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해 벽두부터 한국교회는 바쁘다. 지난해부터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하자고 교계가 한 목소리를 냈지만 정작 의견일치를 본 것은 근래다. 코 앞에 다가온 삼일절을 맞아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교총이 펼치고 있는 3·1운동 100주년 행사는 크게 예배와 기념사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2월 24일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기념공동예배를 드리고 3·1운동 당일인 3월 1일 별도의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한국교회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으나 범국민대회 등 겹치는 행사가 많아 시간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창작오페라 <3·1운동>을 공연하고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행사와 상해임시정부 100년 기념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듯 한국교회는 민족운동이자 신앙운동이었던 3·1운동의 정신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3·1운동은 한국 역사 가운데 지도층과 일반인이 함께 일으킨 나라를 구하려는 혁명이었으며, 기독교인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 특히 1919년 당시 기독교는 천도교, 불교 등지에 밀린 서양종교라는 비난을 받고 있었으나 기독교 지도자와 성도들이 항일 저항운동을 전개하면서 기독교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외래종교 혹은 서양종교로 치부되던 기독교가 3·1운동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와 민족구원에 앞장서는 계기가 되었다.

3·1운동은 이후 만주지역에서 무장독립투쟁이 일어나는 기폭제가 되었으며, 국산품 애용, 근검절약절제운동의 나라사랑운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3·1운동은 비폭력 평화주의로서 순교자적 신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당연히 기독교인들은 3·1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이렇듯 3·1운동은 조국을 구하려는 고귀한 독립운동으로서 신앙없이는 이루지 못할 정신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왕지사 3·1정신을 계승하려면 단회적인 기념예배와 행사로 끝나서는 결코 안된다. 한국교회는 몇 년 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변화하자고 다짐도 하고 약속도 했지만 행사로서 끝나고 말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구호는 난무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3·1운동 100주년도 마찬가지다. ‘반짝 이벤트’로 치부하려면 차라리 행사를 안하는 것이 낫다. 모쪼록 3·1정신을 바르게 이어받아 신앙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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