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형의 영성과 조형] 언약의 출구 찾아 떠나는 여정
[유미형의 영성과 조형] 언약의 출구 찾아 떠나는 여정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02.1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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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기독미술평론)

이혜영의 회화는 인생의 허다한 스토리텔링을 말머리 삼아 창조주를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으로 보인다. 이유는 그가 미로(maze)라는 화두를 붙잡고, 작업하기 때문이다.

삶이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하지 않듯, 그의 삶에도 시련의 밤과 고난의 한파가 밀려오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예술가적 욕구는, 그것을 종교 미감의 현대 추상회화로 풀어낸다.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유토피아는 가상현실이지만, 그는 화폭을 매개로 기독교의 초월적 낙원을 추구한다. 본질적으로 추상미술은 유토피아 DNA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제목:미로를 찾아서, 45x55cm mix media & Acrylic on canvas, 2018■이혜영 작가는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하고, 웨스터민스터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과 박사과정에 있다. 개인전을 2회 개최한 것을 비롯해 서울신문사공모전 입상, KBS 생활미술공모전 입상, 남가주한국의날 예술부분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이사. 남가주녹미회, 남가주미술인협회, 이화기독미술인회, 녹미회, 이화도림회 소속이다.
▒ 제목:미로를 찾아서, 45x55cm mix media & Acrylic on canvas, 2018 ■이혜영 작가는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하고, 웨스터민스터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과 박사과정에 있다. 개인전을 2회 개최한 것을 비롯해 서울신문사공모전 입상, KBS 생활미술공모전 입상, 남가주한국의날 예술부분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이사. 남가주녹미회, 남가주미술인협회, 이화기독미술인회, 녹미회, 이화도림회 소속이다.

 

그는 대상의 구체적인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선과 면에 의한 순수한 조형 요소와 색에 의한 우연의 효과로 구성된 세계, 즉 미로 출구를 찾아간다. 그에게 있어 추상회화는 구원의 완성을 위해 떠나는 구도자의 기행과도 같다.

그는 인생여정을 ‘미로 찾기’라고 고백한다. 미로란 복잡한 길을 찾아 출발점부터 시작해 도착점까지 도달하는 퍼즐이다. 미로라는 것이 근원적으로 길을 잃게 만들어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물이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을 성경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마11:28)”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수고로움’을 묘사한다.

작가는 “자신을 돌아보면 미해결된 과제가 떠오르지만, 지나온 곳이 아닌 현재에 집중하려는 마음은 내면의 무의식과 조우하고 의식의 형태로 표현된다. 인생의 미로는 우연성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며 자신과 직면한다”라며 자신의 작업과 삶을 진정성 있게 대중과 공유하려고 애쓴다.

한번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기 어려운 삶의 미궁에서 향방을 못 찾아 갈팡질팡 하는 여러 고비마다 탈출은 미로의 규모에 달려있는 것 같지만, 이혜영은 하나님을 아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항변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고 하셨기 때문이다.

거친 화면은 질곡의 삶, 혼돈과 무질서의 미궁을 암시하는데 회화 작업용 모래로 재구성했다. 그 질감 위에 보라색 면을 덧칠하여, 우아하고 개성적이며 긍정 에너지의 암시로 제법 매혹적이다. 꽃피고 번지고 스미고 주름진 덩어리는 미궁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바라보는 내면의 울림이다. 출애굽기의 홍해가 갈라지는 극적인 장면으로 보이기도 하고, 시편의 사막에 강물이 흐르고 광야에 길이 열리는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이 작품 <미로를 찾아서>의 미로 출구는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이지만, 공동체 삶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면 출구가 조금씩 열린다고 넌지시 묘출한다.

이혜영이 고뇌하는 미로 탈출은 현대인들 모두 풀기 어려운 퍼즐이지만, 작가는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신뢰하는 만큼만 길이 보인다고 단언한다. 마음조차 웅크려드는 한겨울 추위는 작품을 감상하며 따스한 봄을 상상하는 성급함으로 녹여 버려도 좋을 것이다. 행복은 내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행복은 가까운 곳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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