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소리, 존 로스 선교사 110년 만에 한글판 출간

만주 일대 선교 현황과 정책 통해 복음으로 이끄는 ‘토착화’ 정신 잘 드러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가짜 중국화’ 맞서 1000명 추방하면 1만명 보내자”


“중국 정부가 선교사 1000명을 추방하면, 우리는 1만명을 다시 보내자.”
최근 중국 정부가 ‘기독교의 중국화’를 목표로 한국인 선교사를 대거 추방하고 중국 내 가정교회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는 가운데, 국내 선교 관련 단체들 중 대외적으로 중국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곳이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현숙 폴리 박사)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중국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는 중국 현지 가정교회의 소식들을 시시각각 전하며, 중국 정부가 기독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압받는 중국교회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와 후원을 한국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존 로스 선교사(1842∼1915)가 쓴 <만주선교 방법론>을 한글로 번역해 출간했다. 존 로스 선교사는 스코틀랜드 출신 선교사로 만주에서 한국인 이응찬, 김진기, 서상륜, 백홍준 등의 도움을 받아 1882년 한글판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간행하고, 1887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번역한 <예수셩교전서>를 출간했다. <만주선교 방법론>은 1903년 씌어져 그동안 영어판만 있었으며, 한국순교자의소리가 1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글판을 출간했다.

▲ 한국순교자의소리가 110여 년 전 ‘기독교의 중국화’를 시행한 선교사들의 기록을 담은 <만주선교 방법론>을 출간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CEO(오른쪽)와 아내 현숙 폴리 대표가 1월 17일 사무실 앞에서 <만주선교 방법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만주선교 방법론>에는 존 로스 선교사가 사역하던 중국 만주 일대의 선교 현황과 정책, 개종자 사례 등이 담겼으며, 특히 서양 기독교가 아닌 중국 기독교로의 ‘토착화’ 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존 로스 선교사는 <만주선교 방법론>에서 “…중국인 나름대로 이상적으로 여기는 가치가 있습니다. 중국인과 외국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를 이끌고 운영하는 일에 어려움이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안전한 방법은, 중국인 문제는 옳고 그름에 관한 중국인의 관념에 따라 결정하게 맡기는 것입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기본적으로 옳은 교리를 따르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거나 의심되는 경우, 우리는 조심스럽게 조언하는 것입니다…”라며 중국 기독교로의 토착화를 강조했다.

책을 펴낸 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소리 CEO는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를 중국화 하는 사업을 시작하기 오래 전부터 존 로스 같은 서양 선교사들이 이미 기독교를 중국화 해오고 있었다”며 때문에 현재의 중국 정부가 ‘기독교의 중국화’를 말하는 것은 “중국교회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어느 나라든 기독교 신앙은 현지 실정에 맞게 ‘상황화’되고, 중국 기독교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이제와 ‘기독교의 중국화’를 주장하는 것은, 지금의 중국교회가 서양 기독교를 따른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또 “선교사를 평가하는 잣대는 중국을 더 ‘서구화’ 하느냐 ‘중국화’ 하느냐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 모든 부족, 모든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구원하느냐는 것”이라면서 “존 로스가 추진한 기독교의 진정한 중국화와 중국 공산당이 추진한 그것의 모조품의 차이가 바로 그 점에 있다. 진정한 중국화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촉진하거나 늦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신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가는 길로 데려오고, 그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만 힘쓴다. 가짜 중국화는 기독교를 길들이기 위해 애쓴다”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선교계가 중국 정부에 보다 대범하게 맞설 것을 기대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이 진짜이기 때문에 핍박을 받는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쫓겨난다고 해서 중국 선교를 끝낼 것이 아니라, 1000명이 추방당하면 1만명을 보내자”고 강조했다.

“중국 가정교회 핍박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처음에 조그만 가정교회를 쳤을 때, 가정교회들이 조용하니까 나중에는 큰 교회를 쳤다. 지금은 핍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다. 중국 정부가 아무리 추방을 한다고 해도 한국 선교사는 다시 들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에릭 폴리 CEO는 한국 선교계가 중국에 선교사를 다시 보내는 것과 함께 핍박받는 중국교회의 고통에 참여하고 위로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교회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금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찾아가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대교회 시절 전염병이 퍼지면 사람들을 마을을 떠났다. 그때 거꾸로 길을 거슬러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기독교인들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중국교회를 찾아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보여주자.”

<만주선교 방법론>은 어떤 책인가
만주선교사역 일으킨 원칙 정리

1890년 만주 장로교회에 세례교인이나 학습교인으로 교인 명부에 오른 신자는 2만7000명이 넘었다. 기독교가 중국의 미래 종교가 돼야 한다는 소망이 커져가는 가운데, 선교단체들은 그동안의 만주선교 사역을 일으키고 토대 역할을 했던 원칙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고, 존 로스 선교사가 그 책임을 맡았다.

로스 선교사는 책에서 최초의 이방인 선교사(바울)의 원칙을 당시 선교사들이 중국 상황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논했고, 그 외 당시 중요하게 다뤄졌던 신학적 주제들, 그리고 중국인 신자들의 은혜로운 간증들을 정리했다.

한글판 <만주선교 방법론>은 77쪽 분량의 소책자로, 한국순교자의소리(www.vomkorea.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02-206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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