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식 목사(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빛과소금교회 담임)

▲ 신동식 목사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빛과소금교회)

지난주 jtbc 방송은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의 실상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 목사가 79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에 소속된 목사가 14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습니다. 방송은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이 여전히 목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예장합동 총회 총무는 성문제를 일으킨 목사들을 발본색원해서 치리하고 대책을 마련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총회 역사 가운데 성문제로 목사가 치리를 받은 기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이전의 목사들이 지금보다 성문제에 대하여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배 목사들은 목회에 조언을 하면서 항상 3가지를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바로 돈과 여자와 권력입니다. 이 말은 과거에도 목회자에게 성적인 문제가 많이 있음을 함의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교단의 기록에는 성적인 문제로 인하여 치리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대부분 문제가 터지면 더 이상 목회를 하지 않고 스스로 사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당수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권징을 시행하지 않고 재교육을 시키는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순결성을 지키고 참된 교회를 세우려면 권징의 바른 시행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죄를 정치적으로 타협할 때 회개는 없고 변명과 합의만 존재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오염시키는 것이고 마침내 무너뜨리는 것이 됩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 이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회는 점점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슬픈 현실이 된 원인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일을 위하여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걸 맞는 단단한 처방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다시 교회를 살리는 길입니다.

우선 한국교회의 각 교단들이 성적인 문제에 대하여 낭만적인 생각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방송을 보면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이 “우리 모두가 죄인이고 누구나 그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데 누가 누구를 정죄하느냐”고 말합니다. 이것은 범죄자가 할 말이 아닙니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목사가 되면 안 됩니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는 무리들이 많이 있다는 자만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엄격하고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더 많은 범죄자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목사는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엄격하여야 합니다.

둘째 교단 헌법이 현실적으로 개정되어야 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십계명으로 다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매우 낭만적이고 무지한 생각입니다. 헌법이 있는 것은 십계명을 어긴 자에 대한 치리 때문입니다. 여전히 윤리강령이 없는 교단이 있고, 성범죄에 대한 징계를 명시적으로 나타낸 권징조례는 아예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적인 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권징이 시행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추태들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또한 혹 면직을 당해도 다른 교단으로 옮겨서 버젓이 목회를 하는 파렴치한이 생기는 것입니다. 각 교단이 분명한 법적인 장치가 있다면 교단을 옮겨가면서 목회를 하는 성 범죄자를 양산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단 헌법을 현실적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셋째 각 교단들은 신학교에서부터 목회자 재교육에 이르기까지 심혈을 기울여 교육하여야 합니다. 사회는 더욱 투명해지고 민감하여지는데 교회는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목회자는 권위의식에 빠져있고, 성적인 문제에 대하여 매우 나른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교회의 위기를 좌초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미성년 성 폭행범에 대한 교단의 권징은 매우 엄격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교회를 세우는 길입니다.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교회는 세상에서 동네북이 되고 맙니다.

각 교단들은 신분 세탁하는 목사들의 파렴치함에 동조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그리고 물질에 눈이 멀어서 파렴치범에 대하여 눈을 감는 것은 궁극적으로 교회를 허무는 사악한 범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한 해벌의 과정은 엄격하게 명시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눈속임이나 신분세탁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잘 드러나게 해야 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거룩하고 참된 교회를 세우는 일에는 그 무엇보다도 정직하고 합당한 권징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교단들은 적어도 성적인 죄에 대한 부분만이라도 법적으로 바르게 정비하고 정직하게 치리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든든히 세워야 합니다.

교회는 언론과 방송을 통하여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분개할 것이 아닙니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단이 바른 권징을 시행하지 않으니까 돌들이 외치는 격입니다. 예장합동 총회 총무의 말처럼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를 발본색원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를, 행함과 진실함으로 한국교회가 변화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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