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교회음악과 교수>

찬양대는 예배에서 성도들을 대표해 영적으로, 그리고 음악적으로 잘 준비된 특별한 찬양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교회의 대표적인 음악기관이다. 교회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찬양대는 각 시대 중심적인 교회음악 장르의 곡들을 노래함으로써 교회음악 발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다. 오늘날 찬양대는 지금까지 발전된 여러 가지 다양한 유형의 곡들을 노래하고 있는데, 그것들을 일별(一瞥)해 봄으로써 찬양대가 교회음악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찬양대가 주일 예배에서 주로 노래하는 곡들은 앤섬(anthem)이다. 앤섬은 16세기 ‘영국 국교회(성공회)’의 설립과 더불어 크게 발전한 교회음악의 한 장르로서 영어로 된 기독교적인 가사에 곡을 붙인 예배 음악의 일종이다. 그것은 회중보다는 찬양대를 위해 보다 정교하게 작곡된 3분 내지 5분 내외의 교회합창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전통적인 찬양대 곡들이 이에 속한다. 한국교회에서는 그 동안 주로 미국에서 출판된 앤섬 악보들을 번역해서 사용해 왔으나, 요즘에는 우리나라 교회음악 작곡가들의 곡들도 많이 노래하고 있다.

둘째, 찬양대는 모테트(motet)를 노래하기도 한다. 모테트는 13세기경부터 발전된 교회음악의 한 장르로서 앤섬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가사 면에서 모테트는 주로 라틴어로 되어 있으며, 음악적으로는 앤섬과 별 차이가 없다. 종교개혁 이전에 ‘로마 가톨릭 교회(천주교)’를 배경으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로마 가톨릭 교회 예배(미사) 음악의 일종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사실 바흐와 같은 개신교 작곡가들과 모차르트, 브람스, 멘델스존 등 대부분의 주요 작곡가들도 모테트를 많이 썼다. 전통적인 찬양대 곡들 중에는 모테트를 번역한 곡들도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로는 모차르트의 <Ave verum corpus>를 들 수 있다.

셋째, 찬양대는 칸타타(cantata)를 노래하기도 한다. 칸타타는 바로크 시대로부터 발전한 다악장(多樂章) 형식 교회음악의 한 장르로서 서주, 독창, 중창, 합창 등 다양한 형태의 악장들로 구성된다. 200여 곡의 교회 칸타타를 남긴 바흐는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사역할 때 수년 동안 매주 칸타타를 작곡하여 주일 예배 시에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다. 오늘날에도 특히 부활절과 성탄절 때에는 많은 교회에서 찬양대가 칸타타를 노래하는 것을 보게 된다.

넷째, 찬양대는 오라토리오(oratorio)의 한 악장을 주일 예배에서 노래하기도 한다. 오라토리오는 칸타타와 마찬가지로 바로크 시대부터 발전한 다악장 형식 교회음악의 한 장르로서 칸타타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서사적이며 극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헨델의 <메시아>,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엘리야> 등을 보통 ‘3대 오라토리오’라고 칭하는데, <메시아> 중 <주의 영광> <할렐루야> 등은 특히 성탄절 때 찬양대 곡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섯째, 찬양대는 종교개혁 이전 로마 가톨릭 교회를 배경으로 모테트와 더불어 발전된 ‘미사 곡(missa 曲)’의 한 악장을 노래하기도 하고, 찬송가 편곡을 노래하기도 하며, CCM 편곡이나 CCM 풍의 찬양곡, 흑인영가 편곡, 국악풍의 찬양곡 등을 노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찬양대는 여러 가지 다양한 교회음악 장르의 곡들을 노래함으로써 예배를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며, 잘 준비된 수준 높은 찬양을 통해 성도들에게 특별한 교회음악적, 신앙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므로 교회는 찬양대가 그러한 찬양대 본연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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