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동포들의 귀순이 1989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비현실적인 정착 지원보다 한국교회의 관심과 사랑이 더 실효를 거두고 있다.<본보 7월 1일자 보도>. 탈북동포들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결연교회들의 문제점을 통해 바람직한 탈북동포 지원방안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탈북동포 결연 현황


현재 탈북동포들의 수는 900∼1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탈북동포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홍순우 목사)와 감리교 서부연회(감독:김창수 목사)다. 복음주의 협의회는 31교회가 46명을, 서부연회는 20교회가 40명의 탈북동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서부연회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결연사업을 위해 중국 현지에 도피성9보호처)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법률자문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생활적응 정도


탈북동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본주의에 대한 적응이다. 탈북동포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대해 매우 낯설어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구조를 파악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전혀 새로운 경제체제에 편입된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화폐가치 및 단위에 대한 당혹감과 소비생활에서 애로를 느끼고 있다.


보기 좋은 것 들이 고가품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로인한 무절제한 지출과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무지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탈북동포들이 공통적으로 부담을 갖는 것은 북에 두고온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이다. 그리고 남한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데에서 오는 외로움과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직장 생활면


북한에서 힘들게 일하다 왔는데 또 다시 힘들게 해야 하느냐며 3D 업종을 기피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북한에서의 「남존여비」 사상이 그대로 배어 있어 여성들에 비해 힘든일을 더 안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힘든일도 마다하지 않는 강한 생활력을 보이고 있다.


설령 취업이 되더라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안되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복음주의협의회 고천혜 간사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직업교육은 개인의 교육정도나 북한에서의 업무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적성과 무관한 직업과 직장 동료들의 곱지않은 시선이 이들을 일자리에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생활


탈북동포들은 대학입학의 경우 북한동포 보호법에 따라 북한에서의 수학연한을 인정받아 학교에 특례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 때는 담당 경찰관과 이북5도청의 확인이 있어야 한다. 경찰관과 이북5도청의 확인만 있으면 서울대를 제외한 어떤 학교든 입학이 가능하다. 수업료는 정부(보건복지부)에서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평균 B학점 이상일 경우 학교에서 장학금이 주어진다. 그러나 대학 이상 입학자들은 기초지식 부족으로 학교분위기나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없어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교 출석으로 인한 생계대책이 없어 이중고의 부담을 가지고 어렵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비교적 쉽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종교생활


정부 조사에 따르면 탈북동포들은 약 61.4%(개신교 36.4% 천주교 20.5% 불교 4.5% 무신론 48.6%)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찾기위해 종교를 선택한다고 한다. 북한에서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귀순 후 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등 종교에 대한 의식변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주체사상」과 「성경」의 유일신 사상을 초기에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적지않다고 한다. 복음주의협의회 고천혜 간사는 『특히 북한에서 강제에 의해 「주체사상」을 익혔던 이들은 신앙생활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의 조심스런 접근을 당부했다.




결연 귀순자 심리특성


한 번 결연된 후원자(교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이 없이 자신의 판단에 의한 일방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결연교회에 출석하여 신앙심 고양을 위한 관심이나 노력을 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94년 7월 귀순해 현재 남포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조모씨는 『귀순 초기 신앙생활을 강요하는 교회의 태도에 상당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느꼈다』면서 『신앙생활을 강요하기 보다는 조건없이 도와주다 보면 스스로 마음의 변화를 통해 신앙심을 갖게된다』고 했다.




결연교회 후원 상황


교회별로 차이가 있으나 임대아파트 입주전까지 임시거처 준비와 아파트 입주시 생활도구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상적인 생계수단이 마련되기 전까지 아파트 관리비 및 생활비로 월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보조하고 있다. 또한 일부 교회에서는 학생들의 학비, 진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함께 탈북동포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심방활동을 하고 있다.




결연교회 문제점


신앙생활을 지나치게 강요해 오히려 교회에 대한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일부 교회에서는 탈북동포들에게 다른교회는 「이단교회」라는 식의 비방도 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탈북동포들을 위한 신앙교육 프로그램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탈북동포들을 새신자반에서 교육하고 있어 탈북동포들의 현실에 맞는 신앙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


한편 담당 교역자가 매년 바뀌어 신앙교육에 대한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결연교회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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