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청년작가 초대전 … 시대상 잘 드러낸 개성 강한 작품 ‘호응’

▲ 김영주 <이사야 32장 15절>

한국 기독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회장:방효성)가 1월 9~15일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청년작가 초대전 ‘Soul & Spirit’를 열고 다음 세대들을 격려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가 청년작가들만을 위한 전시를 마련한 것은 54년 역사상 처음이다. 그 전에는 매년 소수의 청년작가를 선정해 지원금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그들을 독려했지만, 일시적인 지원보다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회장 방효성 작가는 “한국 화단의 미래이며 기독교 미술의 희망인 청년 작가들이 그림을 통해 이 땅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며 “사실 협회에 젊은 층보다 고령의 선배들이 많다. 젊은 세대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서로 교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초대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고영빈

협회 가입 3년 이내의 20~45세 청년 작가 13명이 총 37점의 작품을 갤러리에 걸었다. 젊은이들인 만큼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작품들이 많았다. 화려하기보다 부드럽고 발랄한 색조에는 열정이 넘쳤으며, 알루미늄 유리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들을 이용한 창조적인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총무 유미형 작가는 “자신들의 종교적인 주제를 승화시키는 데 있어 신선하면서도 시대상을 잘 드러내는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십자가나 예수님을 형상화한 작품도 간간이 보였지만, 대부분은 기독교적 색깔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은유적으로 작품 속에 담아냈다. 작품이 기독교인들이 보는 것으로 한정되기보다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욕구였다. 회장 방효성 작가는 “예전에는 기독미술이 성화, 십자가, 교회처럼 표현의 주제가 한정되어 있었다면, 젊은 작가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조형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 이장우 <연곡>

초대전에 수채화 세 작품을 낸 이효정 작가는 “나는 어릴 적 동화나 만화를 보면서 상상했던 장소를 그리고, 그 속에서 꿈꾸는 자유를 표현했다”며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작가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알고 기독교에 대한 생각이나 인식이 바뀌는 것을 꿈꾼다”고 말했다.

김영주 작가는 두꺼운 알루미늄 일부분을 기계로 잘라내고, 잘라낸 부분의 음영 효과를 통해 입체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작가는 “힘들고 지난한 작업이지만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햇다.

장애를 극복하고 작품을 완성한 작가도 있었다. 이장우 작가는 4살 때 자폐 진단을 받고 6살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완성도 높은 풍경화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강릉에 살면서 강원도의 소나무, 바다, 거리 등 주변 풍경을 유화로 표현하고 있다. 2018년 평창패럴림픽 때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어머니 정용주 씨는 “아들이 직접 본 풍경을 사진에 담아 그리면서 화가로서 자신감을 찾고 즐거워하는 것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장우 작가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면서 “그림 그릴 때 기분이 너무 좋다”고 즐거워했다.

▲ 이효정 <새벽비행>

이번 청년작가 초대전은 서로 만나기 힘든 젊은 층들이 전시를 준비하며 서로 소통하고 교제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앞으로도 매년 청년작가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올해도 청년작가 초대전을 시작으로 정기전,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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