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개교회주의와 개교파주의 극복 방안(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교리 차이보다 공유점 찾아라”
청교도적 신앙으로 돌아가 자기성찰 실천해야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소장:정일웅 목사)가 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YMCA에서 ‘한국교회,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주제로 제3회 목회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일부 발제들을 차례로 요약해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한국교회의 교파주의는 교파 분열이 있었던 미국 교회와 캐나다 장로교회의 영향을 받은 데서 기인한다. 1912년 하나의 장로교단으로 시작한 한국교회는 100년만에 300개 교단으로 나뉘었다. 연합운동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자유로운 신학을 표방하는 KNCC와 이를 반대하는 보수교회들이 만든 한기총이 있다. 한기총은 정부가 교계의 대표성을 자신들에게 부여하자 대표회장 자리를 놓고 욕심을 부리는 정치인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돈선거가 고개를 내밀면서 흔들렸고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가 깨졌다. 한국교회의 개교파주의의 심각성은 한 교파 안에서도 예수교단과 기독교교단으로 갈라져있는 사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또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가진 수백여 개의 교단이 등록된 것도 그 증거인데 수많은 교단이 생긴 것은 소종파 의식에 근거한 것이다. 보수교회일수록 교파가 다르면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의 교류가 전혀 없다는 것도 개교파주의를 보여준다. 성직자 중심, 남성위주, 종파적 교회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한국교회 안에 깊이 들어온 기복신앙도 개교파주의를 부추키고 있다. 개신교는 사회봉사를 하거나 정치적 이슈에 대해 발언할 때 천주교와 달리 사회적 대응력이 분산되어 있어서 응집력이 약하다. 목회자들의 언어도 너무 종파적이고 보편성이 없다.

개교회주의를 잘 드러내는 사례 가운데 하나가 세습이다. 세습문제를 개교회의 전권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명성교회 사태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신교회의 세습은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고 1970년대 이래 모두 131개 교회가 가족 세습을 했다. 1973년 도림교회, 1997년 충현교회가 초기의 대표적 사례이며 2001년 광림교회 세습은 일부 교인들이 반대하고 교회언론과 시민단체가 연대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개교파주의와 개교회주의의 극복을 위해 첫째 종파의식에서 벗어나서 공공의식을 가져야 한다. 공공의식의 구체적인 예는 독일교회의 역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독일교회는 동서독의 분리 후에도 하나의 독일교회(KED)로 연결되어 있었다. 분단이 된 이후 독일교회는 교류가 끊어졌지만 서독교회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나뉘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했으며 독자적으로 동독교회를 지원하는 여러 정책들을 구사했다. 둘째 한국교회는 대통령 해임 사태 등 정권의 교체, 동성애 운동, 세월호 침몰 등 사회적 재난, 남북관계 설정 등에서 사회 양심의 보루로서 사회윤리를 각성해야 한다. 2017년 조용기 목사는 대법원에 의해서 교회 재산 횡령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판결을 받았으나 침묵하고 있다. 이는 책임 있는 교회요 공인답지 못한 태도다. 목회자는 교회 안에서만의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만든 세상법도 지켜야 한다. 사회윤리에 저촉되는 종교는 사이비종교이지 공교회라고 할 수 없다. 공교회는 자기의 잘못을 사회를 향하여 고백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 공동체성, 즉 하나됨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 건물, 조직, 프로그램 중심의 현실적 실용주의적 교회론에서 성도가 교회라는 ‘성도 교회론’의 정립이 필요하다. 또 교회는 성장이 아니라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선교, 봉사, 이단 방어, 기독교 가르침의 통일, 대사회 대정부 대북관계에서 입장 전하기 등에 연합된 힘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예수께서 제시하신 황금율의 윤리를 실천하고, 다섯째 바리새적인 교만을 버리고 낮아지고 겸손해야 한다. 여섯째 종말론적 결산의식을 갖고, 일곱째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정신을 갖춰야 한다.

끝으로 열린 정통 개혁 목회신학을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교회는 교리적 차이점을 찾기 보다 공유점을 찾아서 연합해야 한다. 세상에서 영광 받기 위해 추구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의를 위한 헌신과 고난을 추구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개교파주의와 개교회주의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 자신이 청교도적 신앙으로 돌아가 하나님 앞에 날마다 인격으로 서고, 말씀과 기도 안에서 자기성찰을 하면서 자기 비움과 섬김을 실천하는 일이다. 성직의 교권화와 사유화를 멀리하고, 대형교회 목회자가 자기를 비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대형교회 원로와 후임 목사는 욕심을 버리고 진정한 복음 전파에 힘을 기울여 참다운 목회자상을 구현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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