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평화 통일로 가는 길] 김관선 목사가 묻고 정세현 전 장관이 답하다

전쟁 위협 없는 남북관계 개선은 필요 아닌 책임
보수교회의 성원은 중재 여건 강화시키는 동력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열정 회복, 평화 선도하길

 

한반도에 드리웠던 어둠이 걷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9년간의 경색국면을 뒤로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남북한은 기대 이상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역사상 최초로 한 해 세 번의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첫 발을 내딛었다.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기의 만남, 북미정상회담도 이루어졌다. 2018년 남북한과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행보는 세계 주요 언론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국내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아울러 방송사들은 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이 있을 때마다 한반도 전문가를 섭외해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하곤 했다. 방송국 스튜디오에 앉은 전문가 중에서도 북한의 내부사정과 미국의 반응을 정확히 간파하고, 우리 정부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인물이 있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정세현 전 장관은 30대 초반 국토통일원 연구원에 특채된 이후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을 거쳐 29~30대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다. 특히 통일부장관 재임 시절 90여 차례가 넘는 남북대화를 주도하며 70개가 넘는 합의를 이끌어냈고 개성공단 설립도 그의 작품이다.

평생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그이기에 지난해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덕분에 그에겐 ‘한반도 현인’이라는 찬사가 따라왔다. 본지가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정세현 전 장관을 만난 까닭이다.

신년대담 진행은 김관선 목사가 맡았다. 1906년 평양에 설립돼 주기철 목사가 섬겼던 산정현교회 담임으로 통일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관선 목사는 날카로우면서 깊이 있는 질문을 내놓으며 정세현 전 장관과 마주했다.

2019년은 남북관계에 있어 2018년보다 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북한 최고지도자 최초의 서울 방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고, 이후 종전선언과 북미수교의 발판이 될 제2차 북미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다. 정세현 전 장관과 김관선 목사의 질의와 응답을 통해 2019년 남북관계를 조망하고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자.     
<편집자 주>

김관선 목사(이하 김 목사):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고민할 시기에 신년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관님과의 만남에 기대가 컸습니다. 오랜 기간 남북관계와 관련 중요한 일을 해왔고 북한의 문을 열게 한 선각자여서 가슴이 설렜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물꼬가 트이고 연말까지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장관님께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셨을 텐데,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우리 정부의 행보를 평가해주십시오.

정세현 전 장관(이하 정 장관):헤겔은 벨트가이스트(WeltGeist)라고 언급하며 때마다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을 구현자로 내려 보낸다고 했습니다. 나폴레옹도 벨트가이스트의 구현자로 일을 벌였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러 정치인들도 벨트가이스트의 구현자로 세상에 왔다고 설명했어요.

우리나라 분단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분단을 마감하고 새로운 남북관계 또는 동북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현 시점에 대통령이 됐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때마침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어요. 동북아 질서를 관리해나가는 벨트가이스트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모두 구현자라고 봅니다.

2018년은 우리나라에 있어 분단사를 마감하고 통일사로 넘어가는 분기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중대한 기회를 잡은 겁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나라를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기독교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이 내려 보낸 거라고 할 수 있죠.

▲ “올해 열릴 가능성 높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주목하라!” 신년대담으로 마주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왼쪽)과 김관선 목사. 정세현 장관은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미수교, 평화협정,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세현 장관은 한국교회가 대북 인도적지원에 적극 나선다면 한반도에 평화가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김 목사:좋은 기회가 오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작년에 이룬 성과를 볼 때 문재인 대통령도 준비된 상태에서 그 기회를 잡은 게 아닐까요.

정 장관:문재인 대통령은 학습능력이 탁월합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한반도평화포럼 인사들과 통일안보 분야 과외공부를 했는데, 확실히 이해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내놓더라고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준비된 사람이라면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준비된 분이 맞습니다.

김 목사:북한도 기다렸다는 듯이 협상 테이블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합니다. 북한이 지난 9년간의 갈등을 뒤로 하고 친화적인 태도를 취한 북한 내 배경은 무엇입니까.

▲ 정세현 전 장관

“예장합동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가 성원할 때 우리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펼 수 있는, 북미관계를 중재할 수 있는 여건을 강화시켜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통일에 동반자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정 장관: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를 비교하면 김정일 시대는 북한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에 95년부터 97년 3년 재해까지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을 썼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17년 정도 집권을 했는데 고생만 하다 경제가 살아날 무렵 세상을 떠났어요.

아버지 때 고생한 보람이 있어 김정은 시대에 와서 내수경제만큼은 성장시킬 수 있었어요. 북한이 회담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미국의 압박에 고통스러워 손들고 나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은 북한의 어제와 오늘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제가 지난해 10월, 10년 5개월 만에 북한을 방문했는데 평양 시내가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다시 말해 대북제재가 소용없었고 북한의 저력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잘 살고 싶어 하는 북한 주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었던 거죠. 북한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려면 결국 북미수교를 끌어내야 하는데, 위협적인 협상카드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결국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한 거죠.

김 목사: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말씀인가요.

정 장관:네 맞습니다. 그전까지 사거리 3600km~4000km 미사일은 미국 본토와 관계가 없었어요. 그런데 2017년 7월 4일에 1만km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정부와 과학자들은 워싱턴 등 미국 동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최소 2~3년 걸릴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 경제적으로 압박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것이라고 방심했어요.

아시겠지만 4개월 25일 만에 미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는 1만3500km 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했어요. 극적 반전이 일어난 거죠. 그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협상 기조가 바뀝니다. 2017년 12월 미국 국무부 차관까지 지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북한에 들어가 오판에 의한 전쟁이 발생되지 않으려면 협상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즉 미국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으로 하여금 북미협상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준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 또한 경제 발전을 위해 대북제재 해제와 북미수교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미국과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청산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핵화 카드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요구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해체하겠다고 하면서, 미국에 북미수교와 평화체제를 보장하라는 협상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정상회담 나아가 북미정상회담의 중간다리로 활용한 거죠.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밝혔고 우리정부도 북한의 생각을 알아채고 장관급 회담을 성사한 겁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살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진 겁니다.

▲ 김관선 목사

“한반도가 평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데, 아직 한국교회는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남북관계 관련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고, 교인들 SNS로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김 목사:그렇죠.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로 급물살을 타면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역사의 큰 획을 긋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특히 장관님께서는 그 과정에서 인상적인 순간이나 북한이 정말 변화했다고 생각한 장면이 있었습니까.

정 장관:평창동계올림픽에 김여정이 내려온다고 할 때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여정의 방문은 정상간 간접대화를 시사한 것이고, 아니나 다를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왔어요.

우리정부도 분주하게 움직였어요. 북한에 특사를 보냈고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을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다리를 놓아주었어요. 더 놀라운 것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후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전원회의에서 이제 핵은 끝났다, 더 이상 핵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겁니다. 이 방침을 정하고 1주일 후 판문점으로 왔습니다.

특히 도보다리 대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확실히 담겨있었습니다. 미국이 종전과 불가침만 약속하면 왜 북한이 핵을 갖고 어렵게 살겠는가가 주요 내용입니다. 그리고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수교와 평화체제 보장 그리고 비핵화를 조문화한 겁니다.

김 목사: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북한의 변심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할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정 장관: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지연되고 폼페이오와 김영철 사이의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했으면 미국이 반대급부를 줘야 하는데 그게 준비가 안 돼 있으니까 폼페이오가 북한에 가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겁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1차 회담에서 합의했던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비핵화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결정해야 하는데, 미국에서 거기에 대한 얘기 없이 북한에 무조건 내놓으라고 하니까 진전이 없는 겁니다.

김 목사:미국의 행보를 보면 미국의 변심도 우려됩니다. 여전히 미국 정계에 네오콘이 영향력을 과시하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 장관:미국 군산복합체를 주시해야 합니다. 현재 미국이 세계 최대 GDP 국가가 된 것은 무기 수출로 가능했던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미국정부가 군사대국이 되기 위해 군산복합체를 키웠는데, 이제는 군산복합체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미국정부를 좌지우지합니다. 군산복합체 입장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대한민국이라는 무기시장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북핵 협상은 시간낭비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며 비핵화 저지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스캔들을 키우려고 하겠죠. 다행인 점은 미국 정치인 대다수가 군산복합체의 후원금을 받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혼자 힘으로 대통령이 됐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도 북미수교만 해주면 주한미군의 주둔을 전제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서태평양을 지키는 최전방이 바로 주한미군입니다. 또한 미국은 평양에 미국대사관이 생기면 중국의 동북 3성을 감시할 수 있는 초소가 되는 것입니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가 동북 3성인데 미국이 견제가 가능하게 되는 거죠.

김 목사: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평양정상회담 이후 굵직한 사건이 없다보니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 장관:북한과 미국이 밀당 중입니다. 북한은 미국에 먼저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고 미국은 아쉬우면 북한이 나오라고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거죠. 북한과 미국이 다시 만나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김정은 위원장을 판문점을 불러낸 것과 같은 정상회담을 다시 한 번 해야 합니다.

김 목사:그 와중에도 연말에 남북 철도 도로 착공식을 하는 등 남북 경협의 첫 걸음을 뗐습니다.

 정 장관:남북 철도 도로 착공식은 큰 성과죠. 이번 착공식처럼 우리정부가 관계 개선의 끈을 계속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북미 사이가 엇갈릴 때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를 깨고 경제협력을 할 수는 없지만, 우리정부는 미국의 동의를 얻어가며 남북 협력사업을 건별로 진행해나가야 합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얘기했는데, 남북관계는 1cm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김 목사:그런 의미에서 우리정부가 더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정 장관:필요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지금의 시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매달린다고 비판을 하는데, 김정은에게 매달리는 게 아니라 평화에 매달리는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면 우리 국민이 전쟁 걱정 없이 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나게 해줘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들어 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김 목사: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언제쯤 예상하십니까? 또한 서울 답방이 이루어지면 곧이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데 북미정상의 만남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정 장관: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가급적 빠르면 좋습니다. 2박3일 일정이 아니더라도 원포인트로 회담하고 아침에 와서 저녁에 가도 괜찮습니다. 그래야 북미정상회담도 이른 시기에 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북미가 밀당을 계속하면 2월을 넘기게 됩니다. 2월에 새로 출범하는 미 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북핵 문제와 트럼프 스캔들 청문회를 하면서 괴롭힐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가 우선순위에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수교 평화체제 비핵화 등 What에 대해 논의를 했다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그 합의의 How에 대해 논의를 할 것입니다. 북미수교 평화체제 비핵화의 3자 관계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동시 진행할 것인가. 또 비핵화는 몇 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인가 등을 주의 깊게 보십시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임기 전까지 성과를 내려고 할 것입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되고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유엔도 대북제재를 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고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게 되는 거죠.

 

▲ 지난해 12월 26일 남북 철도 도로 착공식이 열렸다. 정세현 장관은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독교회의 지원과 더불어 동서간 왕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9년, 한반도에 따뜻한 훈풍이 불어 육로로 남북간 왕래가 이루지기를 기대해본다.

김 목사:네 그렇군요. 장관님 말씀처럼 한반도가 평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데, 아직 한국교회는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남북관계 관련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고, 교인들 SNS로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정 장관:일부 대형교회에서 매우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설교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교계 일부에서 미국을 향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보수적 자세를 취해줄 것을 부채질합니다. 또 가짜뉴스는 터무니없는 내용뿐입니다. 우리가 남북관계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분들은 미국이 반대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하고 한미동맹이 깨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51번째 주도 아니고 속국도 아닙니다. 착각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세계 11번째 경제대국답지 않은 국제정치관입니다.

김 목사:독일 통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서독교회의 동독 지원이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서독교회처럼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조언을 부탁합니다.

정 장관:우리와 큰 차이 중 하나가 동독에 교회가 남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서독에서 동독으로 파견 간 목사님이 있을 정도로 왕래가 가능했고, 서독정부가 예산편성을 했지만 전달하는 역할을 교회가 맡았습니다.

서독에서 동독으로 건너간 현금과 물자가 580억달러에 달합니다. 반면 우리가 95년부터 북한으로 보낸 게 30억달러인데 그게 많다고 불평하며 개성공단을 폐쇄했습니다. 서독교회의 노력이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서쪽으로 넘어오게 했고 그 구심력이 베를린장벽을 무너뜨리는 힘이 된 것입니다.

또한 동독 지원에 있어서 기민당 등 서독의 보수층이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다. 과거 한국교회는 보수든 진보든 열정을 갖고 대북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다시 한국교회가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선도해주길 바랍니다. 기독교에서 많이 쓰는 화평(和平)이라는 단어에서 화의 한자는 벼화와 입구의 조합입니다.

즉 벼가 입속으로 들어가면 그게 곧 화평이고 평화라는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거잖아요. 교회가 북한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면 평화가 오는 것입니다.

김 목사:마지막 질문입니다. 예장합동교단은 1만 2000여 교회 300만 성도가 소속돼 있는 국내 최대 교단입니다. 예장합동교단이 한반도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동행한다면 한국교회의 동력도 모이지 않을까요.

정 장관:물론이죠. 국내 최대 교단이라면 큰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특히 예장합동교단이 보수교단으로 알고 있는데 보수교회와 교인들이 성원을 모아준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에 매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퍼주기 한다며 비판하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교인들을 말씀으로 달래주고 동력을 모아주길 기대합니다. 예장합동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가 성원할 때 우리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펼 수 있는, 북미관계를 중재할 수 있는 여건을 강화시켜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통일의 동반자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김 목사:장관님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오늘과 같은 자리로 또다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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