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예장총회(총회장:서기행 목사)와 예장개혁(총회장:홍정이 목사) 교단이 합동을 선언한 것과 관련, 교단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장총회의 영성목회연구회(대표회장:길자연 목사)가 교단의 현안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교회갱신협의회(회장:옥한흠 목사)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성명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거기다 예장개혁은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속초에서 열린 교역자하기수양회 기간 중 예장총회와 합동문제를 긴급의제로 채택, '합의정신을 살려 합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합동측>과 '현 시점에서 합동은 안된다'는 '잔류측'이 대립각을 세워 결국 잔류측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양 교단의 합동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숨가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예장개혁과 합동은 총회의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①개혁교단 분립에서 합동까지 ②개혁교단의 현황 ③합동관련 향후 전망 등 기획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오는 제90회 총회에 맞춰 발간될 예정인 <총회 100년사> 제23장 총회의 발전과 갈등 '제64회 비주류측 총회이탈과 1980년 일부 신대원 교수들의 이탈' 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있다.

"본 교단 총회 안에 있던 일부 인사들은 교권 장악에 실패하자 꾸준히 박형룡 박사 댁을 방문하면서 신학교 복구운동을 획책하고 있었다." <중략> "그들은 신학교 복구만이 아니라 여차하면 교단까지 분립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1979년 봄과 가을에 우리 앞에 적나라하게 전개되지 않았던가?

교단정치 중심권에서 밀린 정규오, 박동섭, 박찬목, 박병진, 노진현, 이성헌 제씨는 옛 총신을 복구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방배동에다 총회신학교를 세우기로 합의하였다."

이와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총신 재단이사회와 전체이사회는 1979년 2월 6일과 7일 잇따라 회의를 열고 ▲소위 복구 총회신학교 교장에 취임한 박아론 교수 파면 ▲박찬목 목사와 백동섭 목사는 운영이사직에서 제명하고 총회에 보고하여 해당 노회에서 보선을 결의한다.

이런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64회 총회가 1979년 9월 20일 대구동부교회에서 열렸으며, 비주류측은 대동교회에서 모였다. 결국 제64회 총회에서 소위 비주류측은 총회를 이탈하여 그들 나름대로 총회를 조직하였으나 조만간 자체분열을 일으킴으로서 사분오열 되고 말았다. 제64회 총회에서는 방배동 신학교는 불법신학교로 규정하고 동 집단의 방조자는 해 노회에 권징하도록 했으며, 총회 이탈자 및 각종 수습을 위해 21인 전권위원을 조직하기로 결의했다.

예장개혁과 분열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예장개혁은 합동보수란 이름으로 여러 갈래 분열되고 다시 개혁서울, 예장개혁 종암동측과 나뉘게 된다. 현재는 통상 예장개혁이라 함은 광주측 혹은 성내동측이라 불린다. 1997년 예장개혁은 보수 교단 합동이란 대전제 아래 합동을 추진했으나 노회 정비와 교단 신학교 문제 등을 둘러싼 견해가 심해 갈등만 유발한 채 '물거품'이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1997년 9개 교단 합동추진위원회의 경우 217개 노회 6000여 교회가 합동을 모색할 것이란 여론이 높았으나 이듬해 3-4개 교단만 참여한 뒤 다시 분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예장개혁의 역사는 어찌보면 한국 장로교의 분열사다. 그만큼 아픔이 크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교단간 합동에 대한 애착이 여느 교단보다 강한 지도 모른다.

예장총회와 예장개혁과 합동 논의는 2003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증경총회장 위로회시 총회총무 이재영 목사가 합동과 관련 운을 뗀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04년 3월 5일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예장개혁측이 요청한 예장개혁의 합동 청원 건은 총회임원회에 맡겨 진행토록 결의했다. 이어 총회임원회에서 개혁교단영입위원회(위원장:서기행 목사)를 구성해 합동 움직임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양 교단의 합동추진위원회는 6월 11일 광주에서 상견례를 갖고, 7월 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형제교단'임을 서로 확인키도 했다. 특히 8월 19일 팔래스호텔에서 모인 전체회의에서 제89회 총회에 양 교단이 합동한다는 안건을 상정키로 결의하여 주목을 받았다.

제89회 총회 이후에도 양 교단 합동추진위원들은 11월 23일, 12월 17일 잇따라 연석회의를 갖고 합동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조율해 갔다. 올해에는 4월 28일 유성 홍인호텔에서 합동을 잠정 결의하고, 마침내 6월 21일 예장총회와 예장개혁이 합동키로 최종 서명케 된다.

한편 예장개혁은 거듭된 분열에도 불구하고 현재 200여 노회, 2900여 교회가 가입돼 있으며, 이중 500-1000교회가 이번 교역자 수양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잔류할 것을 선언하여 양 교단의 합동이 멀고 험난한 길임을 예고하고 있다. 강석근 기자 harike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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