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기독교인 심리카페]

한 성도가 홀로 사시는 아버지 때문에 상담을 요청했다. 아버지는 70대 초반인데 가끔 친정에 가면 수많은 물건들을 모아놓아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소일거리로 폐지를 줍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갈수록 오래된 신문과 잡지와 교회의 주보, 부엌에는 밥그릇과 고철 등이 가득 찼다. 창고에는 낡은 옷이 가득해 입을 옷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아버지, 이게 뭐에요”라고 물으면 “신문들은 찬찬히 보고 스크랩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모아 둔 것이고, 오래된 물건들은 나중에 골동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버릴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에 집이 더럽고, 불결해져 아버지 건강이 걱정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을 한 것이다.

이처럼 저장장애를 가진 사람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거나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문제가 나타난다. 특히 신문, 잡지, 의복, 가방, 편지, 서류 등을 버리지 못한다. 별 가치가 없는데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의도적으로 저장하며, 병적으로 수집한다. 이것은 일종의 강박으로,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장애이다.

보통 이런 증상은 비교적 11~15세에 처음 나타나기 시작하여, 20~30대를 거쳐서 만성적이 되면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심각하게 된다. 일반 인구 중 남성이 더 많고, 성인보다 노인이 3배 정도 많게 나타난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가? 의사결정, 문제해결 등의 인지기술 훈련, 노출 및 반응 억제 기법과 왜곡된 인지 교정 등과 같은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물건을 쌓아두려는 생각을 바꾸는데 집중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판단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 감정이나 생각을 처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며 엉켜있는 부분을 풀어갈 수 있도록 생각을 이완해 주어야 한다. 만약 정도가 심하면 전문의로부터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스로 정리하기 못하면 우선 주변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버릴 물건과 보관할 물건의 기준을 목록으로 정리하면서 비상 상황에 꼭 필요하거나 일상에 필요한 물건, 부모님께 물려받은 물건처럼 의미 있는 것들은 보관하되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거나, 마지막으로 쓴지 6개월이 지났다면 버리거나 팔거나 기부하게 하면 좋을 것이다. 이때 집 전체를 하루에 청소해 버리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정신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부분부터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경은 저장 강박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말한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딤전 4;7). 이처럼 망령되고 허탄한 것을 버리고 “오직 예수를 바라보라”(히 12:1). 이렇게 찬송하자.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갑니다. 자유와 기쁨 베푸시는 주께로 갑니다. 병든 내 몸이 튼튼하여 빈궁한 삶이 부해지며 죄악을 벗어 버리려고 주께로 갑니다.”(찬송가 27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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