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말모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이름인데 “말을 모은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주인공인 류정환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일본 이름과 일본말을 쓰며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조선어학회 대표가 되어 말모이를 완성하려고 한다. 그러자 친일파인 그의 아버지는 그를 불러서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한글사전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느냐”고 다그친다. 그러나 류정환은 일본경찰의 온갖 핍박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말모이를 거의 완성하고 마지막 공청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고,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말이 모이고, 말이 모이는 곳에 뜻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우리나라의 독립도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말 큰 사전'이 편찬된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완벽하게 모국어를 회복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그러니 일제강점기 아래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선각자들의 투혼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결한 것인가? 우리도 한국교회의 말과 언어를 지켜야 한다. 영국교회가 소멸하고 미국교회가 쇠락해간 이유는 그들의 말과 글을 빼앗겼기 때문이 아닌가? 이제라도 우리 모두 성경의 진리와 정신을 담은 거룩한 말모이를 지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모이는 곳에 성경의 진리를 외치는 말이 모이고, 그 거룩한 말이 모이는 곳에 한국교회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려는 뜻이 모이고, 그 뜻이 모이면 한국교회도 능히 지켜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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