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요즘 <스카이(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장안에 화제이다. <스카이 캐슬>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자녀 교육 문제, 특히 사교육 문제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우리 사회 최상위 0.1% 가정에서 ‘코디’라고 표현되는 전문 사교육 지도자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사교육의 현장을 가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 설마 저렇게까지 하고 있을까 하면서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지나치게 심하다고 비난하는 드라마의 사교육 모습에 대해 우리는 전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능력이 안 되어서 저렇게 하지 못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자기 아이를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뭐든지 하려는 욕망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문대에 진학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우고자 하는 것보다는 명예와 많은 부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부모들의 생각이다.

이 드라마에서 자녀가 그토록 의대에 가기를 희망하는 것은 좋은 의대에 들어가서 돈 없어 치료 못 받는 사람들을 위해 인술을 펼치라는 뜻이 아니다. 네 덕 좀 보고 살아보자는 강한 의지가 숨어 있다. 병원에 가서 고생 좀 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집안에 의사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다짐을 한다. 우리는 “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지 남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

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공부하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교육열이 아니라 공부를 시키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라는 데 근본의 문제가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 때문에 공부를 한다. 흔히 주변에서 보듯이 공부 잘해서 꿈을 이루고 싶다는 이야기보다는 공부 잘해서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이야기가 훨씬 많이 들린다. 아이들은 부모의 꿈을 대신 이루어주는 존재인 것이다. 심지어 성적에 실망해서 자살을 기도하는 아이들조차 “부모님 기쁘시게 해드리고 싶었는데…”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런 잘못된 사교육과 교육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다를까?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교과서처럼 말하고 있지만, 정말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 자녀 교육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있을까? 공부 잘해서 일류 대학 들어가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라면 일류 대학에 못 들어가고 대기업에 못 들어가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일까?

병원이나 법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리스도인들도 정해진 절차를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세상 사람들처럼 교인 중에 아는 의사나 법조인을 찾아서 특별한 도움을 받으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은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거듭난다는 것은 일차로 한 개인의 인성 안에서의 변화를 의미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그의 세계관과 가치관, 삶의 태도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 종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지향하는 데로 발전해야 한다. 거듭남의 결과는, 자녀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정교육의 방법, 자본의 축적과 기업 활동에 기여하는 경제적 행동과 판단,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변화를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자녀 교육이 새로운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성공의 사다리에 오르도록 부추길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성경에서는 작은 일에 충성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 모두가 성공하고 출세하기만 바랄 것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 아이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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