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과 공공성 회복하라’ 강의 요약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소장:정일웅 목사)는 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YMCA에서 ‘한국교회,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주제로 제3회 목회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될 만한 시각과 목회자의 자질함양을 위한 교훈을 제공했다. 일부 강의들을 요약해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 시대의 목회자상] 박조준 목사 (세계지도력개발원 원장)

목회자는 광야의 외치는 자 돼야
직분 자부심 갖고 담대히 나가라

▲ 박조준 목사 (세계지도력개발원 원장)

목사는 성도들을 책임지는 사명을 받은 자이다. 목사들은 성도들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 목사의 급여를 성도들이 감당하지 못할 때는 목사가 별도의 직업을 통해서라도 충당하여야 한다. 이 세상은 돈이 없이는 살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 말씀이 실재되는 것을 성도들에게 삶으로 증거할 수 있어야 한다. 목사들은 자족하기를 힘써야 하고 자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목사들은 청지기이다. 목자의 사역을 맡은 자인데 목사가 할 일은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먹이는 일이다. 영의 양식을 양들에게 먹이는 것, 즉 설교하는 것이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목사들은 삶의 작은 부분까지 늘 조심하여 본이 되도록 하고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목사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앞서가야 한다. 뒤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늘 모든 일에 앞장서서 본이 되어야 한다. 본이 되려면 언행일치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100%, 즉 주어진 만큼의 책임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사들은 바른 의식을 가져야 하며, 성도들을 바라볼 때 외모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성도들의 외적 조건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그 어떠함으로도 차별이 있어서도 안된다. 언제나 하나님 편에 서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성도들의 선심, 특히 부자들의 선심이나 권력가들의 선심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고아와 과부를 만날 때나 대통령이나 부유한 사람을 만날 때나 태도가 같아야 한다. 우리는 ‘줘도 못 먹는 사람이 아니라 줘도 안 먹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종을 결코 굶기지 않으신다. 목사는 하나님의 대사이며 사회의 품위있는 어른으로서 천박한 언어를 삼가야 한다. 바른 가르침을 선포해야 한다. 재물 앞에, 권력 앞에 비굴해지지 말라.

목사의 가장 큰 문제이자 유혹은 명예욕이다. 목사의 명예욕은 예수님의 보좌까지 탐낸다. 목사라는 직함이나, 그가 하는 일이 좋아보여서 목회를 한다면 그것은 사명이 아니다. 남자 목사들은 음욕을 품어서는 안된다. 음욕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음욕을 품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해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기도와 말씀에 전념해야 한다. 특별히 목사는 말씀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설교에 더더욱 전념해야 한다. 목사는 목회라는 사역의 큰 틀에서 말씀에 가장 전념하도록 세움 받은 사람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목사의 영적권위는 말씀 즉 설교로부터 오는 것이다.

말씀 선포는 성경말씀의 본문에 대한 해석만으로 부족하다. 그것은 강의이지 말씀 선포는 아니다. 말씀 선포는 마지막에 성도들로 하여금 결단하는 시간을 갖도록 이끌어야 한다. 말씀 선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영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야 한다. 말씀 선포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이어야 한다.

교회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개개인의 개혁도 계속되어야 한다. 개개인의 개혁이 곧 교회의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다. 목회자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가 되어야 한다. 외쳐야 하는 것은 목회자의 책임이다. 사람들이 죄 짓고 지옥에 가는 것에 대해서 목회자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외쳤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소명과 사명, 그리고 이 직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확신을 가지고 담대하게 나가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 배를 건져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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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정치의 필요성과 제도의 개선방향] 신현철 목사 (마포중앙교회)

지역사회와 세상으로 지평 확장
공교회성 보편적 특징 살려내야

▲ 신현철 목사 (마포중앙교회)

교회정치란 교회가 일정한 교권의 체계를 갖고, 그것을 통해서 교회를 다스리는 것으로 이해된다. 정치는 일정한 정치 기구 내지는 체계를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그것을 정체(政體)라고 한다. 교회정치는 교회 정체를 통해서 시행되기에 정체는 성경적이어야 한다. 교회 정체는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데 어느 것이 성경적이라고 주장하기보다 각각의 정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살려서 더욱 성경적인 정치를 이루어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교회 정치는 교회의 순결과 질서 유지, 교회에 대한 공격 방어, 교회의 사명을 효율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회정치 원리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주권적 통치여야 하고, 교회와 성도들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교회가 세운 영적 권위를 존중히 여기며, 권세를 위임받은 자(기관)는 사도적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교회는 부흥과 성장을 추구해야 하지만 전체 교회의 질서나 부흥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정치가 본질에 합당하지 않게 흘러가면 기형적 교회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교회세습, 교회와 성직매매, 교권 다툼, 손상된 권징재판,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 등 다양한 형태의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교회정치가 바르게 살아나려면 지나치게 비대해진 교회의 독립성을 축소하고 교회의 공교회적(보편적) 특징을 살려내야 한다. 공교회성은 공공성과 다른 말이다. 공공성은 독립성을 부정하지만 공교회성은 독립성을 인정한다.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 첫째 교회 리더십의 거룩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교단의 규칙 등에 목사나 교단의 장이나 기타 임원 등의 자격요건이 설명되어 있지만 매우 추상적이다. 거룩함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자격요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 위임목사 서약식에 어떤 형태로도 교회를 세습하지 않겠다든지, 교단 산하 기관장들에게 교단이 정한 임기를 지키겠다든지 등 구체적인 형태의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책임적, 분권적 정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책임정치라는 것은 일정한 기간 동안에 교단의 정치를 맡기면서 그 정치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회장과 임원 등의 임기를 확장하고(5년으로), 교단의 직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함이 필요하다. 책임정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권을 분산시키고 견제와 감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단의 권력 체계를 분리하고 각각에 독립성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즉 총회임원회는 실무적 행정처리를 관장하고, 총회총대회의는 입법과 더불어 총회임원회의 활동을 감시 견제하고, 총회재판국은 독립적 체계를 갖추어 합법적 질서가 이루어지는 것은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한 법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법이 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교회와 교단의 재정의 사용과 집행도 공개되어야 한다. 교회 권징의 집행 과정과 절차, 판결내용도 마찬가지다. 넷째 교회의 공적 개척과 미자립교회의 자립화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교단은 공교회성을 갖고 이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형교회의 문어발식 확장을 제한하고, 미자립 교회를 자립화하기 위한 기구를 마련하여 이를 노회적 총회적 차원에서 시행토록 함이 필요하다. 또한 교회의 사적 개척을 금지하고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공적 개척만을 허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섯째 교회 사역의 지평을 확장해야 한다. 교회가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교회 내의 사역에 머물러 있던 것에서 탈피하여 그 지평을 지역사회와 세상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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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분립개척 이야기]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

분립개척은 위기 돌파하는 정공법
성장주의 극복하고 건강성 되찾자

▲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

필자는 한국교회를 이렇게 타락시키고 쇠퇴하게 만든 주원인을 성장주의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성장주의가 한국교회를 병들게 만들었고, 교회를 쇠퇴케 만들었다.

필자가 교회분립개척을 주장하게 된 첫 번째 동기는 필자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앉아 목회를 조종하고 있는 이 성장주의를 극복해보자는 몸부림이었다. 교회분립개척은 성장주의를 극복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교회개척이 이뤄지게 한다. 또 교회의 건강성을 제고시킨다. 평신도 사역자를 개발할 수 있고 모 교회도 영적 쇄신을 얻을 수 있다.

필자는 1982년 잠실중앙교회에 부목사로 부임한 후 교회가 무엇이며 목회가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장로, 안수집사, 기관장들과 모여 건강한 교회상을 토의했으며 토의 자료를 만들고, 이것들을 근거로 다시 참가자들을 크게 확대해서 전과 같은 형식으로 토의를 하여 내용을 보충하고 구체화했다. 많은 일들을 결정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3년 단위로 한 교회씩을 개척하자는 것과 특별히 주일예배 성인출석수가 1500명이 넘으면 교회를 분립한다는 것이었다.

교회분립개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1989년이었지만 첫 번째 분립개척을 시도한 것은 1993년이었다. 그러나 제1차 분립은 성공하지 못했다. 개척에 참여한 교인수가 너무 적었던 데다가 참여했던 12가정의 교인들도 대부분 모교회로 다시 돌아와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 교회는 계속 성장하여 수적으로는 중형교회가 되었다.

제2차 분립은 2000년 이뤄졌다. 제1차 분립의 경험을 교훈삼아 분립준비의 원칙을 정했다. 주일낮 예배에 출석하는 성인교인수가 1500명을 넘으면 분립을 하되 당회원 1/3, 교인수 1/3을 파송하고, 교회 재산도 1/3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분립되는 교회에 파송할 교역자를 염두에 두고 부목사들을 양성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들로 신학연장 교육을 받게 하였는데 주로 해외에서 3~4년 동안 수학하도록 했다. 2차 분립은 240여명의 교인들이 함께 했는데 개척지가 모교회에서 너무 먼 용인시 구성읍이었고 그 밖에 난제들이 있어서 담임목사인 필자가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모 교회인 잠실중앙교회에 내정됐던 부목사가 담임으로 취임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서 많은 교인들이 허탈감을 맛보았다.

제3차 분립은 2009년에 했다. 이때 필자는 분립개척을 우리 교회만 할 것이 아니라 여러 교회들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향상교회와 잠실중앙교회를 포함하여 다섯 교회로 수도권교회개척협의회를 조직했다. 이 협의회 구성원은 다섯 교회의 담임목사들과 대표 장로(10명)들이었다. 그리고 다섯 교회가 해마다 돌아가면서 한 교회를 개척하기로 하고, 각 교회는 매년 1억원씩을 그해에 분립개척을 실행하는 교회에 지원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 협의회를 통해 7년에 걸쳐서 5교회가 각각 한 교회씩 분립개척하는 열매가 있었다. 이 중의 하나가 3차 분립한 교회다. 분립할 때 개척교회로 따라간 성도들은 150여명 정도였으나 3년 후에는 회집수가 300여명으로 발전했다.

분립개척을 하려는 교회의 규모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교회의 리더십이나 다수 교인들이 복음전도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나아가 교회를 교회되게 하자는 갱신운동에 대한 하나된 믿음만 있다면 100명 정도의 교인수를 가진 교회도 분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립개척은 한국교회의 위기를 돌파하는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 교회의 본질을 찾고, 기본에 충실하고, 단순해지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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