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보다 스토리, 성경 드라마에 집중하라”

‘밑줄’의 유혹 떨치고 이야기에 초점 맞춰야 … 소리 내어 역사 순서대로 읽으면 통독 가능

해마다 1월이면 다짐을 한다. “올해에는 반드시 성경을 1독하리라.” 하지만 작심삼일. 그래서 <기독신문>이 기획을 준비했다. 어떻게 하면 성경을 통독할 수 있을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성경통독 노하우를 소개한다. 또한 성경통독과 관련된 아이디어와 교회 사례를 통해 실천 가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해마다 똑같다. 1월 초 굳게 결심했다. “올해에는 반드시 성경을 통독하리라.” 하지만 2월 꽃샘추위가 몰려오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민수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 앞에 두 손을 들게 된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말씀 위에 굳게 서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어디서부터 잘못 됐을까? 어떻게 하면 성경을 통독할 수 있지? 성경통독원 원장 조병호 박사는 “성경통독에 대한 당위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박사는 “대부분이 민수기까지도 못간다. 레위기에 들어가면 손을 놓게 된다”면서 “원인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성경통독원장 조병호 박사는 성경을 소리 내어 이야기로 읽으면 스마트폰 유혹을 떨쳐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성경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책 순서가 아닌 역사 순서로 읽어야 한다고도 했다.

“TV 연속극을 보면 다음 편이 기다려집니다. 소설도 정신없이 책장이 넘어가죠. 이유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킵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 책이 또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창조부터 아브라함, 홍해사건, 골리앗, 바벨론, 십자가, 아마겟돈 등 성경은 정말 놀라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특히 죄악 덩어리인 나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예수님의 이야기는 세상 그 어느 러브 스토리보다도 감동적이다.

그런데 왜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조병호 박사는 “요절 중심으로 성경을 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요절 중심으로 밑줄을 치면서 성경을 읽다보면 빨리 지친다는 것이다. 게다가 성경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본문의 맥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따라서 “성경통독을 연말까지 꾸준하게 이어가려면 스토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요절과 밑줄은 신앙생활에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반드시 암송해야 할 핵심 구절들이 있고, 오늘 나에게 주신 말씀에 밑줄이 갑니다. 반면 밑줄을 치지 않은 말씀에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밑줄을 치다보면, 스토리를 약화시키는 단점이 있다는 뜻이죠. 요절에 묶이면 성경을 더 이상 읽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요절에 묶이면 성경을 이미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게 성경통독을 끝까지 못 가게 하는 방해 요소라고 했다. 따라서 1년 동안 성경통독을 제대로 하려면 “밑줄의 유혹부터 떨쳐내라”고 말했다. 그리고 성경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성경을 읽다보면 각 페이지마다의 스토리를 이해하게 되고, 이는 성경통독을 일평생 지속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유혹 이기는 스토리

눈앞에 TV, 스마트폰, 성경이 있다. 유혹을 떨쳐낼 수가 없다. 수십 번 “말씀 위에 굳게 서리라”고 되뇌여 보지만 자석처럼 TV 리모콘과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어떻게 하지? 예수님 말씀처럼 손목을 잘라내야 하나?

“유혹이라는 단어는 재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또 보고 싶다는 충동이 유혹이죠. 이는 음식과 비슷합니다. 맛있는 음식은 먹어봐야 제 맛을 알고, 뇌가 그걸 기억해 또 찾게 됩니다. 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재미있고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성경도 스토리로 읽어야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교과서와 참고서는 재미가 없다. 핵심에 붉은 밑줄이 그어져 있지만 외우고 외워도 또 까먹는다. 하지만 이야기는 평생 간다. 토끼와 거북이, 흥부와 놀부, 선녀와 나무꾼 등 코흘리개 때 들었던 스토리가 잊히지 않고 일평생 간다. 즉 스토리를 제대로 파악하면 읽고 또 읽고 싶어지는 게 성경이고, 이는 일평생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뒤흔드는 영생의 말씀이다.

“미디어는 복음의 도구”

그렇다면 TV와 스마트폰을 던져버려야 하나? 그게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조병호 박사는 “TV나 스마트폰은 문제가 아니다”면서 “오히려 복음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에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 발전의 모든 것은 수단일 뿐입니다. 오히려 수단과 도구가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장치가 됩니다. TV나 스마트폰은 눈뿐만 아니라 귀도 열게 해 성경통독을 돕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눈으로만 읽던 성경을 귀로도 들으면서 통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중에는 성경통독을 돕는 다양한 도구들이 있다. 성경통독원의 ‘1년 10번 성경듣기’ 어플리케이션은 성경을 눈과 귀로 읽을 수 있는 도구다. 지금도 매일 100만명이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성경통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루에 1시간만 투자하면 1년에 10번 성경 전체를 읽을 수 있다.

조병호 박사는 2019년 1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성경통독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조병호 통박사’를 검색하면 된다. 조 박사는 “매일 아침 20분만 투자하면 1년에 1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플리케이션과 유튜브는 젊은이들에게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의 성경통독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치 않는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소리 내어 역사 순서로 읽어라”

성경을 1년 동안 꾸준하게 읽는 방법은 ‘역사 순서대로 읽기’다. 신명기 다음에 여호수아서를 읽는 게 아니라 신명기 뒤에 시편 90편을 넣어야 한다. 열왕기와 역대기는 시대 순으로 교차해야 하며, 중간에 시편 일부분이 여기에 붙는다. 뿐만 아니라 선지서들도 열왕기와 역대기 사이사이에 넣어야 한다.

신약도 마찬가지. 4복음서를 시간별로 쪼개는 지혜가 필요하며, 사도행전 중간에 데살로니가 전후서, 갈라디아서 등을 삽입해야 한다.

조병호 박사는 “성경통독에는 5가지 순서가 있다”고 했다.

“집을 지을 때 순서가 있는 것처럼, 성경통독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성경 전체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기둥은 제사장 나라, 5대 제국, 하나님 나라입니다. 지붕은 성경 각 권의 특징입니다. 벽은 시간과 공간입니다. 성경은 2000년 동안 1500곳, 인간 5000명이 등장합니다. 마지막 창문은 각 페이지마다의 주제와 요절입니다. 이처럼 기초→기둥→지붕→벽→창문 순서대로 읽어 가면 놀라운 결과가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기’도 성경통독에 중요한 요소다. 조병호 박사는 “사람의 귀는 가장 우수하고 효과적인 도구”라면서 성경 말씀을 소리 내어 읽고 우리의 귀를 통해 듣는 것이 ‘통’이라고 설명했다.

“성경 이야기는 정말 천천히 소리 내어 읽기와 수용적 듣기를 요구합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집중력은 향상되고 성경 이야기는 자연적으로 배워지고 또 기억됩니다.”

“부모가 먼저 이야기에 빠져라”

우리 아이들은 왜 성경읽기를 싫어할까? 해답은 나에게 있었다.

“부모가 성경을 재미없어 하는데 자녀가 말씀을 사랑할까요? 부모가 먼저 성경 이야기가 재미있음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이야기로 풀어서 자녀에게 들려줘야 합니다. 부모의 스토리텔링은 자녀로 하여금 성경을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흥미진진한 성경을 통독하게 되는 것이죠.”

조병호 박사는 질문과 대답이라는 ‘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래 세대는 교육을 통해서 준비됩니다. 유태인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토라를 스토리로 가르쳤기 때문에 우수한 민족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태인들은 성경에 모든 해답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성경 스토리를 들려주고, 질문과 대답을 통해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합니다. ‘성경은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성경은 모든 질문보다 크다’는 믿음으로 자녀들과 대화를 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자녀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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