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교회집에 소홀, 뚜렷한 이유없이 불참

최근 미국에서 북한교회 대표단과 한국교회 대표단이 접촉했던 집회는 모
두 3차례. LA에서 개최된 '한국 조선 미국 공동통일대성회'가 3월7일부터
9일까지 개최됐고, 3월11일부터 15일까지 루이빌 켄터키에서 '21세기 선교
협력협의회'가열렸다. 3월17일부터 19일까지 뉴욕에서 열린 '한북미 교회협
의회'가 마지막 집회.
북한교회 대표단은 강영섭조선기독교도연맹중앙위원장을 비롯 모두 5명.
이들 일행의 방문목적은 한국과 미국교회가 주최한 이 세차례의 모임을 통
해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교회역할 모색 및 선교협력 차원에서다.
그러나 북한대표단의 방문은 첫날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3월7일 개최된
첫번째 모임에 5명의 북한대표단 중 단 한사람도 나타나지 않은 것. 가장
중요한 첫번째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방문이 이번 기독교 관련
모임 자체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상징적인 것이다.
북한측은 첫날 공식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20시간에 걸친 오랜 비
행기여행으로 인한 피로'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또 8일 예정돼 있던 통일세미나는 예정된 북한측 강사인 해외동포원호위
원회 주락민참사가 불참한 채, 남한측 인사들만으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그러나 실질적인 북한교회 대표단인 강영섭위원장 황시천국제부장 이정로
전도사 등 3명은 17일부터 19일까지 뉴욕에서 개최된 한북미교회협의회에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대표단은 미국교회협이 주최하고 한국교회협의회 주요관계자들이 대
부분 참석한 이 행사에서 특히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에 가장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강영섭목사는 발제강연을 통해 미국정부를 상대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회복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한국정부가 북미 관계회복
을 방해하고 있다"는 유감을 표명하며 북한의 정치적 노선을 여과없이 대변
했다.
북한 대표단이 이전 행사들에 비해 한북미교회협의회에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북한의 정치적 입장을 가장 쉽게 반영할 수 있는 성격을 띤 행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미국내에서 개최된 일련의 기독교모임을 통해 북한교회 대표단은 정
치적 활동을 순수한 기독교 사역보다 훨씬 중요하게 취급했던 것으로 평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활동은 교회의 정체성을 확보한 채 이뤄지는
'교회고유의 정치적 사역'으로 볼 수 없으며 북한정권의 '대남·대북 정책'
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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