄를 지으면 구원이 사라질까’ ‘왜 에덴동산에는 선악과가 있었나?’와 같이 교회에 다니면서도 궁금했던 질문에 만화 한 컷으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컷 만화 기독교 진리 130>은 특히 구원교리를 명료하고 명쾌하게 해석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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