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발을 뗀 자만이 날아오르는 기쁨 누려요”
“세상에서 발을 뗀 자만이 날아오르는 기쁨 누려요”
  • 정형권 기자
  • 승인 2019.01.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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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아시안게임 패러글라이딩 금메달 백진희 장우영 이다겸 선수

수많은 훈련 통해 단련되는 신앙 … 하나님께 맡기면 참된 평안

진부한 말이겠지만,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2018년 8월 18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도 가슴 졸이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백진희, 장우영, 이다겸으로 이뤄진 한국 패러글라이딩 여자 대표팀은 숙적 일본과의 접전을 거쳐 크로스컨트리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러글라이딩 크로스컨트리는 목표지점을 정확하고 가장 빨리 도는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종목으로 팀당 5번 비행한다. 팀당 세 명의 선수가 출전해 2개의 높은 점수만 합산한다.

여자 대표팀은 4라운드 합계 4339점으로 일본을 따돌리고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마지막 5라운드에서 위기에 빠졌다. 예상보다 점수가 낮았다.

경기를 마친 여자 대표팀은 2위를 확신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렸다. 서로가 위로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일본 대표팀은 우승을 예감하고 기쁨의 환호를 올렸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최종 합산 점수에서 간발의 차로 금메달이 확정된 것이다. 은메달을 예상한 대표팀은 메달의 색깔이 바뀌자 눈물을 흘리며 얼싸안고 기뻐했다.

▲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 3:2) 참된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천국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자이다.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하나님은 기적의 주인공이다. 어린 소년의 물맷돌 하나로 장수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분이다. 홍해라는 민족의 위기 앞에서 길을 여시는 분이다.

백진희 선수의 금메달 기적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임했다. 백진희 선수 가족이 출석하고 있는 홍은돌산교회(우세현 목사)는 백 선수를 위한 기도모임을 별도로 조직해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했다. 백진희 선수는 “홍은돌산교회 우세현 목사님과 성도들의 기도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전한 항공 스포츠”

하늘을 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위험할 것 같다. 하지만 이는 편견이다. 이다겸 선수의 경우는 중학생 때부터 패러글라이딩을 했다. 자칭 ‘겁보’라고 말한 장우영 선수는 “장우영이 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저는 원래 겁이 엄청 많아요. 그러나 안전에 매우 신경을 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초등학생 어린이부터 60대가 넘은 어르신들도 가능한 운동이에요.”

장우영 선수의 말처럼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에는 50대가 넘은 선수도 있었다. 국제대회에서 50대 이상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스포츠가 얼마나 될까? 그만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운동이라는 뜻이다. 백진희 선수는 “자전거나 스키보다 안정적인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흔히들 패러글라이딩을 스릴 넘치는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부른다. 백진희 선수는 “이륙하는 순간까지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다리를 후들후들 떤다”고 했다. 그러나 땅에서 발이 탁 떨어지는 순간 매우 안정감을 느끼는 것 또한 패러글라이딩의 묘미라고 덧붙였다.

장우영 선수와 이다겸 선수는 “동적인 운동이면서 정적인 운동”이라면서 “안정적이면서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사고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는 ‘과욕’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며, 장비와 기상 점검을 게을리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다겸 선수는 “과욕을 부리면 사고가 난다. 초보자일 때에는 전문가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을 바라보면 다리가 떨린다. 하지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독수리처럼 날아오르면 참된 평안을 맛볼 수 있다. 그 은혜는 세상에서 발을 뗀 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신앙에도 ‘과신’은 금물이다.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나는 믿을 수 없는 존재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는 말씀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 단련되는 것이 신앙이다. 그럼 언제 완성되냐고? 주님 앞에 서는 때가 훈련의 마지막 날이다.

▲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패러글라이딩 금메달 주역들. 조은영 코치, 이다겸 선수, 장우영 선수, 백진희 선수(왼쪽부터).

“신실한 어머니 신앙 본받아”

백진희 선수는 갈현교회(김건 목사) 출신이다. 어렸을 때 교회는 놀이터이자 삶의 전부였다. 친구들과 어울려 마당에서 놀기도 했으며, 예배를 생명처럼 귀하게 여겼다. 교회 건축 때에는 저금통을 깨서 하나님께 드렸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예배당을 오르는 섬김의 도를 익혔다. 요절을 외워야 밥을 먹을 수 있던 여름수련회에 대한 추억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아버지 백경태 집사와 어머니 노정자 권사와 함께 홍은돌산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백진희 선수는 특히 신실한 어머니 밑에서 신앙훈련을 받았다. 그가 어린 나이에 친구를 섬길 수 있었던 것도 노정자 권사의 신앙을 본받았기 때문이다.

2019년 새해를 맞은 그에게도 소망이 있다. 현재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백진희 선수는 “몸이 빨리 회복되어 다음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일마다 반복되는 훈련과 시합 때문에 주일성수가 어렵다. 지난 2018년에는 1년 중 9개월을 집밖에 머물러야 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주일성수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마다 교회에 가고 있지만, 올해에는 바쁜 상황에서도 시간을 내서 예배를 드리고 싶어요.”

▲ 백진희 선수가 단양 패러마을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 시범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패러글라이딩 전문인은 200명 정도 된다. 그중에 충북 단양에만 100명이 상주할 정도로, 단양은 ‘패러글라이딩의 성지’로 불린다. 단양에는 활공장이 4개 있으며, 그중에서도 단양패러마을(대표자:김민주)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활공장으로 명성이 깊다.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첫 종목으로 채택된 패러글라이딩은 한국과 일본이 약진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동유럽이 강세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첫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백진희, 장우영, 이다겸 선수는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전국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팀이 있고,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하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과 달리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은 생업을 잠시 멈추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기에 메달이 더 빛난다.

백진희 선수는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함께 전국체전 정식 종목 채택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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