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김춘배 의사 발굴, 조명 포럼 열어

▲ 독립운동가 김춘배 의사를 조명하는 포럼에서 박병섭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작업이 전북교계의 협력으로 성과를 드러냈다.

1월 24일 전주중부교회(박종숙 목사) 비전센터에서는 ‘전북의 잊혀진 독립운동가 김춘배 의사’라는 제목의 포럼이 열렸다. 사단법인 예랑과 애국지사김춘배기념사업회 그리고 전주YMCA평화통일100인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지역 교계와 학계·문화계 인사들이 동석했다.

김춘배 의사는 전북 완주군 삼례읍 출신으로 기독교계열의 영신학교(전 영흥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맥커친(한국명 마로덕) 선교사가 삼례제일교회를 설립할 당시 교인이었던 아버지 김창언 등 가족일가 및 이웃 80여명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간도로 집단 이주해 독립운동에 가담한 인물이다.

특히 간도에서 군자금 모금활동 중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후, 1934년 함경남도 북청군 신창주재소에서 총기와 실탄을 탈취하며 단신으로 일제에 저항한 사건은 ‘한남권총사건’ 혹은 ‘북청권총사건’ 등으로 불리며 당시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복역하다 조국 해방 후 석방된 김춘배 의사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1990년 사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한다.

이날 포럼은 일제강점기 국내에서 벌어진 대표적 항일운동의 주인공이면서도 역사 속에서 크게 조명 받지 못한 고인의 생애를 부각시키고자 전주중부교회와 YMCA를 중심으로 한 지역교계와 문화계가 힘을 합해 이루어낸 결실이다.

이승철 완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포럼 모두발언을 통해 김춘배 의사에 대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서, “같은 완주 출신의 양칠성이 인도네시아 독립영웅으로 대접받는데 비해, 정작 김춘배 이름 석 자도 기억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지역사회와 교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병섭 박사(전북대학교)는 ‘삼례의 사상사와 독립운동가 김춘배의 가계’를 주제로 “삼례의 개신교도는 1907년 후기 의병이 등장할 때 영흥학교의 설립과 함께 신도수가 100명으로 일시에 확장된다”면서 “삼례 개신교도의 2차 부흥은 그 뿌리가 의병에 있으며, 김춘배의 만주에서의 투쟁방식은 의병들의 투쟁방식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황수근 평택문화원 학예연구사는 ‘김춘배의 함남권총의거’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함남권총의거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했던 김춘배가 어떠한 조직에 속하지 않고 개인이 단독으로 일제에 저항하여 의거를 시행한 좋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럼 주최 측은 앞으로 김춘배 의사의 전기 출간, 선양사업회 조직 운영, 추모행사 거행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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