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총회장 이승희 목사

구조적 한계 불구, 곳곳서 합리적 변화 분위기 확인 … 총신정상화 바르게 지켜봐야
전향적 자세로 통일사역 준비 중요 … 3·1운동 100주년, 정신 계승에 힘 모아가자

2019년 1월 2일 총회장실에서 새해 교단이 나아갈 방향과 한국교회 연합, 통일을 향한 교단의 역할을 공유할 목적으로 이승희 총회장과 신년대담을 가졌다. 취임 4개월을 보내고 있는 이승희 총회장은 연말연시 교단과 목회 일로 다소 피곤한 안색이었지만 변화에 대한 열망은 여전했다. 교회와 민족에 희망을 주는 교단이 되기 위해 희망행보를 새해에도 계속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이 총회장은 혁명이 아닌 합리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단의 구조적 한계에도 조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어렵게 형성된 변화의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구성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다음은 이승희 총회장과 일문일답.<편집자 주>

 

▲새해를 맞았습니다. 전국교회와 독자에게 신년인사를 부탁드립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에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제103회 총회 표어인 교회와 민족에 희망이 되자는 것처럼, 우리 교단 산하 교회와 성도들이 희망을 꿈꾸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인상을 남긴 103회 총회도 어느새 4개월이 지났습니다. 총회 이후 ‘변화’의 기조를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요.

=103회 총회는 총대들의 성숙한 모습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총회가 끝난 지 넉 달이 지났음에도 교계적으로 103회 총회에 대한 관심과 충격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합동교단이 변화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나옵니다. 그런 물음에 저는 성숙된 교단의 원래 모습인데, 그동안 몇몇 쟁점들 때문에 제대로 표출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총회 이후 지속가능한 변화의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희망행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열망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변화’와 ‘혁명’을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총회를 뒤집어엎기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그 방법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죽이고 없애는 것을 변화로 이해하면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바꿔가는 것이 변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변화는 분위기에서 옵니다. 총회 이후 적잖이 분위기가 변해 있습니다. 총회가 예년처럼 시끄럽지 않은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임원들도 변화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임원간에 다툼과 갈등이 없습니다. 불순한 청탁으로 기울어지는 모습도 없습니다. 이처럼 변화의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변화들이 이어지면 계속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럼에도 103회 총회가 충격이 큰 탓인지 모르겠지만, 변화가 미미하다는 비판에 대해 저는 변화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조용하지 않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구개편 등에 있어 미흡하다고 하는데, 원대로 한다면 보기 싫은 사람들 다 내보내야합니다. 그러면 저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다 사라지고 없어져야 합니다. 혁명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저에게 부담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기에 고마움도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변화의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그동안 체감하신 교단 내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이었습니까.

=가장 큰 걸림돌은 총회장이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총회 때 다뤄지지 않은 것을 하려하면 총회가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고, 재정적인 제약 등 구조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3구도로 돌아가는 총회 특성상 지역갈등과 불필요한 오해가 쉽게 발생합니다. 이렇다보니 전문성이 결여되고, 나눠먹기식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있습니다. 사안마다 좋은 인물이라고 선별하다가 특정 지역이나 기수에 쏠림문제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흩어야합니다. 회전문인사 차단에 갈등이 많았습니다. 경험을 가진 사람들까지 배제해야할 일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몇몇의 인사들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부득이 빼야하는 시스템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경험과 노하우는 살려야 하고, 반대로 다양한 인재를 등용해야 하는 양자간 충족이 어려웠습니다.

▲임기동안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것이며, 교단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으시다면.

=주어진 임기 동안 희망행보를 통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꾀하고자 합니다. 우선 분쟁 중인 노회문제는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할 사안입니다. 분쟁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화해행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여러 면에서 소외되어 있는 지역을 섬기는 일도 진행할 것입니다. 부총회장 출마 당시 공약했던 농어촌교회를 돕는 일도 계속할 것입니다.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위해서도 우리 통일준비위원회와 연계해 노력할 것입니다.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보여도 창구일원화, 운영이사회와 협력, 학교 당국과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만 봐도 총신회복을 위한 걸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 행보이든 쉬운 것이 없습니다. 전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협력으로 이뤄야할 과제이니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바꿔가는 것이 변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혁명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저에게 부담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기에 고마움도 있습니다.”

▲총신대가 총장선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총신대를 다시금 총회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과도기를 이끌 총장입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총장이 선출되어야 하며, 교단과 총신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치우침이 없지만 강한 리더십을 가진 총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총회 결의 당시 외부인사도 총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특정인을 세우려고 한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오랜 갈등으로 이미 학교 내 교직원들의 마음이 갈라진 상황입니다. 특히나 목회자가 쉽게 총장으로 지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이것만 봐도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공명정대한 총장 선출을 위해 이사회에서 공개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정 세력이 나서면 절대 안 됩니다. 그러면 총신은 또 다시 어려워집니다. 배후에서 총신 안정과 좋은 총장선출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총신이 안정기로 접어들 때까지 물심양면의 지원이 전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창구일원화에 혼돈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임시이사들이 총신정상화를 위해 바르게 잘하도록 믿고 지켜봐야 합니다.

▲올해 한국교회는 100주년을 맞은 3·1운동 기념과 분열되어 있는 연합단체의 하나됨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최근 법인체가 되었습니다.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 연합을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임은 안팎으로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초대 법인 대표이사로서 한교총을 제대로 섬길 예정입니다. 한결같이 한국교회의 하나된 연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3·1운동 100주년과 부활절연합예배가 중요합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연합을 이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한교총은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정부와 기독교 이원체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우후죽순 여러 단체들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전체를 아우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만, 한교총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리 교단 역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교단 자체 행사와 교회연합 행사를 균형있게 가동시키며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일을 할 예정입니다.

▲한기총 복귀 여부를 놓고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단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시기상조이며, 구성원들의 합의가 부족한 가운데 진행되면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01회 총회 시 한기총 복귀문제를 총회임원회에 맡겼습니다. 이후 한기총에 대한 문제는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연합단체의 분열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민심이 크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됨을 위해 연합단체를 통합하지 않으면 분열양상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합니다. 한기총도 현재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형 교단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교총이 법인설립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교단이 한기총에 들어와 주도하는 것은 물론, 한교총과의 통합 등 연합기관의 하나됨을 위해 노력해 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기총 복귀문제는 총회실행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인데,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이 나올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기총 복귀에 있어 이단문제 해결은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부분입니다.

▲통일을 향해 한국교회 특히 교단적으로 어떤 노력과 역할이 필요할까요.

=우리에게 통준위가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평화와 복음통일을 위해 실질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통준위를 중심으로 통일 사역에 적극 뛰어들어야 합니다. 정부 당국으로부터 듣는 정보에 의하면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의 변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이러한 북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합니다. 우리 교단이 전향적인 자세로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역시도 북한선교를 큰 화두로 삼고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으로 9월 총회까지 교단이 집중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3·1운동 100주년을 잘 준비하는 것이겠지요. 3·1운동 정신을 잘 계승하는 일에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교회와 성도 현황파악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총회와 함께 103회기의 꽃입니다. 100회기때 서기로서 목사장로기도회를 행사가 아니라 기도회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올해도 기도가 중심이 되도록 차별성을 기할 것입니다. 함께 모여 마음껏 기도하고, 구성원들이 화합하는 장이 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대담=강석근 편집국장  정리=김병국 기자  사진=권남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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